[기자의 눈] 노력하지 않는 꿈, 그것은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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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노력하지 않는 꿈, 그것은 꿈이 아니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8.09.21 19: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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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가을로 접어드는 계절이다. 수확의 계절을 의미하지만 다시 서서히 내년을 대비하는 시기이도 한다. 단연 수험가에서도 합격, 불합격이 갈리는 결실의 시점이다. 합격생들이야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의 나날이겠지만 불합격생들에게는 “내가 왜 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지? 계속 준비해 나가야 하나?”라는 막연한 패배감이 온 몸을 휘감기 마련이다. 축 처진 어깨를 그 누가 위로를 할 수 있을까.

“그만 둘까”라는 의기소침은 더욱 주눅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다시 한 번 더 도전해야지”라며 자신감을 품지만 안개 걷히듯 자신감은 사라진다. 이내 “또 다시 어떻게 해!”라는 우울감에 휩쓸리면서 “왜 이쪽으로 접어든 것일까”라는 후회막심이 전율을 떨게 하기도 하는 계절인지도 모른다.

공무원시험, 고시, 자격시험 등 어느 시험이든 평균합격률이 5%안팎이고 보면 이같은 패배감과 자괴감을 앓는 이들은 95%가 되지만 이들 모두가 “왜 나만”이라며 스스로를 탓하기 마련이다. 어느 분야에서 일어나는, 생존경쟁에서 일반적인 현실 인식임에도 불구하고.

소위 ‘7전 8기’의 영웅담을 적지 않게 접하게 된다. 이들 역시 이런 과정을 겪었기에 이들이 쏟아내는 합격수기는 마치 각 수험생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이미 ‘기생’이고 이를 접하는 수험생은 아직 ‘미생’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반면교사가 되고 또 다른 승부욕을 자극하곤 한다.

종종 각 분야에 진출한 지인들과의 모임을 갖다보면 “그래도 그 때, 낙방을 거듭하며 애간장을 끓이던, 그 때가 가장 좋았던 시절”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우물을 집요하게 팠든, 아님 진로변경을 했든, 실패가 있었기에 지금이 있다는 것에 화두가 모아진다. 그럴 때면 기자는 “그렇지. 따지고 보면 삶이라는 게 별개 아닌데 말이야...”라며 위로를 전하고 또 위로를 받는다.

얼마 전 기나긴 고시의 여정을 걷다 마침내 변호사가 된 한 지인을 만났다. 그는 “그토록 원해 왔던 법조인은 됐지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앞으로는 무엇을 하든 자신감 하나만은 확실히 든다”며 당당함을 유지했다. 그의 수험 과정을 지켜봤던 기자는 그의 눈빛에서 당당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없이 되풀이 되는 불합격을 극복하고 원하는 꿈을 일단 일궜기에 향후 어떤 난관이 와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잃지 않게 했다. 이룬 꿈도 돋보였지만 그의 노력 과정자체가 감동이었다고나 할까.

노력 하지 않는 꿈은 허상에 불과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노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값지다고들 한다. 어느 하나 녹록한 분야가 없을뿐더러 그저 주는 ‘합격’은 없는 법이다. “운이 좋아서 합격했습니다”라는 겸손 속에는 “엄청 노력했습니다”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그러나 운이 나빠 불합격할 수 있는 것 또한 수험가의 불문율이다. 모두가 치열하게 노력하고 그 중 극소수만 합격하는 시스템이면 당연한 귀결이다.

노력과 운, 합격과 불합격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지만 이 역시 모두가 혼신의 노력을 펼친다는 전제 하에서다. 노력하지 않을 경우에는 운도 합격도 불가하다는 것 또한 수험가의 불문율이다. 종종 수험가에서는 “스스로를 되돌아보라”고들 한다. 혹 요행만 바라는, 노력하지 않는 ‘무늬만 고시생’, 그가 바로 ‘나’는 아닌지, 경계하라는 것이다.

되풀이 되는 불합격, 그럼에도 계속 도전할 것인가 여부는 온전히 본인의 몫이다. 꿈이 있고 노력하고 있고 그래도 절대로 그 꿈을 포기할 수 없다면 다시 도전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 반대라면 숙고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꿈은 이루어서가 아니라 이룰 수 있다는 노력이 함께 할 때, 그것이 ‘꿈’이다. 그 과정이 꿈이며, 그 결과는 꿈이 아니다. 모든 수험생들의 꿈과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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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 2018-09-28 08:24:10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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