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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직자의 격(格)
김종민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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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4  12: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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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변호사 / 법무법인(유한) 동인

최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언론 인터뷰 발언이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를 이야기 하던 중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일부러 나쁜 의도로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공직신고재산이 96억원에 이르는 정권의 최고 실세 중 한 사람의 발언으로는 극히 부적절 했고 국민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고위공직자는 나라의 얼굴이다. 행사하는 권력의 크기만큼 능력과 인품을 겸비하여야 하고 책임의 막중함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역대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고위공직은 대선 승리의 전리품으로 전락했고 정치권력에 빌붙은 무능한 기회주의자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고위공직 후보자들이 각종 비리와 편법 때문에 조롱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그 자리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위조차 위협받는 것은 국가적인 불행이다.

공직자는 무엇보다 유능해야 한다. 뛰어난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찰력과 결단력, 판단력과 실행력을 갖추어야 한다. 프랑스 근무 시절 법무부와 대법원 고위 사법관들의 탁월한 능력을 보면서 선진국의 힘을 실감했다. 참모가 써준 답변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장관이 수두룩한 우리 현실과는 너무도 대조되는 풍경이었다. “나라의 안일은 군주가 어떤 명령을 내리느냐에 달려있고 나라의 존망은 인재의 등용에 달려있다”고 한 사마천의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공직자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최악의 리더는 미래를 망쳐놓는 리더다. 본인이 물러난 다음 조직이 급격하게 쇠퇴의 조짐을 보였다면 그것은 최악의 리더가 남긴 최대의 피해다. 재임기간 중 본인의 업적을 남기려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면서 불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였다가 퇴임 후 심각한 위기가 닥치게 하는 것이 실패하는 최악의 리더의 전형이다.

공직자는 겸손하고 진솔해야 한다.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하며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자세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사리사욕을 위해 부정과 편법을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어느 시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야 할 필수 덕목이다. 사생활에서도 신중함과 분별력을 갖추어 공직에 대한 일반의 신뢰가 정당함을 입증해야 한다.

공직자는 책임지는 사람이어야 한다. 윈스턴 처칠은 책임이란 유능한 자에게 주어지는 훌륭한 힘이라고 했다. 아이젠하워도 리더십이란 잘못된 것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지고, 잘된 것에 대한 모든 공로는 부하에게 돌릴 줄 아는 것이라고 했다.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남 탓을 하는 공직자를 종종 보는데 함량미달의 무능한 사람임을 스스로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경우에도 무한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사람만이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있다.

최근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씁쓸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위장전입과 탈세, 각종 비리에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어떻게든 위기를 모면하고 공직 임명을 받고자 하는 모습이 사법의 최고 권위와 무게에 어울리지 않는다. 예의와 염치를 잃어버린 사회는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3포 세대로 상징되는 청년들의 아픔을 눈앞에서 보고서도 아파트 가격 담합에 여념 없는 탐욕스런 세태가 서글프다. 무능한 기회주의자들이 가고 인격과 도덕성, 실력을 갖춘 뛰어난 인재들이 고위공직에 많이 진출해 세상의 어두움을 걷고 희망찬 미래를 여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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