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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7) / JP와 훈장
신종범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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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5  19: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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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
법률사무소 누림
가천대 겸임교수
http://nulimlaw.com/
sjb629@hanmail.net
http://blog.naver.com/sjb629 
 

요즘에는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는 언론에서 유력정치인을 지칭할 때 이름이 아닌 이니셜로 표시한 때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DJ(김대중), YS(김영삼), JP(김종필)였다. 한 시절 이 이니셜들이 언론에 나오지 않은 날이 없었고, 이들은 대통령으로, 국무총리로 권력의 정점을 이루기도 했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정국을 좌지우지하던 시절을 '3김시대'라 불렀다. 그 시절 수 많은 정치인들이 새해가 되면 이들에게 새배를 하기 위해 줄을 설 정도로 그들은 지역을 연고로 한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YS, DJ는 대통령이 됨으로써 권력 1인자 위치까지 올랐다. JP는 그들과 달리 1인자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권력의 2인자 자리에서 가장 오랫동안 권력의 단맛을 즐겼고, 그들 보다 오래 살았다. 그런 JP가 사망했고, 이제 '3김'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JP가 사망한 후 '훈장 추서'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국무총리까지 지냈고, 우리 정치사에 끼친 영향력을 생각해 훈장을 주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 5.16. 군사쿠데타의 주역이고, 유신독재의 중추였으며, 3당 합당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장본인에게 훈장 수여는 불가하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다. 논란이 확대될 즈음 문재인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JP 유족에게 전달했다. 행정안전부장관은 이제까지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들에게 훈장을 수여한 관례에 따랐다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받은 느낌은 JP가 대한민국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제쳐두고, 장례라는 애도 분위기 속에 조기에 훈장을 수여함으로써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지 않았나 싶다.

훈장은 누구에게 어떠한 절차를 거쳐 수여되는 걸까? 우리 헌법은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훈장 기타의 영전을 수여할 수 있다고 규정(제80조)하고 있다. 그 법률이 '상훈법'인데, 상훈법은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사람에게 훈장이나 포장을 수여함을 원칙으로 하고, 대상자의 공적 내용, 그 공적이 국가와 사회에 미친 효과의 정도 및 지위 그 밖의 사항을 고려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한다. 상훈법은 훈장을 우리나라 최고의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비롯하여 공적의 내용에 따라 건국훈장, 국민훈장, 무공훈장, 근정훈장, 보국훈장, 수교훈장,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훈장, 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으로 구분하고 있다. 한편, 포장은 훈장 보다는 격이 낮은 것으로 건국포장, 국민포장 등 각 훈장 명칭에 대응하여 훈장과 같이 그 종류가 나뉘어진다. 훈, 포장은 추천권자(중앙행정기관의 장, 국회사무총장, 법원행정처장 등)가 추천대상자에 대한 공적심사위원회의 공적심사를 거친 후 공적조서를 작성하여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제출하면, 국무회의의 심의와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훈, 포장 대상자로 확정된다. 훈, 포장은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특별한 사유로 직접 수여하지 못한 때에는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중앙행정기관의 장 등이 전수(傳授)할 수 있다. 또한, 훈, 포장 대상자와 그 사유는 관보에 게재하도록 하고 있다.

JP의 경우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수여되었다. ‘국민훈장’은 정치ㆍ경제ㆍ사회ㆍ교육ㆍ학술 분야에 공을 세워 국민의 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되는데, 국민훈장 무궁화장, 국민훈장 모란장, 국민훈장 동백장, 국민훈장 목련장, 국민훈장 석류장 등 5등급으로 구분된다.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중에서 최고 등급의 훈장이다. 대통령이나 그의 배우자에게 주어지는 무궁화대훈장은 불가능하니 결국, JP는 그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을 받은 것이다. 우리 판례는 서훈의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서훈은 단순히 서훈대상자 본인에 대한 수혜적 행위로서의 성격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사람에게 명예를 부여함으로써 국민 일반에 대하여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국가적 가치를 통합·제시하는 행위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JP는 과연 이러한 평가를 받을만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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