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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69)- 양승태 사법부의 교훈
강신업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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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5  19: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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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예나 지금이나 나라의 녹을 먹는 자는 자신과 자신의 조직에는 추상같이 엄격하고 백성에게는 봄바람처럼 부드러운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 나라의 녹을 먹는 자가 자기 자신이나 자기 조직에만 관대할 경우 개인 이기주의나 조직 이기주의에 빠져 나라와 백성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에서 이순신의 삶은 나랏일을 하는 사람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매사에 있어 스스로 단정했고 일을 처리함에 있어 법과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효성이 지극한 인간이었고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으나 공무에 관한 한 아전과 군관들에게 사사로운 인정을 베풀지 않았다. 『난중일기』는 처음부터 ‘아전 다스리기'로 시작한다. 1592년 1월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임명되어 내려간 이순신은 방답의 군관과 아전들이 병선(兵船)을 수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곤장을 때리고, 무단으로 이웃집 개를 잡아먹은 토병(土兵)에게 곤장 80대를 때린다. 또한 그는 수군을 모집하는 일을 거짓으로 보고한 옥과(玉果) 아전을 비롯해 각 고을 아전 열한 명을 처벌하고, 입대(入隊)에 관한 사무를 태만히 한 죄로 순천의 이방(吏房)을 처형하려고도 하였다. 그는 백성들과 부하들을 지극히 사랑하였으나 부하들의 부패와 일탈은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는 추상처럼 엄격했고 공무를 맡은 하급 관리들에게도 그것을 요구했다. 관리들의 비리를 눈감아주거나 사사로운 인정에 얽매여 비리나 부패를 묵과할 경우 적과 싸워보기도 전에 스스로 패배해 백성의 삶이 도탄에 빠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순신의 이런 자세 덕분에 그의 군대는 결국 전쟁에 임해 불패의 신화를 남기고 나라와 백성을 구할 수 있었다.

꼭 이순신의 예를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공무를 맡은 자들이 사사로운 이해나 인정에 얽매여 법과 원칙을 어기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이다. 그런데 21세기, 이 문명화된 법치주의 시대에, 대한민국 최고법원인 대법원에서 양승태와 그의 조력자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들과 그의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에 몰두한 나머지 그들이 추진하던 상고법원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대한변협과 대한변협 회장을 압박하고 사찰하는 일이 벌어졌다. 양승태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이라는 조직 이기주의에 빠져 대한변협을 압박하고 변협 회장을 망신주기 위해 취한 일련의 조치들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독재정권의 정보기관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정의와 양심의 심장이라 할 대법원 안마당에서 버젓이 일어난 예는 세계사를 통틀어도 그 유례가 없을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는 도대체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 무도한 용기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궁금하다. 공직자의 범법행위는 보통 개인 차원에서 은밀히 행해지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번 변협 압박과 회장 사찰은 법원행정처의 기획 하에 거의 조직이 총동원 돼 범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이것은 대법원장의 권력에 대한 내·외부 견제가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뿐 아니라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력을 제어하고 통제하는 사법개혁이 시급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첨언할 것도 없이 양승태 대법원의 법치주의 유린은 그 진상이 낱낱이 규명되어야 하고 관련 범법자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에 사법부가 국민의 사법부로 거듭나는 것이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의 맛에 빠져 국민보다 자기 조직의 이익을 앞세우고 무엇보다 자기들만이 정의라는 잘못된 독단에 빠져 민주적 절차와 방법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독재적 법원 행정의 행태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공직자의 범죄는 개인 차원일 때조차 극히 위험한 것이다. 이순신이 사사로운 인정을 멀리하고 아전과 군관을 군율로 엄히 다스렸던 것도 그 때문이다. 하물며 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최후의 책임을 맡고 있는 사법부 고위 공무원들이 그 본분을 망각하고 그 사명을 헌신짝처럼 저버린다면 국민의 심판을 면할 수 없다. 이것이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이 역사에 남기는 값비싼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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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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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준 2018-07-06 07:19:09

    쓰레기들 악마들로 득실신고 | 삭제

    • 서재황 2018-07-05 20:37:58

      [국민감사]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있는 대법관들은 그 직무를 정지시켜야 합니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는 야구시합의 '승부조작' 과 같은 것입니다.

      '전관예우' 도 '승부조작' 입니다.


      청구의 인용認容 이 승勝 이고, 청구의 각하却下, 기각棄却 이 패敗 입니다.


      대법원 에서 승패 를 결정해 놓고 '재판' 을 했다하면.

      그러면, '재판' 은 하나마나 입니다.

      야구시합에서,

      심판이 승패 를 결정해 놓고 '시합' 을 했다하면.

      그러면, '시합' 은 하나마나 입니다.

      야구시합에서 '승부조작' 이 발생하면.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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