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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법부·헌법재판소 특정 성향의 독점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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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5  18: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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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은 내달 초 퇴임하는 대법관 3명의 후임으로 김선수(57) 변호사와 이동원(55) 제주지법원장, 노정희(54) 법원도서관장을 임명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이들이 국회 법사위 청문회와 본회의 등의 절차를 통과하면 8월 2일부터 대법관으로 임기가 시작된다. 대법원장·대법관 14명 가운데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5명, 현 정권 출범 이후로는 8명이 교체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번 정부 임기 내에 5명의 대법관이 교체된다. 대법원장·대법관 14명 가운데 13명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는 것으로 전례가 없는 상황이다.

이번 3명의 대법관 후보의 출신과 경력으로 볼 때 그간 대법관 인적 구성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색채가 옅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김선수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수료 뒤 노동·인권 사건 변호를 주로 맡아온 순수 재야 법조인이다. 판·검사 경력이 전혀 없는 대법관 후보는 대법원 역사상 그가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파격 발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동원 법원장은 비(非)서울대 출신이고 노정희 도서관장은 여성 법관이다. 그가 대법관이 되면 김소영·박정화·민유숙을 포함에 4명의 여성이 현직 대법관으로 활동하게 된다. 전체 대법관 14명(대법원장 포함) 중 4명이 여성인 것도 대법원 사상 최초다. 적어도 외관상으로만 보면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꾀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시도가 공정성·중립성에 의구심을 갖게 할 정도라면 사법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다. 특히 ‘특정 성향’의 인물로 채우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은 단순히 성별이나 출신 학교, 지역 안배 등의 외향적인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성향’의 다양화가 중요한 것이다. 대법관 한 명 한 명의 판단과 성향이 그만큼 판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법관 인선이 한쪽으로 편향된 것으로 비칠 경우 사법의 위기는 더 깊고 치유하기 어렵다. 대법원은 우리 사회의 이해충돌을 심판하는 마지막 보루이기에 그 판결은 누구나 공정하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대법관 구성은 극히 우려스럽다. 특히 이번에 제청된 김선수 후보자의 경력은 걱정된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고 진보 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변(民辯) 회장 출신이다. 또 그는 공무원 노조 창립, 골프장 캐디 노조 설립 등의 사건을 맡으며 30년 동안 일방적으로 노동계를 변호해왔다. 노동계를 일방적으로 변호해온 경력 탓에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건에서 그가 과연 중립적 판결을 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편향 우려가 제기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법 신뢰는 훼손된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원은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다. 이분은 이름처럼 ‘선수’로 뛰는 게 맞지 심판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여성 판사인 노 도서관장은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법원 내 서클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정권 또는 대법원장과의 친분이 최고 법관 자리에 오르는 발판이 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현 정부 들어 교체됐거나 제청된 대법원장·대법관 가운데 절반인 4명이 우리법연구회나 민변 출신이다. 문 대통령은 민변 출신 이유정 변호사를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했다가 그가 중도 사퇴하자 우리법연구회 출신 유남석 재판관을 임명했다. 일각에서는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사법 권력을 ‘접수’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대통령과 과거 상하 관계에 있었거나 대법원장과 같은 서클 활동을 했던 사람이 대법관에 임명된다는 것은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사법부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도 이번 정부 임기 내에 대다수 재판관이 교체된다. 문 대통령 임기 내에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한 9명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바뀐다.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구성이 이렇게 대거 바뀌면서 나타나는 특정 성향의 쏠림현상은 여간 우려스러운 일이 아니다. 사법부 독립을 위해서는 인적 구성에서도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지만 문재인 정권에서는 어려워 보인다. 이들의 사법 권력 독점에서 오는 폐해는 실로 상상하기조차 끔찍하다. 그럼에도 현 정권의 알랑쇠 역할을 하는 언론들은 침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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