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68)-정치인교체필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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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68)-정치인교체필수론
  • 강신업
  • 승인 2018.06.2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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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대한민국 정치에 대거 물갈이가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 정치를 쥐락펴락 하며 한 세월 권력놀음 잘 해 먹은 정치인들은 이제 염치를 알고 물러나야 한다. 자고로 지혜로운 사람들은 버림을 받기 전에 자진해서 떠난다. 태양은 가장 찬란히 빛나는 순간조차도 자주 구름 뒤에 몸을 숨겨 자신이 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게 한다. 하물며 이제 퇴물이 된 정치인들이 꺼져가는 생명을 연장하겠다고 끝까지 꼴사나운 모습을 보인다면 그보다 추한 것이 또 있겠는가. 무릇 노병은 죽는 길이 아니라 사라지는 길을 택해야 하는 법이다.

정치인이 국민에 봉사하는 마지막 방법은 때를 알고 물러나는 것이다.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을 때까지 물러나길 거부하다 퇴출당하는 것은 최악이다. 퇴장해야 할 자가 머뭇거리면 망신을 면할 수 없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패배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다른 사람들이 못미더워서 국사를 맡기지 못하겠다는 생각은 당최 금물이다. 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내듯 역사는 그렇게 도도히 전진하는 것이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내 능력을, 내 충정을 몰라주는 것이 야속하고, 이대로 그냥 물러나면 정말 바보가 되는 것 같아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만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만 못해서 정치인이나 국회의원이 못된 것은 아니다. 당신이 정말 큰 뜻을 갖고 정치를 했는데도 세상이 알아주지 않았다면, 당신의 모든 것을 역사의 평가에 맡겨라. 당신이 진정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닌, 충성을 다한 그 어떤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했다면 역사는 훗날 분명히 그에 걸맞은 평가를 할 것이다.

정치인의 성공조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애민정신(愛民精神)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투철한 애민정신 때문이다. 당시 대부분의 조선 백성들은 글자를 몰라 눈 뜬 장님에 불과했고, 이런 저런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변소를 못해 억울한 일을 당하기 일쑤였다. 세종대왕은 이를 안타깝게 여겨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촌음을 아껴 연구에 몰두한 끝에 1443년(세종25년) 훈민정음 28자를 연구•창제해서 3년 동안 다듬어 써본 후, 1446년에 이를 반포했다. 세종대왕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 백성들은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이렇게 창제된 한글을 통해 세상물정과 사물의 이치를 깨닫게 된 백성들은 현대 민주사회의 시민이 되었다.

세종은 한국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백성을 사랑한 지도자다. 그는 백성들을 위하는 것이 무엇이지를 고민했다. 그는 문맹으로 사는 것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았고, 어떻게 하면 그들을 도울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 세종이전 왕과 지배세력이 백성의 문맹을 어리석음 탓으로 돌리고 그 어리석음을 이용하여 그들을 핍박하고 착취한 데 비해 세종대왕은 그들의 삶을 진정으로 가슴 아파하고 고통을 공감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우리 역사의 최고 본보기다.

누구든 정치지도자의 길을 가려는 사람은 먼저 세종대왕의 민본주의(민본주의(民本主義))와 애민정신을 배워야 한다. 내가 시장이 되고 내가 국회의원이 되려는 이유는 오직 시민과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특히 정당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은 내가 당대표가 돼서 당권을 장악하고 내 사람들을 공천하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정치를 하는 이유,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 이유, 당대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모두 국리민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정계에 남아 있으려는 이유가 그저 기껏 내 정치생명을 연장시키고 어떻게든 권력을 잡아 볼까 하는 생각이라면 빨리 물러나는 것이 좋다.

이제 대한민국 정치판엔 젊고 신선한 신진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여당이든 야당이든 오랫동안 정치판에 몸 담갔던 사람들은 이제 제발 좀 물러나라. 그동안 국민을 위한 정치에 미흡했다면 국민들께 솔직히 고백하고 사과한 후 차기 총선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나마 그것이 국민을 위한 마지막 봉사가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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