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37) - 시험이 끝나면 만나는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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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37) - 시험이 끝나면 만나는 생각들
  • 정명재
  • 승인 2018.06.25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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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원장(공무원 장원급제)

시험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는지 우리는 기억합니다. 하루하루 달력의 날짜를 보며 꿈을 그렸던 그 날을 반드시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어제는 서울시 시험이 있었습니다.

어김없이 시험일은 우리 곁을 머물다 떠났습니다. 허무하게 지나갔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후련하게 지났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그토록 기다렸던 시험지를 앞에 두고 100분 또는 140분의 시간에 모든 열정과 노력을 다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고 떨리는 마음을 진정하고 답안지의 답과 자신의 시험지를 오가며 채점을 했을 것입니다. 이제 시험은 끝났고 자신의 점수 앞에서 지난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을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수험생과 함께 이번에도 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어느 덧 4년이란 시간을 수험생과 함께 울고 웃으며 보냈지만 시험이 끝나면 제게 몰려오는 허무함을 주체하기가 힘든 것은 매양 같습니다. 익숙할 때도 된 것 같지만 저를 찾아오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합격증 하나를 선물하고픈 마음이 앞서서인지 늘 시험점수가 낮은 수험생의 어깨만 유난히 크게 보일 뿐입니다. 시험이 끝나면 누구에게나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시험을 못 본 수험생뿐만 아니라 잘 본 수험생들에게도 시험이 끝나고 찾아오는 이러한 마음의 흐름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로지 한 길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었으며 오직 하나에만 몰두한 기간이었기에 최종 목적지에 다다르면 밀려오는 감정의 조수(潮水)는 변화를 위해 꼭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通過儀禮)일 수도 있습니다. 시험은 끝났고 우리는 시험점수 앞에서 또 다른 꿈을 꾸어야 할 때입니다.

장애를 가지고 이번 시험에 도전장을 낸 몇 명 수험생이 있습니다. 모두가 영어 과락을 경험하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해야만 했고 잠시 아픈 마음을 무언(無言)의 위로로 대신해야만 했습니다. 실패에 대한 통찰력은 책에서도 배울 수 있지만 현실에서 부딪치는 실패와 좌절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지혜이기도 합니다. 실패를 안고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 앞에 있습니다. 누군가는 하루 이틀이 필요하고 누군가는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왜 빨리 이겨내지 못하는지를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프고 귀찮으니까 멀리하는 이유를 탓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단지, 인생의 힘든 시간을 시험이라는 이름으로 겪는다고 단순히 생각합시다. 거창한 미사여구(美辭麗句)를 써서 시험이라는 난관 앞에서 너무 얼어 있지는 말아야 합니다. 시험은 지식의 양을 측정하는 것이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논할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량의 지식이 축적되어 있으면 누구나 통과하는 것이 시험이고 시간과 노력 그리고 약간의 시험의 기술만 익히면 누구나 합격자가 될 수 있습니다.

6개월의 시간이 채 안 된 수험생이 둘 있습니다. 한 분의 수험생은 강아지를 산책하는 일이 좋아 아르바이트로 약간의 용돈을 벌며 공부하는 수험생입니다. 시험공부를 한 지는 이제 6개월에 접어듭니다. 그렇게 두 번의 합격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한 분의 수험생은 공무원 현직생활을 한 지 10년이 넘은 수험생입니다. 현재의 직장에서 조금은 지친 그녀는 새로운 인생을 도전하기 위해 수험생이 되었고 3개월의 시간이 흘러 지금은 합격생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몇 천 페이지의 책을 끊임없이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두 분의 수험생은 9급·7급의 합격을 단 몇 달 만에 이루었습니다. 공부를 하기 위해 공무원 시험에 입문한 것이 아니고, 시험공부를 통해 합격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공부를 시작한 것이기에 공부기간의 단축은 의미가 있습니다. 무조건 빨리 합격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며 시험공부의 단순한 원리와 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두 합격생을 예로 든 것입니다.

시험에 대한 안목과 시험공부에 대한 노하우(know-how)를 얻기 위해 이번에도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매번 들어가는 시험장이지만 어제도 많은 영감(sprit)을 얻고 왔습니다. 시험이란 늘 나오는 패턴에서 벗어난 적은 없습니다. 객관식 시험의 특성상 지문을 만드는 방법이 있고 기출의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본원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시험공부를 많이 하지 말아야 합니다. 너무 범위를 넓게 잡고 공부하는 수험생의 경우, 시험 직전에 많은 좌절을 겪기도 합니다.

시험범위를 넓히는 경우 전체 과목의 정리가 매우 어렵게 되고 마지막에 동력이 떨어지는 일이 흔히 일어나기도 합니다. 평소에 공부하는 습관부터 마지막에 공부를 정리하는 일까지 전체적인 공부방법으로 많은 공부를 하기보다는 분량을 줄이는 연습과 시험에 대한 통찰력(洞察力)을 가지고 시험공부에 임해야 합니다. 오래 공부를 잘 하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오래 앉아 계속 집중해서 동영상 강의를 잘 보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저는 동영상 강의를 30분 이상 보지 못합니다.

저는 두꺼운 책을 재미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앉아서 보지 못합니다. 제가 특이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저는 재미없는 일을 꾸준히 하지 못합니다. 결국 공부재미를 알고 공부를 할 줄 아는 방법을 터득해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즐기는 자를 노력하는 자가 이기지 못하는 원리가 바로 이러한 것입니다. 공부재미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실패하셨나요? 저조한 점수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있는지요. 계속해서 실패만 하는 현실이 너무 싫어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만 있는지요. 시험이 끝나고 밀려드는 허무함에 가슴을 진정하기가 어렵고 사는 게 재미없다고 느껴지는지요. 괜찮습니다. 당분간 이렇게 지내셔도 좋습니다. 시험이 끝나면 만나는 생각들이 모두 이렇습니다. 어머니의 한숨과 아버지의 쳐진 어깨를 당분간 물끄러미 만나셔도 좋습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조금은 동떨어진 일상을 지냈을 것입니다. 시험공부 내내 일상을 멀리하고 조금은 외딴 섬에서 지낸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올 시간입니다. 내가 누구였는지. 나의 길이 맞게 가고 있는지를 생각하십시오. 모든 것을 뒤로 미룬 채 오로지 한 길만 생각한 시간이었습니다. 연극이 끝난 무대의 고요함처럼 시험의 막이 내린 순간부터 우리가 마주해야 할 이러한 적막감을 견뎌야 할 시간입니다. 시험을 잘 본 수험생에게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시험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이 나오지 않은 수험생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오늘 실패한 것이 끝이 아니랍니다.

인생에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오늘 실패한 것은 예방주사라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조금은 더 강해지고 조금은 더 성숙한 시간을 만드는 인생수업이라고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저를 찾아와 상담을 하셔도 좋습니다. 아주 작은 실마리라도 수험인생의 길을 제시하도록 할 것입니다. 시험 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http://cafe.daum.net/jangwon96 (공무원 장원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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