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초지방자치선거에서 정당공천은 폐지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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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초지방자치선거에서 정당공천은 폐지돼야
  • 이관희
  • 승인 2018.06.01 19: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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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희 경찰대학 명예교수, 대한법학교수회 명예회장

이번 제7기 6.13 지방선거 역시 중앙정치 논리가 지배적이다. 후보 개인의 면면과 정책보다 집권 여당이 남북관계를 잘 하느냐 경제를 제대로 살리고 있느냐 여부가 투표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웬만하면 집권여당 쪽으로 찍어주는 게 지역 살리기에 유리하다는 심리도 작용한다. 후보 정당공천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상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전국적인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민심을 이 기회에 여야당에게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26개 시군구 지방자치단체는 사실상 중앙정치의 논리는 필요 없는 곳이다. 즉 문제는 기초자치단체는 각 지역의 특성을 살려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아름다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면서 세계로 뻗어 나가야하는데 여기에 중앙정치의 논리는 전혀 필요 없고 부작용만 있다는데 있다. 일본의 경우가 좋은 예인데 오랜 지방자치의 역사 속에서 90년대 이후 기초자치단체는 거의 100%가 무소속이고, 광역자치단체장인 지사의 경우도 2000년 이후 95.7%라는 놀라운 통계를 갖고 있다. 중앙정치의 폐해를 깨달은 일본인들이 현명하게 선택한 결과이지만 우리는 더 이상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말고 하루빨리 제도화해야 한다. 그리하여 지방의 일은 지방자치단체에 맡기고 국회의원은 그 지역 대표로서 지역간 갈등과 격차 해결 등 오로지 국가적인 일에 전념할 때 진정한 지방분권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정당의 관여는 정당공천이 가능한 광역자치단체를 통하여 현재와 같이 간접적 방법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 학자들의 지방자치에 있어서도󰡐나이브󰡑한 정당정치론은 다시 한번 심각한 반성을 요한다.

우리나라 정당은 역사가 일천하여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을 중심으로 민주적인 상향식 공천이 아직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공천과정이 부정부패의 온상이고 그 지역 맹주인 국회의원에게 매이게 되어 결국 중앙에 예속되고 진정한 지방자치를 해치게 된다. 그러기에 지방분권 개헌으로 가기 이전에 우선해야 할 일이 바로 기초자치단체 정당공천폐지이다. 2005년 6월 30일 제17대 국회 당시 여당이자 다수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야당인 한나라당과 야합하여 당론이었던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는커녕 국회의원의 권한강화를 위하여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로 확대 개악해 버렸다. 이후 학계와 시민단체 등의 꾸준한 노력으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문재인 후보 모두 공약으로 정당공천제 폐지를 내걸었고 대선 이후 안철수 후보의 분당도 그 명분이었지만 아직 실천이 되지 않고 있다. 그 만큼 국회의원의 명분없는 기득권의 논리는 두꺼운 것인데 지역 국회의원의 하수인이 된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부작용은 이루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이고 󰡐지역 또는 생활밀착형󰡑으로 가야 할 지방정치가 󰡐정당 또는 중앙정치 밀착형󰡑으로 왜곡되는 것이다. 결국 정치개혁 제1순위에 들어가는 항목인데 국회의원들이 진정으로 정치개혁의 뜻이 있다면 지방분권 개헌 이전에 스스로의 부당한 기득권을 내려놓는 정당공천 폐지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방법은 이번 선거 끝나자마자 그 부작용을 보아가며 바로 추진해야 가능하며 그래야 4년 후 지방선거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위헌론에 대비하면서 장단점을 실질적으로 검증하는 정당공천제의 한시적폐지(8년 또는 12년), 후보난립과 지역토호 발호의 위험성을 막기 위해서 시민단체 유권자단체 등에 후보공천권 확대부여, 일정 범위의 지역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문제에 대해서만 의견을 개진하고 후보를 공천하는 지방정당의 활성화 모색,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서 전체 기초의원에 30% 정도 보장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없이 개헌해서 헌법에 지방분권 국가라고 선언하고 관련조문 몇 개 규정해 본들 지금과 같은 수준의 정당정치 하에서의 정당공천을 계속한다면 실질적으로 달라질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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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삼촌 2018-06-04 01:37:01
뭘보고 사람 뽑으란건지?
인성? 알지도 못하는 사람 인성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학벌? 의미없고
그나마 정당 공천이라도 받았음 정당에서 기초조사는 했을터
그래도 현행제도가 교수가 생각하는것보단 백배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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