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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범죄피해자 보호와 사인소추 제도
김종민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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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1  10: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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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변호사 / 법무법인(유한) 동인

지난 10년간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정책은 지속적으로 발전되어 왔다. 2010년 4월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이 제정되어 2011년 1월부터 매년 벌금징수액의 4% 이상을 범죄피해자 구조금 등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특히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형사사법의 세계적 흐름은 종전의 피의자 중심의 형사사법에서 피해자 중심의 형사사법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데 우리의 형사정책도 그에 맞춰 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범죄피해자보호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가장 시급한 것이 분산되어 있는 정부 내 주무 부처의 일원화이다. 일반적인 범죄피해자 보호업무는 법무부 인권국이 주무 부서다. 범죄피해자기금 관리 운용, 범죄피해자지원 법인 관리 감독업무를 담당한다.

그런데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 지원 업무는 여성가족부가 주무부처로 담당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범정부적 차원에서 범죄피해자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행한다. 5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성폭력·아동학대 피해자에 대한 국선변호제도만 하더라도 그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되지만 살인이나 강도 피해자와 같이 보호 필요성이 있는 다른 범죄피해자가 많은데도 아직 국선변호 대상이 아니어서 형평성 차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신속한 피해배상도 범죄피해자보호 정책에서 보완하여야 할 과제다. 범죄피해자구조금을 지급받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피해자는 가해자와 합의되지 않는 한 모두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배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범죄피해자는 스스로 소송비용을 부담하여 장기간의 민사소송을 해야 하고 변호사를 선임할 경우 그 부담은 더욱 커진다. 범죄피해자 보험이 활성화되어 있지도 않고 경미한 폭력처럼 범죄의 피해 정도가 민사소송을 제기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해배상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인소추는 검찰에 의한 국가소추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제도다. 영미법계의 제도로 알려져 있지만 대륙법계 국가에서도 입법정책에 따라 사인소추를 허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프랑스인데 범죄피해자가 사소(私訴)당사자로서 법원에 소추하거나 재판에 참가하는 사인소추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다.

프랑스의 사인소추는 3가지 제도적 의미가 있다. 첫째, 형사재판에서 피해자의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한꺼번에 신속히 해결함으로써 불필요한 소송을 반복하지 않는다. 둘째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있을 때 고소인이 수사판사에게 직접 사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 불기소 처분에 대한 실질적인 재정신청으로 역할을 한다. 셋째, 범죄피해자가 소송의 당사자로서 증인신청 등 수사와 재판절차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데 이점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도 형사소송법에 배상명령 제도가 있으나 그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실무상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대상사건이 제한되어 있고 배상명령으로 인해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함이 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배상명령을 할 수 없다. 배상명령제도의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형사소송이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절차가 아니고,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은 그 이념과 절차가 다르며, 형사판사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고 소송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그러나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구제 또한 형사소송의 중요한 지도원칙 중 하나다. 판사의 부담이나 소송지연 문제는 별도의 제도적 보완을 통해 해결할 일이지 이를 이유로 범죄피해자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구제를 외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범죄피해자의 권리 강화 차원에서 사인소추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할 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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