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부한 사람이 합격하는 공무원시험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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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부한 사람이 합격하는 공무원시험이 돼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8.04.27 14:2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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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지난 21일 국회 8급 시험이 끝나면서 3~4월 집중돼있던 시험 일정이 일단 막을 내렸다.

3월 3일 법원직 9급, 3월 10일 지역인재 7급, 3월 24일 경찰 1차 및 서울시 추가시험, 4월 7일 국가직 9급 및 기상직 9급, 소방직, 3월 14일 해경 순경 공채, 3월 21일 국회 8급 시험 등 2달간 9개의 시험이 진행됐다.

수험생들의 시계는 이제 5월 19일 실시되는 지방직과 지방교행 시험으로 맞춰져 있을 것 같다. 6월 서울시 시험, 7월 계리직, 8월 군무원 및 국가직 7급, 9월 경찰 2차 등 향후에도 중요한 시험이 이어짐에 따라 한숨 돌리는 것도 잠시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치러진 시험 중 소방직, 해경 순경 시험 등 외에는 대체로 다 어려웠다는 평이 많았다. 이에 올해 대부분의 시험이 난도가 전년대비 올라간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올해 대부분 시험이 난도가 올라가면서 난도 조절 필요 등 이런저런 말이 많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국가직 9급 시험 난도가 전년대비 크게 높아지면서 시험의 개선 방향에 대해 수험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시험장 취재를 하면서 기자가 느끼는 건 공부를 많이 했든, 덜 했든 간에 시험을 보고 나오면 아쉬운 생각을 하는 건 모든 수험생이 마찬가지인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 시험 본 사람보다 그래도 재시생 특히 전 시험에서 필기합격하고도 면접에서 떨어져 다시 시험을 본 사람은 정말 많이 아쉽고 억울하겠단 생각이 든다.

기자는 올 시험장 취재에서 전 시험에서 면접까지 갔다가 탈락해 다시 도전한 이를 2명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전년대비 올 시험에 대한 평가를 매우 구체적으로 해주었고 아울러 시험 개선에 대한 말도 잊지 않았다. 이들의 말이 기억에 남아 몇 자 적어보려 한다.

이들은 운이 아닌 실력으로 합격하는 시험이 돼야한다고 전하며, 그 방안으로 공무원시험 문항수를 늘리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과목별 찍어야 하는 문제는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문제를 공부를 많이 안한 사람도 찍는다. 한 문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시험인데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나 안한 사람이나 그 1문제를 찍게 되면 누가 잘 찍었는지 실력이 아닌 운으로 당락이 정해질 수 있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잘 찍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경우 공부를 덜 한 사람이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을 제칠 수 있다. 소위 운빨이 작용한 경우다. 운도 실력이라지만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합격해야 하는 것. 원칙에 입각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이에 운보다 실력이 당락을 결정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하기 위해 문항수를 늘리는 게 좋다고 본 것이다. 수험가도 이 같은 의견에 긍정적으로 보는 모습이었다.

한 수험전문가는 “50대 1이건 100대 1이건 경쟁률이 50대 1이 넘어가는 모든 시험은 다 어렵다. 공부한 사람들이 합격토록 하기 위해 문항수 늘리는 건 좋은 생각이다”고 전했다.

현재 공무원시험 문항수는 과목별 20문항이다. 수험전문가는 40문항까지 늘리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문제가 어려워지게 되므로 30문항, 최소 25문항까지라도 늘리면 지금보다 나을것으로 봤다.

현행은 1문제당 5점이다. 하지만 25문항으로 늘리면 1문제당 4점이 된다. 7급은 7과목으로 과목이라도 많지만 9급은 5과목으로 1문제가 5점을 차지하게 되면 운에 많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미스마킹을 1개라도 하게 되면 5점이 날아가는 셈인데 한 문제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수험전문가는 “평균 80점을 맞았다고 할 시 실제 80점에서 찍어서 맞춘게 과목별 1문항 이상은 된다. 이것이 실력이 아닌 운이 작용해서 점수를 맞게 되는 것인데, 상위권 이상 수험생 외 대부분이 커트라인에 걸려있기 때문에 문항 수가 적게 되면 아무래도 이 같이 운에 의해 좌우되는 게 많을 수 있다. 문항수를 늘리게 되면 문제의 양과 폭이 커질 수는 있으나 운이 작용하는 것을 지금보다 최소화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경쟁률에 따라 시험 문항수가 달라야한다고 전했다. 시험별 변별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똑같이 모두 20문항이다. 경쟁률이 2,30대 1의 시험과 100대 1의 시험의 문항수가 달라야한다는 게 그의 말인 것이다.

그는 “지금 지원자가 이렇게 많이 몰리는데 똑같이 20문항을 갖고하면 거의 실력보다 운에 좌우될 수 있다. 시험 주관측 입장에서는 뽑는 수는 같으니까 상관없을지 몰라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많이 불안할 수 있다. 공부를 한 수험생들이 포기를 못한다. 난 안되는구나 하고 납득이 돼야 하는데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니 이들이 전향을 못한다. 40문항으로 늘리는 건 심하고 최소 25문항 정도로 늘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험은 어차피 변별력을 가져야 하는 데 문제를 너무 쉽게 내거나 너무 어렵게 내면 오히려 변별력이 없게 될 수 있다. 25문항까지 늘려주면 늘어난 그 5문항에서 변별력을 충분히 가질 수 있기 때문에 25문항 출제는 아주 좋다는 게 그의 말이다.

시험과목 개편보다 문항수를 늘리는 게 보다 현실적인 개선 방향이라는 데 기자도 공감하는 바다. 운이 아닌 공부를 많이한 수험생들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해보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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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합니다 2018-05-15 14:50:45
문항수를 늘리세요!! 진짜 평균 4년의 일개 9급 공무원(세무/행정) 합격기간에 지엽적인 문제로 당락을 가르려고 한다니, 너무 미친 거 아닙니까? 문항수를 40개로 늘리고 시간을 조금 더 주세요. 그러면 진짜 고생한 사람들부터 합격합니다. 진짜 대통령은 대통령되더니 이런거 신경도 안씀...그저 북한!!

맞아요 2018-05-01 21:43:26
기자님 글 메인으로 가서 누구나 봤으면 좋았을을텐데 안타깝습니다. 너무 시험이 극단적으로 잔인하게 되어서 개정이 필요해요. 문항수 늘리는 것이 지금보다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동감 2018-04-27 18:03:15
동감
30문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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