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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법정이야기(98)- 군사법 개혁
신종범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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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15: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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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
법률사무소 누림
가천대 겸임교수
http://nulimlaw.com/
sjb629@hanmail.net
http://blog.naver.com/sjb629

얼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이었던 백낙종 예비역 소장이 구속되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군내 수사를 담당하는 헌병의 최고 조직인데 그 조직의 수장이었던 사람이 민간 검찰의 조사를 받고 구속된 것이다. 범죄혐의는 2013년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면서 ‘대선개입이 있었다’는 사이버사 요원의 자백을 받아낸 수사관을 교체하고, ‘조직적인 대선개입은 없었다’는 취지의 번복진술을 새로 받게 하는 등 사건을 축소, 은폐하였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다. 그리고, 그에게 사이버사의 대선개입 의혹을 덮는 방향으로 수사가이드 라인을 지시한 혐의로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이 검찰에 소환되었다. 백낙종 전 본부장은 헌병 수사의 최고 책임자로서 수사의 원칙에 따라 독립하여 수사를 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자신의 육사 선배이자, 자신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국방부장관의 지시를 거부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고, 더욱이 어느 조직보다 상명하복이 강조되는 군이니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비록 그것이 위법한 지시였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군검찰은 어떠했을까? 군 관할 범죄에 있어서도 최종 수사종결권은 군검찰이 가지고 있다. 당시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수사 기록을 넘겨 받은 국방부 검찰단은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송치한 수사내용만을 거의 그대로 인정하고, 관련자 몇 명을 정치관여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하였다. 김관진 국방부장관 등 윗선 개입 의혹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었지만, 검찰단은 “수사 과정에서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에게 정치댓글 작성 등이 보고됐다는 진술이나 단서가 없어 수사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군검찰은 헌병과 달리 변호사 자격이 있는 군법무관이 그 업무를 수행하지만, 군법무관 또한 계급이 있는 군인이고, 자신에 대한 지휘권과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국방부장관의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민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대한 독립성, 공정성 문제는 그 제도 자체보다는 운영상 문제에 기인하는 면이 많지만, 군 사법과 관련하여서는 그 제도 자체의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되어 왔다. 사단장급 이상 지휘관에게 헌병, 군검찰에 대한 지휘권이 주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판결에 대한 확인권 등 군사재판과 관련된 권한도 부여되어 있다. 더욱이 지휘관은 군판사를 포함하여 군사법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사권까지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제도 자체에서부터 수사, 재판의 독립성,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고, 실제 지휘관의 부당한 개입으로 수사나 재판결과에 있어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수사 과정에서 보는 것처럼 말이다.

국방부 전 조사본부장이 구속될 즈음 국방부에서 ‘군사법 개혁안’을 발표했다. 평시에 고등군사법원을 폐지하고, 군사재판의 항소심을 서울고등법원이 맡도록 하며, 각 군에 설치된 1심 법원인 보통군사법원(31개)을 국방부 직속 5개 지역 군사법원으로 통합하고, 이들 군사법원장을 외부 민간 법조인 중에서 충원한다는 것이다. 군판사는 60세까지 정년을 보장하고, 법무참모, 군검사 등 다른 직역으로 보직 순환도 금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한, 군판사가 아니면서 군사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 심판관 제도와 군사재판에서 판결한 형을 감경할 수 있는 관할관 확인조치권 제도를 폐지한다고 한다. 군검찰도 각급 부대 검찰부를 폐지하고, 각 군 참모총장 직속으로 검찰단을 설치해 일선 지휘관들의 사건 개입을 차단하고, 지휘관의 구속영장 승인권도 폐지하며, 지휘관을 비롯한 상급자의 불법, 부당한 지휘에 대해 군검사가 이의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지휘관이 군검찰에 대해 불법적으로 지휘권을 행사할 경우 형사제재까지 하는 방안을 도입함으로써 군검찰의 독립성도 강화하였다고 한다.

이와 같은 국방부의 개혁안에 대해서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현행 제도와 비교해 볼 때 군검찰과 군사법원의 독립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혁안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국방부의 개혁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국방부에서 마련한 개혁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에도 국방부는 군사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고 하면서 이번 개혁안과 거의 유사한 안을 발표하고, 법률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였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해 보지 못하고 폐기되고 말았다. 그 때 국방부에서 국회 담당을 하면서 법률안 통과를 위해 의원실을 방문하던 기억이 난다. 방문하는 의원실마다 하는 이야기는 똑같았다. “군내에서 합의된 내용 맞아요?”, “여러 지휘관들이 반대하는 의견을 다른 경로를 통해 전달하고 있네요”. 당시 국방부에서 정부안으로 군사법개혁법안을 제출하였지만, 그 법안에 반대한 지휘관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반대 의견을 전달함으로써 입법이 무산되었던 것이다. 이번 개혁안도 똑같은 과정을 밟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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