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후기]중앙인사위원회에서의 수습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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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후기]중앙인사위원회에서의 수습을 마치며
  • 법률저널
  • 승인 2004.11.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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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수습사무관

 

새로운 발걸음...


새로운 세계로 내딛는 발걸음은 언제나 긴장되고 떨린다. 중앙인사위원회에서의 수습과정도 첫날 여기로 오는 내게는 그런 느낌이었다. 4주간의 지방수습을 이미 겪은 터라 어느정도 단련이 되었을 텐데도 그랬다. 여기는 어떤 분위기일까, 사람들은 다들 어떨까, 일은 많지 않을까, 등등... 어떻게 하면 일주일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들로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인사위에서의 첫날은 시작되었고 지금의 나는 짧은 일주일동안의 생활을 더듬어보고자 한다.


나를 포함하여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수습을 하게 된 동기 네명의 인사위 지원 이유는 다들 같았다. 행자부의 인사업무를 이관 받아 명실상부 통합중앙인사관장기관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 인사위에 대한 호기심이 인사위 조직을 직접 겪어보고 싶다는 모험심으로 발동한 것이었다. 모험심에 대한 보답이랄까 모두들 이곳의 분위기가 너무나 밝은데 대해 안도하고 만족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의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 즐거운 말 한마디에 웃다가도 업무에 열중하는 모습들..... 깨끗하고 정답다는 느낌은 사진에 찍힌 오래된 건물에서만 느끼는 것은 아닌듯 싶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기에 지원한 동기생이 다섯이고 인사위의 국 또한 5국인지라 우리는 날마다 한 국씩 번갈아 도는 수습을 시작하였다. 인사정책국에서 시작된 수습은 인력개발국, 성과후생국, 인사정보관실을 거쳐 기획관리관실을 마지막으로 끝나는 여정이었다. 이러한 과정이 자칫 수박 겉핥기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모든 과를 몸소 체험해봄으로써 좀더 폭넓게 인사위에 대해 배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첫날의 설레임 - 인사정책국
정책총괄과에서 시작된 첫날의 일정은 오후부터 시작되었지만 심사임용과와 균형인사과를 모두 돌아볼 수 있었다. 다만 시간이 없어 균형인사과에서는 1시간밖에 머물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첫날의 수습을 마치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함께 식사를 하며 좋은 이야기를 해주던 선배들을 보면서 후배에 대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하루이기도 하였다. 특히, ‘"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울기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는 부처배정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내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하였다.

 

진지했던 둘째날 - 인력개발국
이틀째 날은 인재기획과에서 시작되었다. 그 날은 다들 창고에서 올라온 서류정리로 바쁜 하루였다. 수십개의 박스가 사무실로 올라오고 이것을 체계에 따라 정리하는 작업이었는데 분류체계를 몰라 제대로 도와드리지 못해 아쉬웠다. 다들 땀을 흘리며 일하면서도 행여 내 옷이 더러워질까 만류하는 모습에서 송구스러운 마음뿐이었다. 오후의 일정이 다 끝나갈 무렵 능력발전과장님과의 면담이 있었다. "부처선택에 있어 시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자신의 적성과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한 다음 부처선택을 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 자리로 와서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일인지·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일인지, 정적인 업무인지·동적인 업무인지, 하고 싶은 일인지·좋아 보이는 일인지, 등 여러 가지를 써놓고 나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유쾌한 셋째날 - 성과후생국
성과기획과에서 시작된 사흘째 되는 날은 또 다른 분위기속의 하루였다. 짧지만 잠깐동안 직접 브리핑을 해주시던 성과기획과장님을 필두로 다들 유머감각이 있으신 듯 했다. 공청회에 관한 초대장도 작성하고 있었는데 다들 한자리에 모여 디자인과 색깔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면서 결정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에게도 그런 기회를 주셨는데 신선한 감각을 가져야 할 수습사무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했던 거 같다. “모든 것은 실력으로 말해준다”고 얘기해주신 기획계장님의 말씀에 더욱 실력에 대한 부담감(?)을 안게 되기도 하였다.

 

분주했던 넷째날 - 인사정보관실
정보관리담당관실에서 보내게 된 나흘째는 정신 없던 하루였다. 마침 한국전산원의 정보화 관련 업무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들 평가와 관련하여 분주했는데 긴장감 속에서도 그러한 긴장감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신선했다. 업무 관련 브리핑과 그에 대한 질의응답 속에서 질문과 응답이 어떠한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또한 정보관리담당관실의 평가결과가 좋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고 당연히 좋으리라 기대도 해본다.

 

소중한 인연을 두고 갑니다
짧지만 소중했던 중앙인사위원회에서의 수습이 끝나간다. 약 일주일 뒤 지금 자판을 두드리는 이곳에서 내가 다시금 자판을 만질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이곳에서의 수습은 여러 장의 기억으로 남아 추억으로 남겨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교에서는 잠깐의 옷깃이 스치는 인연도 수많은 겁이 쌓여야 한다고 한다. 1겁이 동서남북으로 15km가 되는 바위를 백년마다 한번씩 흰 천으로 닦아 없어지는 시간에 해당한다고 하니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정말 나에게는 소중한 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술을 드시지 않으면서도 우리들을 위해 회식자리를 마련해주셨던 기획관리관님과 바쁜 와중에도 후배들을 챙겨주시던 선배님들, 그리고 지나다니면서 인사를 나눴던 분들에게도 지면이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소중했던 중앙인사위원회에서의 경험을 바탕 삼아 공직자로서의 첫발을 긴장된 마음속에서도 힘차게 내딛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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