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과거와 현재가 같이 숨 쉬는 나라, 쿠바④
상태바
<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과거와 현재가 같이 숨 쉬는 나라, 쿠바④
  • 제임스리
  • 승인 2018.02.21 1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여행 넷째 날

숙소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부지런히 챙겨 먹고는 오전 7시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약 6시간 걸려 ‘아바나’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저번에 묵었던 ‘올드 아바나’가 아닌 ‘아바나 시내’ 중심에 가까운 ‘까사’를 찾아서 묵게 되었다.

이곳은 여행 책자에도 소개된 곳인데 시설이 매우 넓고 깨끗하고 고풍스러운데다 주인아주머니가 영어도 잘 구사할 줄 알아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하룻밤에 아침식사를 포함해서 1박에 한화로 약 25,000원 정도를 내고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 광활하게 눈 앞에 펼쳐진 말레콘 해변

특히 이 집은 쿠바라는 나라의 국민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급스러운 집에 속하는데, 벽마다 멋진 그림이 붙어 있어서 “누가 그린 것이냐?”고 묻자 주인아주머니가 “우리 첫째아들이 직접 그렸다”고 알려 주었다.

집에서 가끔 왔다 갔다 하던 20대 청년이 아마도 화가인 아들 같았고, 집안 자체가 쿠바에서도 상당한 인텔리 집안으로 보였다.

나는 일단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후 밖으로 나와, 카리브 해 파도가 밀려들어오는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로 유명한 ‘말레콘 비치’로 향했다.

비치로 가는 길에 개신교 교회건물이 눈에 띄었는데, 신도들이 모여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나는 적잖이 놀랐다.

‘정치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된 것 일까?’ 아니면 ‘북한처럼 대외적으로 정치적인 제스처를 보여주는 것 일까?’ 하는 의구심이 문득 들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 요새 야경모습

교회건물을 지나 약 5분쯤 걸어 나가니까 ‘말레콘 비치’가 광활하게 내 눈 앞에 펼쳐졌다. 내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약 7킬로미터에 달하는 방파제로 이루어진 ‘말레콘 비치’의 노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쿠바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산책을 마치고 약간 쌀쌀한 밤공기를 피할 겸 1920년대에 오픈했다는 레스토랑에서 배낭여행자의 예산을 넘는 수준으로 모처럼 우아하게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호사를 누렸다.

레스토랑에서 코스로 주문한 식사를 마치고 ‘올드 아바나’ 방향으로 한참을 걸어가고 있는데, 야외 공공극장에서 마침 ‘멕시코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공연을 하느라 주위에 엄청난 음악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 기념비 야경모습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그 야외극장으로 들어가니 가수들이 나와서 수 백 명의 관중들과 함께 멕시코 노래들을 부르며 열광하고 있었다. 옆에 있는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이곳에서 쿠바에 거주하는 멕시코 인들과 함께 ‘멕시코 독립기념일 축하행사’를 갖는 중이라고 했다.

마지막 순서로, 주 쿠바 멕시코 대사, 무관들도 나와서 경축행사의 말미를 장식하는 것을 보고서는 나는 자리를 일어섰다.

영어로 쓰여 있는 미국 산 T-셔츠를 입고 있는 청년들을 골목에서 마주쳤다. 나는 이 광경을 떠올리면서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라는 나라에 대한 정체성에 혼란이 생겼다.

▲ 멕시코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모습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첫 날 방문했던 ‘라 보데기따 델 메디오’바를 다시 찾았다. 첫 날 비행기에서 만나 같이 보냈던 멕시코 청년들을 이곳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음악과 함께 회포를 풀고는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여행 다섯째 날

숙소에서 일어나 주위에서 가벼운 산책을 한 후, 경유지인 ‘멕시코시티’로 가는 항공기 출발시간을 확인하니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 나는 배낭에 넣어 두었던 스페인어회화 책을 꺼내어 기초문장만 다시 쭉 보고나니 어느덧 출발시간이 다 되었다.

▲ 시내 도로풍경

나는 숙소 주인아주머니와 작별인사를 한 후, 택시를 타려고 길에 서있었는데, 마침 덜덜거리는 고물승용차가 내 앞에 멈추었다. 내가 “공항으로 갑시다!”라고 말했더니 운전사는 미화 $ 3을 달라고 하여 나는 그 차에 올라탔다. 문도 제대로 닫히지 않는 폐차 직전의 차량이었지만, 차를 모는 현지인 남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나를 태우고는 공항으로 달렸다.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수속을 마친 후, 시간이 어느 정도 남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가, 역시 쿠바를 상징하는 라틴음악 CD 몇 개와 조그만 봉고를 기념품으로 샀다.

▲ 공항 면세점 앞에 있는 작품이 익살스럽게 다가왔다...

한참을 공항의자에 앉아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원래 출발하기로 한 항공기가 약 3시간이나 연착한다’고 안내데스크에서 알려주어 나는 할 수없이 로비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 잠을 청했다.

3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린 후 항공기에 탑승한 나는 ‘이번 여행이 거의 끝나간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탑승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잠에 푹 곯아 떨어졌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