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빈 
공인회계사·감정평가사·손해사정사 등
금융재정투자관련 30여개 자격 소유자

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손해액과 보험금을 산정하여 피보험자의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고 보험회사의 보상금 지급절차에 관여하는 역할을 한다. 손해사정사는 보험사에 소속된 손해사정사와 손해사정법인 또는 사무소를 개업한 독립손해사정사로 분류되어 활동하게 되는데 보험사에서는 일정 인원 이상 선발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보험계리사는 보험에 가입할 때 필수적인 가격인 보험료를 산정하는 역할을 한다면 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금액인 보험금을 산정하는 역할을 하여 두 전문직 모두 보험 산업에는 꼭 필요한 직종이다.

손해사정사는 2014년부터 1~5종을 재물손해사정사, 차량손해사정사, 신체손해사정사로 통합하여 세가지 종류로 분류하였다. 재물손해사정사는 화재보험, 해상보험, 책임보험, 기술보험 등의 손해액을 산정하고 그 클래임을 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차량손해사정사는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차량이나 관련된 재산상의 손해를 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신체손해사정사는 각종 보험사고로 인하여 사람의 신체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신체와 관련한 손해를 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세 가지 손해사정사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 신체손해사정사이며 선발인원도 320명으로 가장 많다. 신체에 대한 손해보험이 가장 대중적이고 사건도 많기 때문이다.

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조사를 하고 손해사실을 확인한 후 손해의 정도를 파악한다. 또한 보험금을 산정하기 전에 보상청구가 적법한지, 그 금액은 대략 어디까지인지 관련 판례나 법규를 보고 판단하게 된다. 그 금액은 대략 어디까지인지 관련 판례나 법규를 보고 판단하게 된다. 변호사와는 달리 소송까지는 대리할 수 없으나 구체적인 보상금산정과 실무에는 더 근접한 업무를 처리한다고 볼 수 있다. 손해사정사는 결국 보험사고와 관련된 여러 자료를 분석하여 얼마의 보험금을 지급하면 될지 산정하고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보고하는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참고> 손해사정사의 업무(보험업법 제188조)

1. 손해발생 사실의 확인

2. 보험약관 및 관계법규 적용의 적정여부 판단

3. 손해액 및 보험금의 사정

4. 제1호 내지 제3호(손해발생 사실의 확인, 보험약관 및 관계법규 적용의 적정여부 판단, 손해액 및 보험금의 사정)의 업무와 관련한 서류의 작성·제출의 대행

5. 제1호 내지 제3호(손해발생 사실의 확인, 보험약관 및 관계법규 적용의 적정여부 판단, 손해액 및 보험금의 사정)의 업무와 관련한 보험회사에 대한 의견의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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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인터뷰] 손해사정사의 이야기

손해사정사 이 찬

1. 자기소개좀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4년 재물손해사정사 자격 취득 후 보험회사에서 고용손해사정사로서 손해사정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험사고 발생시 보험계약자나 피해자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손해액 및 보험금을 산정, 지급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2.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인가요?

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 발생 시 손해액 및 보험금의 산정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보험계약자나 피해자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보험사고 발생 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손해액 및 보험금을 산정하는 업무를 하는 전문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피해자와 보험회사 간에 체결된 보험계약 약관을 분석하고, 사고 발생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각종 자료를 조사하며, 보험가입자의 보상 청구 타당성과 절차상의 문제점이 없는 지를 확인합니다. 또한, 청구된 보험금이 적절한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이전의 사례와 보험 처리 관례 및 판례 등을 살펴보는 것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구하기도 하여 적정한 보상 범위를 결정하여 이를 의뢰자에게 제공합니다.

손해사정사는 업무영역에 따라 재물손해사정사, 차량손해사정사, 신체손해사정사로 구분되며, 관련 자격증 전부를 취득하게 되면 종합손해사정사로서 업무영역의 구분없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3. 연봉이 어느정도인가요?

독립손해사정사의 수입은 사건 의뢰인이 최종적으로 지급받을 보험금을 기준으로 일정한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 집니다. 수수료율은 정해진 것은 없지만 대개 10% 전후로 보험금 수령시 지급합니다.

손해사정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수습기간을 거쳐, 약 4~5년간의 실무경험을 쌓은 손해사정사의 경우 대략 평균연봉이 5,000만원선이며, 경륜과 실력이 쌓이면 수입도 함께 올라갑니다. 현재에도 억대 연봉을 받는 손해사정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직업정보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보통 평균 5492만 원의 연봉을 받으며, 많은 경우에는 6339만 원을 받는 고수익 직업이며 직업 만족도 높은 편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보험회사 소속인 고용손해사정사의 경우 대졸 초임기준 평균 5천만원 중후반대로 높은 수준입니다.

4. 시험에 합격하고 진로가 어떻게 되나요?

손해사정사가 되기 위해 손해사정사 시험에 합격 후 일정한 기간(6개월)의 수습과정을 거친 후 금융감독원에 등록하여야만 합니다. 손해사정사는 업무형태에 따라 크게 고용손해사정사와 독립손해사정사로 구분됩니다. 고용손해사정사는 민영 보험회사에서 손해평가 및 보험금 지금심사 등의 업무를 하게 되며 독립손해사정사는 개인 사무소 개업하여 손해사정업을 독립적으로 영위할 수 있으며, 다른 손해사정사와 함께 손해사정법인을 설립할 수도 있습니다.

5. 고졸도 취업이 괜찮을까요?

일반적으로 보험회사의 보상직군의 경우 대졸중심의 채용이 이루어져 고졸학력으로 취업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다만, 손해사정사 자격증을 취득 후 손해사정법인에 취업하여 손해사정사로서 당당히 활동하실 수 있습니다. 손사법인에서 일정기간 실무경력을 쌓은 후 개업하여 손해사정업을 독립적으로 영위할 수 있습니다.

6. 공무원과 비교했을때 장단점이 있을까요?

손해사정사 직업의 장점으로는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나의 판단이 최우선 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일을 처리 함에 있어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개인의 역량에 따라 일에 대한 보수도 측정됨으로 일에 대한 보람도 느낄 수 있습니다.

손해사정사 직업의 단점으로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하여야만 합니다. 이는 사고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날카롭고 예민해져 있습니다. 이들을 상대로 적정 손해액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설득력 및 화술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요구되는데 상대적으로 적성에 맞지 않거나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다면 업무 수행함에 있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7. 업무시 가장 보람 있었던 때는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보상절차가 마무리된 후에 피해자나 피보험자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보상업무라는게 필연적으로 크던 작던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런 피해자나 고객 분들은 마음이 상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정확한 보상처리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필요한건 진심 어린 위로의 말 한마디 인 것 같아요.

손해사정사가 다치신 분의 외상을 치유해 드릴 순 없지만, 사고로 인해 상처 받은 마음은 치유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번은 버스에서 넘어져 다치신 분의 보상처리를 해드리면서 그 분과 1시간정도 대화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들어드렸는데 그 분께서 보상처리가 다 끝난 후에 이번에 받은 보상처리 보다 그 때 저와 나누었던 1시간의 대화가 큰 힘이 되었다고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오셨는데, 그 편지를 보면서 정말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생각했었습니다.

손해사정사가 외상을 치유해 드릴 순 없지만, 사고로 인해 상처 받은 마음은 치유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8. 이 직업은 어떤 능력이 가장 중요할까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해사정사는 업무의 특성상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사고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이죠.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예민한 상태입니다. 보험사가 제시하는 보상액에 처음부터 만족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이들을 상대로 손해액을 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최근 현직 손해사정사를 대상으로한 설문에 따르면 54.5%는 “설득력 및 화술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가장 필요한 자질”이라고 대답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전문지식도 필수요소 입니다. 사고 책임을 따져야 하는 만큼 면책범위 등에 대한 법률지식이 있어야 하고, 최신 판례도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신체손해사정사의 경우 부상과 장애의 정도를 알려면 의학지식 또한 풍부해야 합니다.

9.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손해사정사의 매력 중 하나는 고용손해사정사로서 대기업 및 공공기관의 취업할 수 있음은 물론 퇴임 후에도 정년에 구애받지 않고 독립손해사정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여성의 경우 가정과 자녀를 돌보면서도 자유롭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 본인의 적정과 흥미를 고려하여 판단할 것을 바랍니다. 손해사정사는 사고 당사자 또는 사고 당사자의 유족과 최접점에서 일한다는 점에서 본인의 적성과 흥미가 없다면 일을 수행함에 있어 시행착오가 많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손해사정사는 의사와 같이 외상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상처 받은 마음을 같이 공감하며 치유할 수 있는 멋진 직업이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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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사정사 김 봉 후

1. 자기 소개

안녕하세요. 손해사정법인에 근무하고 있는 김봉후 손해사정사입니다. 반갑습니다.

2. 손해사정사는 어떤 직업인가요?

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액 및 보험금의 산정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입니다. 즉,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보험계약자(보험에 가입한 사람)나 피해자의 권익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손해액 및 보험금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산정하는 일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교통사고는 사고가 났을 때에 자동차보험으로 처리가 되죠. 그 때에 손해사정사는 피해자가 적정한 손해를 보전받을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험금을 산정하게 됩니다. 집에 화재가 나서 화재보험으로 처리를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피보험자(피해자)의 손해를 보험에 가입된 내용을 근거로 적정하게 산정하는 일을 합니다.

3. 손해사정사의 연봉은 어느정도 인가요?

급여는 일률적으로 정해진 직업군은 아닙니다.

다만, 손해사정사 직업분야에도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고용 손해사정사’와 ‘독립 손해사정사’ 이렇게요. ‘고용 손해사정사’는 보험회사에 고용되어 손해사정업무를 수행하는 일을 하게되고, ‘독립 손해사정사’는 보험회사에 고용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손해사정업을 하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고용 손해사정사’는 보험회사에 속하게 되다보니 일정한 급여체계에 따라 급여를 받게 되고, ‘독립 손해사정사’ 보험회사 소속이 아니라 피해자(피보험자)로부터 직접 일을 위임받아 일을 하게 되어 급여가 일정하게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손해사정사 개인 역량에 따라 급여가 다르다보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힘든 부분이네요.

4. 시험에 합격하고 진로가 어떻게 되나요?

시험에 합격한다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보험회사에 소속되어 일을 할 수 도 있고(고용 손해사정사), 개인이 독립적으로 개업하여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독립 손해사정사). 고용 손해사정회사도 우리나라에 꽤 많은 회사가 있고, 독립 손해사정사는 더 많습니다.

5. 고졸도 취업이 괜찮을까요?

이제 우리 사회는 학력보다는 개인의 역량이 점점 더 중요시되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손해사정 업무 영역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시험에 합격하지 않더라도 보험회사나 독립 손해사정사에 ‘손해사정 보조인’으로 등록하여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취업시 회사가 요구하는 조건은 갖추어야 하겠지만, 학력조건은 점점 없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6. 공무원과 비교했을 때 장단점이 어떤 것 인가요?

손해사정사는 회사 내에서만 근무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보험사고 발생 시 직접 현장에 가서 현장확인이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화재보험에 가입한 피해자(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 할 경우, 화재 현장에 직접 가서 화재의 원인은 무엇인지, 피해를 본 물품이 무엇인지, 그 금액은 얼마인지, 보험에 가입한 약관에 근거한 보험금은 얼마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산정을 해야합니다. 아울러 현장 확인도 필수지만,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도 손해사정사의 업무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 됩니다. 한편 보험사고 현장에 다녀와서는 정리를 해야겠죠. 즉 보험 약관에 근거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손해사정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 일에 많을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때문에 굳이 공무원과 손해사정사를 비교한다면 좀 더 동적이고 전문성이 있는 분야라 볼 수 있습니다.

7.업무에 가장 보람 있었던 때가 언제이시죠?

제게 교통사고(자동차보험)로 손해사정업무를 상담했던 한 분이 생각나네요. 그 분은 어머니가 뺑소니 사고로 크게 다쳤다면서 어찌해야 할지 자문을 구한다는 분이었습니다. 뺑소니 차량은 경찰 수사에도 잡히지 않았고, 어머니는 허리를 크게 다쳐 수술과 동시에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 정도로 큰 사고였습니다. 집안 형편도 넉넉지 않아 수술 비용을 마련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저기 알아봐도 답답하기만 했는데 지인이 제게 찾아가보라고 하길래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연락했다고 했습니다.

일단 사고 상황을 자세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보험 내역도 꼼꼼히 살폈죠. 그리고 다 듣고 나서는 그 분의 상황에 맞게 그 자리에서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즉, 제가 제시한 해결책은 이거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험에 전혀 가입되어 있지 않은 차량(무보험차)에 사고를 당하거나, 가해자가 불명인 뺑소니 사고의 경우에 ‘정부보장사업(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분 어머님도 뺑소니 사고이기 때문에 정부보장사업에도 해당되지요. 다만, 정부보장사업은 피해자의 손해 전부를 보상해주는 제도가 아니라 책임보험(대인배상 Ⅰ) 한도 내에서만 해주기 때문에 이 제도에서도 치료비의 일부만 지원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분에게는 어머니 치료비 전액 뿐만 아니라 일정한 금액의 보상금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말씀드렸습니다. 그 분 가족들의 보험내역을 꼼꼼히 묻고 살펴본 이유가 이것입니다.

정부보장사업도 피해자에게 모든 보상을 해주는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가족들의 보험으로 보상되지 않는 부분을 보상받을 수 있게 조언 드린 것이죠. 다행히 이 분은 자가 승용차가 있어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이분(아들) 보험으로 어머님의 나머지 보상부분을 처리할 수 있는 보험내역인 ‘무보험차상해 담보’를 알려드렸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아들인 이분 보험으로 어머님의 교통사고의 나머지 보상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연신 감사하다고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해 주시는 바람에 뭘 직접 해드린것도 아니라 제가 아는 전문 지식을 알려드린 것 뿐인데도 뿌듯함을 느꼈었습니다. 그리고는 후에 잘 처리 되었다며 사무실로 작은 선물 하나도 보내주셨었네요.

8.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화재사고 현장에 갔던 일이 생각납니다. 화재사고는 언제 어느 장소에서도 일어날 수 있죠. 이번 화재사고는 돼지 돈사 화재사고였습니다. 피해가 꽤 컸습니다. 사고 이튿날 오전 일찍 현장에 달려갔고, 손해액 산정을 위해서 동분서주 했습니다. 폐사한 돼지 한 마리 한 마리 전부 일일이 페인트로 표시해 가면서 수량을 셌고, 뼈대만 남은 축사도 건물 구조며, 형태 등 이것저것 전부 조사했습니다. 화재사고로 돼지는 800여 마리가 폐사했고 건물은 다시 지어야 할 정도로 심하게 소훼됐습니다.

조사가 힘들지 않았느냐고요? 엄청 힘들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돼지 돈사는 청결하고 깨끗한 장소는 아니죠. 돈사 냄새가 많이 나고 화재로 인한 역한 냄새도 진동했죠. 그 현장에서 5시간 가까이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피해자(피보험자)가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손해사정사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돼지를 키우는 제 입장에서 저희도 그렇게 하라면 못하는데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이렇게 일일이 정밀조사를 해주시니 보험금 산정도 믿고 맡길 수 있겠습니다.”

보험사고를 당한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자기가 본 피해를 정확하게 산정해 적정한 보상을 받고 싶어하는 게 공통된 마음입니다. 이번 사고에서도 제가 대충 일을 처리하고, 냄새가 난다고 조사를 금방 해버렸다면 피해자(피보험자)의 입장에서도 산정에 의구심이 들 수 있고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힘이 들더라고 정확하고 꼼꼼하게 조사를 한다면 피해자(피보험자)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공정하고 적정한 보험금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9.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손해사정사 시험은 3분야가 있습니다. 재물 손해사정사, 신체 손해사정사, 차량 손해사정사가 그것입니다. 각 분야마다 업무 자체도 다르고 시험 과목도 다릅니다. 재물 손해사정사는 말 그대로 재물(물건)에 대한 손해액을 산정하는 전문가고, 신체 손해사정사는 신체(사람의 몸)에대한 손해액 산정, 차량 손해사정사는 차량(자동차)의 손해액을 산정하는 전문가이지요.

식상한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공부했습니다라는 말이 먼저 나오게 되네요. 일단 저는 전업 수험생(?)이 아니었기 때문에 일과 공부를 병행했습니다. 주말에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스터디를 조직해서 서로 모자란 부분을 짚어가며 공부했구요, 평일에는 틈이 있을 때마다 수험서를 반복해서 읽고 외웠습니다. 학원 강의는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합격하기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렸던 것 같지만, 반복해서 책을 읽으면서 기초가 튼튼하게 쌓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재물 손해사정사와 신체 손해사정사를 취득했고, 지금은 틈틈이 차량 손해사정사를 준비하고 있답니다. 실무 경험이 없이 취업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는 해당되는 부분이 없어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그래도 처음 손해사정사를 준비하신다면 요즘 널리 알려져있는 학원 강의를 추천 드리고, 그리고 또한 여유가 된다면 스터디도 적극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내가 맞다고 혼자 생각했던 내용이 다른 사람과 같이 얘기하고 토론할 때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일수 있기 때문이죠. 또 손해사정사 2차 시험은 논술형(서술형)이기 때문에 서로 얘기하면서 논리 전개나 언급해야할 중요 포인트 등을 미리 훈련하기 좋기 때문입니다.

10. 이 직업은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요?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능력이 ‘꼼꼼함’입니다. 왜냐하면, 보험사고를 적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약관 해석”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아시다시피 약관하면 떠오르는게 보험에 가입하면 주는 “두꺼운 책”...“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는 책”...“깨알같은 글씨의 읽기도 힘든 책”... 이런걸 떠오르시죠?

맞습니다. 약관의 내용이 방대하죠. 손해사정사는 이 약관을 다 분석하고 해석하며, 보험사고에 약관을 적용해서 보험금을 산출해내야 합니다. 경험이 쌓이면 비슷한 보험사고에 금방 대처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약관을 보지도 않고 처리할 수는 없는 것이죠. 왜냐하면 보험약관은 각 보험사마다, 가입 시기마다, 보험 내용마다 다른 경우가 흔합니다. 같은 화재보험이라도 이 보험에서는 보상이 되도록 규정이 되어 있지만, 다른 보험사에는 지급되지 않는(면책) 내용일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손해사정사는 “꼼꼼하게 약관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겠죠?

11.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보험 분야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식당에서 밥은 먹고 문제가 생긴다거나(영업배상책임보험),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사고나 난다거나(자동차보험), 화재로 집에 피해를 입었다거나(화재보험), 근로자가 일을 하다가 다쳐서 보상이 필요하다거나(근로자재해보상보험), 자녀가 과실로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거나(자녀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등 거의 모든 부분이 보험의 영역입니다.

따라서 보험 영역에서도 말 그대로 전문성 있는 전문가가 많이 필요합니다. 본인의 적성과 맞는 직업을 선택하실 때 “손해사정사”의 직업도 잘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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