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과거와 현재가 같이 숨 쉬는 나라, 쿠바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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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과거와 현재가 같이 숨 쉬는 나라, 쿠바①
  • 제임스리
  • 승인 2018.01.3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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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2011년 9월, 여행 첫째 날

쿠바로 가기 몇 년 전부터 쿠바에 대해 여러 사람들로부터 귀가 따갑게 들었다.
항상 사람들의 입에서는 “언제 한번 쿠바에 가보나?”라는 말이 입에 붙을 정도의 로망의 나라,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을 위시하여 재즈, 랩, 살사, 룸바 등으로 대변되는 음악의 나라, ‘체 게바라’, 사회주의 혁명 등으로 상징되는 현재 쿠바의 사회주의 체제와는 상관없이 마음에서 말하는 대로 자기 흥을 있는 그대로 음악과 함께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골목마다 가득한 나라가 바로 쿠바이다.

나는 경유지인 멕시코에서 간단히 여행을 마친 후,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쿠바로 가기 위해 일찌감치 멕시코시티의 ‘소칼로 광장’ 뒤편에 있는 숙소에서 나와 공항으로 향하였다. 한국에서 일본을 경유하여 이곳 멕시코까지 오는 긴 비행시간 때문에 여독이 아직 안 풀린 상태여서 그런지, 발걸음이 무척 무거웠다.
 

▲ 올드 아바나의 한 골목 풍경

멕시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쿠바의 비자를 대체하여 쓰이는 ‘여행카드’를 구입한 후 출국수속 끝에 ‘아에로 멕시코항공’에 몸을 싣고, 그렇게도 그리던 쿠바로 향했다.

이륙 후 약 1시간 40분 쯤 걸려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에 도착하였는데, 기온이 약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숨이 턱턱 막혔다. 그러나 그토록 가고 싶었던 낭만, 음악, 정열로 함축되는 쿠바에 왔다는 느낌에 모든 짜증이 일시에 사라져버렸다.

인천 - 일본 도쿄 - 미국 시카고 - 멕시코 멕시코시티를 경유하여 천신만고 끝에 이곳 쿠바까지 도착하기까지 대기시간 등을 빼고 총 순수 비행시간만 약 19시간 10분이 걸린 셈이었다.

쿠바로 들어오기 바로 전, 멕시코에서 며칠간 쉬면서 충전을 했기에 망정이지, 중간에 쉬지 않고 쿠바까지 논스톱으로 계속 날아왔더라면, 몸에 상당한 피로감이 누적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국심사대에서 30대 초로 보이는 현지인 여성 출입국직원이 이것저것 물어봐서, 이 쿠바여행을 위해 약 1년간 스페인어 학원을 다니며 배웠던 기초 스페인어를 몇 마디 사용하여 대답했다. 그 직원은 아주 밝은 표정을 지으며 “어디서 스페인어를 배웠느냐?”,“쿠바에는 언제 또 올 계획이 있느냐?” 라고 말하면서 관행적으로 여권이 아닌 ‘여행카드’에 입국도장을 찍어 주었다.
 

▲ 화실 모습

‘여행카드’는 입국 시 한쪽부분을 제출하고, 출국 시에는 나머지 부분을 제출하면 되는데, 출입국 도장은 ‘여행카드’에만 찍기 때문에, 여권에는 ‘쿠바를 다녀왔다’는 출입국기록이 전혀 남지 않게 된다.

전 세계에는 아직도 쿠바와의 미수교국들이 많아, 여권에 출입국도장을 찍게 되면 여행자 본인에게 있을 수도 있는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여행카드’에 입국 및 출국 도장을 각각 찍어 도로 회수하는 시스템으로 이해하면 된다.

쿠바의 ‘아바나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택시기사들이 항공기에서 내린 여행자들을 서로 호객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미화를 쿠바 ‘페소’로 바꾸려고 환전소로 갔다. 쿠바 화폐단위는 ‘페소’를 쓰는데, ‘세우세(CUC·외국인 전용화폐)’와 ‘세우페(CUP·내국인 전용화폐)’ 이렇게 둘로 나뉘고, 1’세우세’는 현재 환율로 미화 약 1달러에 해당한다.
 

▲ 쿠바 특산품인 시가 세트

멕시코에서 마침 같은 항공기를 타고 온 20대 후반의 멕시코 청년 두 명을 공항로비에서 만났다. 우리는 같이 이동하기로 하고 안내데스크에서 ‘까사’(Casa민박) 예약 후, 택시를 부탁하여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갔다.

약 30분 정도 지나 ‘올드 아바나’ 지역에서 택시를 내렸다. 1982년도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올드 아바나’ 지역은 스페인 식민지시대의 다양한 양식의 건물들로 가득하였고, 비록 건물은 낡았으나 현재 시각에서 보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나름 운치가 있는 곳으로서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올드 아바나’는 그 자체가 쿠바의 자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것이 가슴에 직접 와 닿았다. 골목마다 3~4명으로 구성된 현지인 밴드가 만들어내는 라틴 타악기리듬에 살사 춤을 추는 현지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아마도 나같이 음악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은 쿠바를 쉽사리 빠져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 정도로 사방에는 온통 음악선율로 가득했다.

코너를 돌아 골목을 걷고 있는데, 현지 청년 두 명이 다가오더니 쿠바의 특산물인 “씨가(Cigar)’를 사지 않겠느냐?”며 집요하게 권유했다. 마침 일행 중 멕시코에서 온 청년 한 명이 “씨가를 사야겠다”고 하면서 미로 같은 골목을 지나 으슥한 골목에 자리한 암거래상인 어느 허름한 가정집으로 들어갔다.

그 집안으로 들어갔더니 현지 쿠바인들이 6명이 있었는데, 마치 갱 영화에서 마약거래를 하는 그런 묘한 상황이 연출되어 상당히 긴장되었다.

현지인 한 명이 서랍에서 무엇인가를 우리 앞에 꺼내와 식탁에 펼쳐 보였다. 바로 ‘씨가’를 가지런히 담은 ‘씨가 세트’였다.

멕시코에서 온 그 청년이 ‘씨가’ 포장을 열어 냄새도 맡고 이리저리 보더니, 현지 청년들하고 스페인어로 한참 가격을 협상하는 것 같았다.

결국 그는 미화 80달러에 ‘씨가’ 두 박스를 사서 들고 나와 나도 그 뒤를 따라 뒤도 안 돌아보고 후다닥 나왔다. 사실은 신변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봐 그 집에 있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었다. 결론적으로 ‘씨가’는 공항면세점 가격의 반값도 되지 않는 듯 보였다.
 

▲ 시티투어 버스 모습

우리 일행은 그 집을 나와서 일단 ‘까사’로 다시 들어가 짐을 풀어놓고, ‘아바나’를 운행하는 시내 투어버스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는 일정을 잡았다.

시티 투어버스는 외국관광객들을 의식해서인지 제법 현대식이었지만, 시내를 달리는 대부분의 차량은 수 십 년 된 골동품에 준하는 폐차수준의 차량들이어서 서로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과연 이 차들이 시내는 잘 달릴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제일 먼저 들었다. 수 십 년 된 고물 차량들이 뿜는 매연으로 눈이 약간 따가 왔는데, 1950년 이후 쿠바정부가 자동차수입을 전면 금지한 탓에 ‘빈티지 풍’의 오래 된 차들을 수리해서 수 십 년 동안이나 계속해서 타고 다니는 기술이 꽤 발달한 것 같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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