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5)-누구나 할 수 있다 누군가가 한 일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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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5)-누구나 할 수 있다 누군가가 한 일이라면
  • 정명재
  • 승인 2018.01.23 16: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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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에 걸쳐 장원급제의 영어 전임을 맏고 계신 정현아 선생님이 글을 연재합니다. 그 두번째 순서입니다.

                                공무원장원급제 영어전임(정현아 선생님)

조선시대 대기만성(大器晩成)의 대표적인 인물로 일컬어지는 이는 김득신이다. 그는 우리가 잘 아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시민 장군의 손자이며 관찰사를 지낸 김치의 아들이다. 어렸을 적 천연두를 앓아 아둔하여 10살이 되어서야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런 자식에게 늘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들아! 공부란 꼭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너는 너의 길을 갈 것이고 공부를 멈추지 말거라. 학문의 성취가 늦는다고 성공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저 읽고 또 읽으면 반드시 대문장가가 될 것이다. 그러니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마라.”김득신은 자신의 아둔함을 극복하기 위해 이해되고 외워질 때까지 반복해서 책을 읽었다. 사마천의「사기」를 천 번 읽고 59세의 나이에 진사시에 합격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조선시대 진사시는 소과(小科)에 해당하는 시험으로 오늘날 공무원 시험 7급 정도에 해당되는 시험이다. 결국 그는 조선의 대문장가로 이름을 남겼고, 조선의 가장 이름난 독서가로 후대에 전해지는 인물이다. 김득신의 일곱 가지 공부법을 잠시 소개하기로 한다.

하나, 어려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둘, 부족함을 느끼고 반복해서 읽고 또 읽는다.

셋, 글을 잘 쓰려면 좋아하는 문장을 모방하자.

넷, 성실하고 끈기 있게 공부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다섯, 글에 리듬을 얹어 소리 내어 읽는다.

여섯, 책의 기운을 흡수하는 양기(陽氣)독서를 하자.

일곱, 책에서 풍기는 가락을 따라 책을 읽는다.

김득신의 옛 집에 걸려있는 독수기(讀數記)에는 그가 평생 만 번 이상 읽은 글 36편의 목록이 적혀 있다. 천 번 정도 읽은 글은 아예 기록조차 하지 않았다 한다. 그의 묘비명(墓碑銘)에는 수험생이 배워야 할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재주가 남들만 못하다고 한계를 짓지 마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었지만 결국에는 이룸[成]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 데 달렸다.’

필자가 좋아했던 영화 한 편이 있다. 코요테 어글리(Coyote ugly). What will you do when you realize your dream comes true?(당신의 꿈이 이루어 진 후에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요?)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대사인데, 공무원 기초 수업반 교재 표지에 필자가 적어놓은 말이다. 가장 힘든 순간에 이 문장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아 힘을 내곤 하였다. 시험공부는 하고 있지만 앞이 보이지 않아 막막할 때, 선택한 목표에 자신이 없어지고 혼란스러울 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볼 것을 조언한다. 꿈은 기필코 이루어질 것이고, 그 꿈을 이룬 이후를 생각해 보는 것.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목표가 정확하고 의지가 굳건할 때만이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합격이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주는 2017년 지방직 하반기 시험 합격자 발표가 있는 기간이다. 늘 그렇듯이 수험생은 합격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리며 마음을 태우곤 한다. 다행히 명단에 있는 분들에게는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지만 불합격의 절망에 빠져 힘들어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누군가의 한숨과 슬픔을 온전히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김득신의 일화를 통해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누군가가 한 일을 우리도 따라 배운다는 마음에서 영어과목에 대한 필자의 대비책을 들려주고자 한다.

공무원 수험생활을 결심하는 것과 동시에 시작해야 하는 것이 어휘 공부이다. 공무원 어휘는 낯설고 생소한 어휘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어휘들을 암기하는 것이 첫 번째인데, 발음과 철자(spelling)에 연연하지 말고 동의어(synonym) 중심으로 가장 쉽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반복해야 한다. 예를 들어‘affluent, opulent’이 두 단어는‘부유한(rich)’의 뜻이다. 또‘corpulent, obese’는‘뚱뚱한’이라는 뜻이다. 사실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약간의 의미 차이가 있지만, 공무원 수험 어휘는 동의어 유형으로 자주 출제된다. 더군다나 누군가를 떨어뜨리는 시험이라 헷갈리는 어휘를 중심으로 시험에 등장한다.

affluent, opulent 이 두 단어는 “아(a), 오(o) 부자. 아(a)~ 부유한, 오(o)~ 부유한”affluent, opulent(부유한) 이렇게 암기 시킨다. 그리고 비슷한 corpulent는“코(co)에 살이 많다”, obese는“오~배(obe~)에 살이 많다. corpulent, obese (뚱뚱한)”이렇게 암기하도록 가르친다. 때론 우습게 넘길 수 있는 암기 방법이지만, 이런 연상 공부법이 공무원 어휘 문제를 30초 안에 풀 수 있는 팁(tip)인 것이다. 적어도 매일 20개 단어를 동의어 중심으로 암기하자. 단,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단어를 하루에 4~5시간씩 공부한다고 많이 암기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분량을 정해서 기출 어휘 중심으로 암기하되 1~2시간씩만 눈과 입으로 암기할 것을 권장한다.

영어공부에는 누적학습이 중요하다. 오늘 20개 단어를 봤으면, 내일 그 20개를 10분 정도 다시 복습한 후 새로운 단어를 암기해야 한다. 이러한 학습습관이 최대한 오랫동안 어휘를 머릿속에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만약 기초 어휘가 부족하다면 수능단어로 암기하기보다는 기출 문장의 예문들을 통해 끊어내기 연습을 하면서 그 중에 모르는 단어들로 본인만의 어휘 학습장을 만들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하루에 1~2시간씩 시험 전날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말고 어휘를 학습해 보자.

다음은 영어 어법(문법) 문제인데 시험에서 4~5개 정도가 출제된다. 기초가 부족한 수험생일수록 단기간에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전략 파트이기도 하다. 어법이 헷갈리고 까다롭다고는 하지만 공무원 시험유형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절대 어렵거나 두꺼운 문법책으로 시간낭비를 해서는 안 된다. 현재 공무원장원급제 어법 기초 수업은 15분씩 20강 그리고 족집게 영어 특강교재는 42페이지가 전부다. 기초가 약하고 과락점수가 나와 영어를 포기하고 싶은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만든 책이었다. 두꺼운 책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압축하여 쉽게 정리하는 것이 강사로서의 나의 역할이었고 고민이었다. 필자 역시 시험을 연구하고 분석하여 1년을 노력해서 만든 것이 고작 42페이지였다. 하지만 이것만 공부하고 반복하여 과락에서 85점을 맞은 수험생도 있었다. 너무 많은 분량을 정해놓다 보니 미처 보지도 못한 채 시험장에 가는 수험생들이 많다. 중요한 것은 책에 있는 지식이 아니라 내 머리 속에 넣은 지식이다.

영어시험에서 시간은 금(金)이다. 시험장에 들어가면 1분에 1문제를 풀어야 하는 공무원 시험이다. 낯선 어휘와 어법 그리고 독해가 기다리고 있다. 보통의 수험생들은 영어 울렁증이 있어 조금만 어려운 어휘에도 당황하는 일이 많다. 그렇다보니 알던 것도 생각이 안 나고 쉬운 문제임에도 실수하기 쉽다. 그래서 어휘공부와 함께 독해에서 문장 끊어 읽기 연습을 할 것을 권장한다.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했던 EBS-i를 활용하여도 좋고, 기출 독해들을 연습하여도 좋다. 문장 끊어 읽기 연습을 3개월 정도 지속한다면 독해속도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 부사(very, peacefully, happily, ever 등), 전치사(in, on, for, despite 등)가 있다면 명사부분까지 소괄호. 그리고 접속사(when, while, as soon as 등)가 있다면 문장이 끝나는 지점까지 큰 괄호를 한 후에, 남은 단어의 문장 성분을 분석하여 주어와 동사를 중심으로 의역(意譯)대신 직역(直譯)하여 뜻을 추려내는 연습을 하자. 지속적으로 훈련하다 보면 문장 구조도 보이고, 문법 파트도 복습이 되며 또 그 안에서 부족한 어휘들도 복습할 수 있을 것이다. 기초 시작단계에서는 짧은 단문을 중심으로 하루에 5문장씩, 중급이상이라면 하루에 독해 3문제씩 정도가 적당하다.

귀를 막고 한참을 있어 보자.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 시험공부를 하는 수험생들도 있다. 수강생 중에 지금도 잊히지 않는 현석이. 귀가 들리지 않던 청각장애인 수험생이었는데 그를 보면서 늘 ‘어떻게 하면 쉽게 점수를 올리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고민하던 중에 찾아낸 것이 시각화 기법의 공부였다. 모든 수업자료를 시각화해서 빔(beam)으로 칠판에 띄워 컴퓨터 자판으로 모든 설명을 입력하면서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 서울의 반대편 끝에서 지하철을 3번씩 갈아타고 수업을 들으러 왔고, 그의 노트는 언제나 열심히 공부한 흔적으로 빽빽했다.

들리지 않는 수험생이라 단어를 눈으로만 보면서 부분 부분으로 끊어 암기해야만 했다. 예를 들어, imperative(긴급한, 필수적인)라는 단어를 암기하기 위해 im/pe/ra/tive 로 끊어서 동그라미를 쳐가며 눈으로 기억하고 암기하였다. 단어시험을 위해 단어·동의어·뜻 부분으로 종이를 오려서 카드 맞추기식 수업을 하였고, 한 명의 수험생을 위한 특별 시험지를 만들었다. 3가지 방법으로 매번 영어 시험을 치렀는데 하루에 100여개의 단어 중 90프로 이상을 잘 소화하던 학생이었다. 내 박수소리가 들렸으면 싶게 시험이 끝나면 칭찬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참 열심히 공부하던 청각장애 수험생인 현석이의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잊을 수 없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밖에서 어미 닭이 쪼아주고 안에서 병아리가 함께 쪼아서, 이 두 노력이 함께 무르익어 만나는 그 순간 하나의 생명이 탄생한다는 뜻이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노력해서 같은 방향을 찾아 나설 때 그 성과를 이룬 것이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후,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구체적이고 명확한 그림을 그려보라. 망설이지 말고 당장 시작하라! 뜻이 있는 곳에 길은 만들어지게 되어 있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

▲ 청각장애인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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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공시생 2018-01-24 07:34:46
가슴에 와닿는 내용 잘 읽어보았습니다 아둔한 머리를 가지고 있었던 인물 김득신의 일대기는 마치 저의 아둔한 머리가 거울에 비치는 느낌입니다.
만 번의 반복에 빗대어 1%의 가능성이 결국 열매가 되어 돌아온다는 이치는 진리라는 확신이 듭니다. 제 자신을 믿고 끝까지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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