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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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111)
  • 박준연
  • 승인 2017.12.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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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미국 밖에서 미국 자격 변호사로서의 스킬을 연마하기

연재를 시작하고 종종 이메일을 통해 질문을 받는다. 어떤 질문은 비교적 금방 답을 할 수 있는 한편, 다른 질문은 답을 하면서도 생각이 많아진다. 최근 받은 질문 중 하나가 그랬는데, 미국 로스쿨에서 LL.M과정을 마치고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우리나라에서 법무를 담당하는 독자분의, 미국 변호사로서의 글쓰기, 리서치 등의 스킬을 어떻게 향상시키는가 하는 질문이었다. 나 역시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지역(jurisdiction)인 미국 뉴욕을 떠나, 조국인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상적으로는 업무를 통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서 변호사로서의 지식과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조직에 속해서 일을 하는 한 변호사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늘 비슷한 일을 해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을 예고없이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나 역시 정답을 알지 못하는 문제이지만 경험상 도움이 되는 방법 몇 가지를 적어보려고 한다.

먼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는 어떤 것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좋다. 소속 변호사들이 CLE (Continuing Legal Education)이라고 부르는 의무 연수 요건을 원격으로도 충족하고, 자신의 타이밍에 따라 필요한 지식 및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기 위해 회사 명의로 온라인 서비스를 구독하는 경우, 법무뿐 아니라 비즈니스 관련 뉴스 수집을 위해 데이타베이스 서비스를 구독하는 경우가 있다. 회사의 자료실, 도서관을 통해 이런 구독 정보를 파악해두면 시간이 날 때 쉽게 ‘자습’을 할 수 있다.

주변에서 개최되는 워크샵 등의 행사 정보도 파악해 두면 도움이 된다. 얼마 전 주말에는 미국의 로스쿨과 이곳 도쿄의 로스쿨 연구센터가 공동으로 개최한 협상 기술 워크샵에 다녀온 적이 있다. 이런 워크샵, 강연, 세미나와 같은 행사는 알아보면 생각보다 자주 개최된다. 이런 공지는 여러 변호사 단체 이메일 리스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심있는 변호사 단체 이메일 리스트에 가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주변에 비슷한 처지의 변호사가 있다면 함께 최근의 저널 발표 논문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일이 덜 바쁠 때 일주일에 한번, 한두 시간씩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으로 업무 분야의 최근 논문을 함께 읽은 적이 있다.

또 블로그, 팟캐스트, 트위터 등도 최신 정보와 변호사 업무 관련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미국 변호사회(ABA)에서 매년 발표하는 법무 관련 블로그, 팟캐스트와 트위터 리스트는 참고하여 흥미로운 계정은 구독하거나 북마크를 해서 시간이 날 때 내용을 읽거나 팟캐스트를 듣곤 한다. 정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많아서 어떻게 좋은 정보를 선택할 것인가가 어려운 시대인 만큼, 남의 선택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더라도 참고를 할 필요가 있다.

변호사들의 글쓰기 (legal writing)과 그 외의 방법론에 대한 책도 뉴욕에서 도쿄로 온 이후에는 되도록이면 많이 읽어보려고 하고 있다. 또 업무 분야의 실질적인 내용과 관련되는 책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서 읽고 주변에 추천을 하기도 한다. 좋은 글쓰기를 익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고, 변호사 개개인의 취향이 좌우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는 내용 따로, 글쓰기 테크닉 따로 논하는 방법론보다는 실제 사건의 문서, 내부 보고서, 이메일을 예로 사용하여 방법론을 논하는 방식을 좋아해서, 그런 종류의 책을 주로 읽는다. 하지만 미국 밖에서 미국에서 출판된 책을 고르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지 않다. 특히 내용이 무겁거나 방대하여 읽는데 시간이 걸리는 책은 고를 때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최근에 재미있게 읽고 있는 미국 검찰의 화이트 칼라 범죄 기소의 추이에 대한 책은 구입하여 읽기를 결심하기 전에 30여 분의 저자 라디오 인터뷰를 들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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