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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8)-무턱대고 공무원 시험공부하지 마라
정명재  |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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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5  17: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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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원장(공무원 장원급제)

어제 한 수험생이 찾아왔다. 공무원이 되고자 준비한 것이 어느 덧 3년이 넘어섰으며, 이제는 방향을 잡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며 현실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무턱대고 시작한 공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면 되겠지 생각하며 시작한 공부가 바로 장수생의 길로 접어든 공무원 시험공부였다.

필자가 만난 700여 명이 넘는 수험생들 중에 공부연차가 5년이 되는 수험생이 상당수였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공부하는 것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된 수험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무원 수험생들의 현실을 살펴보고 그 대책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자.

   

1997년 외환위기로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인기는 높아졌다. 2001년까지 대한민국은 초유의 사태인 국가 부도위기를 겪으며 이전까지는 다른 학습효과를 경험한 것이다. IMF 이전에는 공무원의 인기가 그리 높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면 자연스럽게 직장을 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사회였기에 대학생활을 충실하게 하여 학점(學點)을 이수(履修)하면 사회로 진출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났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2017년의 대한민국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필자가 노량진에서 상담을 진행하며 수험생들 틈에서 지낸 지도 3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만난 수험생들 중에는 수험생으로 지낸 지 10년이 된 분도 있었고, 초보 수험생으로 이리저리 방황하다 3개월 만에 수험가(受驗街)를 떠난 이도 있었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연(事緣)이 스쳐 지나간다. 수험생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공부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가 안 된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 당신이 피겨스케이팅을 배우고 싶고, 전국체전 또는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희망이 생겼다고 생각해 보자.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먼저 피겨스케이팅을 배울 곳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운동을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자신이 부족하고 한계에 다다른 시기가 올 것이다. 코치의 따끔한 조언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재주가 없다고 핀잔도 들을 수 있다. 스포츠는 재주와 끼가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누구나 김연아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던가.

공부에 있어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부에도 끼가 있어야 하고,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에디슨은 말했다. 공부에도 1%의 끼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전혀 공부에 관심이 없던 수험생이 어느 날 공무원이 되겠다고 결심을 하였다.

책과 가까이 한 기억도 많지 않고, 공부 에 관심도 없던 어린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할 나이가 되어 직장으로 공무원을 생각하여 공부를 시작한 것이었고 일단 시작하면 누구나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7년이 되어 가는 수험생을 노량진에서 만났고 아직도 그녀는 노량진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오늘도 서점에 들러 책을 살피고, 그동안 보던 손때 묻은 교재는 멀리한다. 수험생들과의 대화에서 오가는 수험정보에 의지해 학원을 바꾸고 강사를 탓하며 더 좋은 강사와 책을 찾아 나선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실수를 7년이나 하고 있는 것이다. 2년 전 만났을 때에도 그러했고, 어제도 그러했다. 공부방법이 잘못되었고 이를 개선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지만 오랜 수험생활에서 젖어든 타성(惰性)은 늘 같다.

필자는 오래된 수험생을 여러 명 합격시킨 경험이 있다. 6년차 수험생을 3개월 만에 합격시켰고, 3년차 수험생을 6개월 만에 합격시켰을 때, 그 방법을 묻는 수험생이 많았다. 수험생활을 오래한 학생에게는 공통된 습성이 있다. 고집이 무척 세다는 것이다. 남의 말을 귀 담아 듣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고 합리화하려는 것이 그것이다. 조언도 들을 뿐 실천하지는 않는다. 공부를 무조건 많이 하고 오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았다. 그들이 가진 99%의 절망이 아니라 1%의 가능성을 알아주고 99%를 채우는 것이 나의 역할이었기에 그들의 장점인 고집을 활용하기도 하였다.

장수생으로 살아가다 필자를 만나 합격하기 위해 도움을 청하러 오는 수험생들에게는 처방을 하나 내린다. 공부를 하지 마라는 것이다. 그러면 대뜸 묻는다. “공부하러 왔는데 왜 공부하지 말라고 하시나요?” 잘못된 공부를 할 바에야 차라리 공부하지 말고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하라는 뜻이었다.

시장에 가서 장을 봐도 좋고, 영화를 봐도 좋다.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방에서 놀아도 좋고, 음악을 들어도 좋다. 무의미할 것 같은 시간을 보내도록 한다. 수업만 듣고 그냥 쉬라고 수험생에게 주문한다. 단지 그것이다. 시험에 떨어진 것을 확인하는 바로 그 순간, 바로 다음 준비를 하는 수험생이 많다. 불합격을 확인한 당신은 어떠했는가? 실패에 대한 분석과 자기성찰의 시간이 필요할 시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험생은 의외로 많지 않았고 바로 자신이 생각하는 공부방식을 수행한다. 더 많이, 더 독하게, 더 열심히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장수생에게 물었다. 만약 신(神)이 있어 당신에게 시간을 만들어 준다면 얼마큼의 시간을 주면 합격할 수 있냐고 물었다. 이제 그대가 답을 할 시간이다. 놀랍게도 이 질문에 장수생의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시험공부를 하는 초보 수험생 그리고 수험생활에 너무나 지친 장수생이 이 글을 본다면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무턱대고 공부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공자의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공자가 진(陳)나라를 지나갈 때의 일이다. 어떤 사람에게 진귀한 구슬을 얻었는데, 하나의 구슬 구멍에 실을 꿰려고 했지만, 구멍이 아홉 구비나 구부러져 있어 도저히 실이 꿰어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공자는 문득 아낙네라면 실을 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뽕을 따고 있던 한 아낙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 아낙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꿀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공자는 그 말대로 차분히 생각한 끝에 무릎을 탁 쳤다. 그러고는 나무 밑에서 개미 한 마리를 붙잡아 그 허리에 실을 잡아맸다. 그런 다음 개미를 구슬 한쪽 구멍으로 밀어 넣고, 반대편 구멍에는 꿀을 발라놓았다. 개미는 꿀 냄새를 좇아 반대쪽 구멍으로 나왔다. 그래서 실이 꿰어졌다.

공자는 특히 배우는 일을 매우 중요시했으며, 배움에서는 나이의 다과(多寡)나 신분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스승으로 삼았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공자의 유명한 말은 그의 학문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공무원 수험생이 되기로 결심하였고 합격생이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무턱대고 공부를 시작하지는 말아야 한다. 공무원 수험가에서 진정한 스승을 찾고 그의 말에 경청하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도 많은 수험생들은 합격수기를 찾아 읽고 익명(匿名)의 노하우를 신뢰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공부법도 참 많다. 대부분의 합격수기는 자신의 입장에서 서술된 것이 많다. 참고는 할 수 있지만, 결국은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아야 하고, 그것을 배우고 익혀 자신의 공부법을 찾아내야 한다.

필자의 공부법은 책 1권만 보라는 것이다. 많은 책을 구입하여 공부를 하지만 모두 기억할 수는 없는 일이고, 두꺼운 책으로 공부한들 끝까지 공부하는 수험생은 많지 않다. 필자 역시도 많은 강의와 두꺼운 교재로 공부하라고 하면 지금까지도 독서실 한 구석에서 불을 밝히고 공부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라고는 2개월밖에 없던 절박함이었다.

원서 사진을 찍을 돈 만 원이 없었던 사업 실패의 시기에 공부를 하기로 결심하였다. 10년이 걸려도 안 될 일이라면 두 달이라고 불가능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1시간을 하루처럼 쓴 날들이었다. 그래서 책은 한 권만 보았고 두꺼운 책은 엄두가 나지 않아 되도록 얇은 책을 반복하여 읽고 생각을 하였다.

“왜?” 이렇게 쓰인 것인지, “왜” 정답이 이것인지를 생각한 것이다.

오늘도 필자에게 상담문의가 왔다. 마흔이 넘어 시작한 공부가 실패를 하다 보니 어느 덧 해[年]를 넘겨간다고 하소연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에 관심을 두고 수험가(受驗街)를 찾는다. 공무원 시험공부, 절대로 무턱대고 시작하지는 말자. 공부를 시작하기 전 충분한 준비를 한 후 시작해야 한다. 무턱대고 시작한 공부가 5년이 되어 가는 수험생의 한 해가 저문다.

또 한 해를 보낸다 해도 합격할 자신이 없다면 잠시 멈춰도 좋다. 공부를 하지 말고, 가던 길을 멈춰라. 그리고 잠시 흔들리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돌아온 길을 물끄러미 쳐다보라. 그 길이 당신의 길이었고 그 길에 당신의 진심(眞心)과 땀이 배어있는지를 생각해 보라. 만일 당신이 초보 수험생이라면 많이 물어보고 알아본 후, 그 다음에 시작하라. 그때도 늦지 않았으니 절대로 무턱대고 서둘러 공부하지는 말자.

총알처럼 100미터를 질주하는 우사인 볼트나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달리기 시합에 출전하는 아이들 모두, 출발 전 행하는 동작이 하나 있다. 바로 큰 걸음을 내딛기 전 숨을 고르고 마음을 다잡으며 몸을 웅크리는 것이다. 곧게 펴진 활에서 화살이 날아가지는 않는다. 화살은 활이 얼마나 휘어졌는가에 따라 더 멀리, 더 힘차게 날아가는 법이란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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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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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2017-12-13 15:46:41

    공부도 재능이 있어야한다. 왜 사람들은 스포츠선수는 타고나야한다면서 공부는 노력만하면 다 가능하다고 할까? 필자 말대로 1%끼가 만드시 있어야한다. 어려운 시험일수록, 대학에서 전공을 깊게 팔수록, 이 1%끼가 점점 더 중요해진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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