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크레도, 헌법 개정 논의에 목소리 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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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크레도, 헌법 개정 논의에 목소리 보태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7.11.22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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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법이슈 연구하는 법전문가 단체
여러 개헌안 분석 후 자체 개헌안 제시

[법률저널=김주미 기자] 개헌안의 밑그림을 그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22일부터 본격적으로 개헌 논의에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도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매주 두 차례, 총 여섯 번에 걸쳐 전체회의를 갖고 쟁점에 대해 집중 토론을 하게 되는 국회 개헌특위에서는 첫주에 기본권, 2주 차에 지방분권과 경제·재정, 3주 차에 사법부와 정당·선거 및 정부형태(권력구조)를 논한다.

지난해 11월 창립총회를 갖고 12월 창립을 선언한 사단법인 크레도(대표 남윤재)는, 이 같은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연구용역을 시행한 끝에 개헌안을 마련,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크레도는 앞서 지난 9일, 좀 더 많은 의견들을 집대성해 완성도 높은 개헌안을 만들기 위해 ‘개헌안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다양한 법 전문가가 참여해 논의의 깊이를 더했다. 연구용역을 맡은 홍익대 법학과 음선필 교수와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정영화 교수가 각각 담당한 부분을 발제했고, 홍완식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종훈 홍익대 법학과 교수, 전윤성 사단법인 크레도 미국변호사가 토론자로 나섰다.

한편 사단법인 크레도는 사회 이슈들을 국내외법이 어떻게 규정하는지 연구하고 창의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법률 전문가 단체로서, 양질의 연구정보 제공 활동을 통해 시민사회에서 법에 대한 신뢰를 세우고, 법으로 사회 각 분야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논의의 배경은...
 

▲ 지난 9일 열린 개헌안 포럼 당시 모습 / 사진 김주미 기자

사단법인 크레도가 제시한 개헌안 서두에서는 “(1987년 헌법이 제정된 이후) 30년 세월이 지난 지금, 현행 헌법이 여러 국가적 과제의 수행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는지 냉철히 검토할 필요가 있고, 오늘날 세계화·정보화의 흐름에 따라 우리의 사회질서와 국가구조를 새로이 변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며 “현행 헌법이 이 같은 시대적 변화에 걸맞은 옷을 입고 있는가를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된다.

특히 “개헌 논의가 우리 사회가 가진 도덕적 가치체계에 따른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여 이뤄지는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까지 나와 있는 여러 개헌안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대안으로서 개헌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한다.

(사)크레도가 이번 개헌안 제시를 위해 비교·분석했다고 밝힌 기존의 개헌안으로는 제20대 국회 개헌특위 제출안, 제19대 국회 헌법개정자문위원회 제출안, 제18대 국회 헌법연구자문위원회 제출안, 대화문화아카데미 제출안 등이 있다.

헌법개정은 새로운 가치체계의 형성 또는 기존 가치체계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국가과제 및 그 우선순위가 재조정되며, 정치적 역학관계 또한 재편성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기에 각 개헌안이 국가개조의 목표로서 내세우는 일정한 지향점은 그 논리적 전제가 되는 동시에 당해 개헌안에 대한 평가를 정확하게 내릴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되므로 눈여겨 볼 지점이다.

2017 국회개헌특위 개헌안의 지향점
vs 크레도 개헌안의 지향점

2017년 국회 개헌특위는 개헌의 지향점 및 목표로서 총 11개의 주요 의제를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국가정체성 및 국가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를 명확히 하기 위해 전문 및 총강 개정의 필요성 논의 △자유·평등 등 헌법가치 강화를 위한 현행 기본권 조항 개선 △위험사회·정보화 사회 등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국민의 이익을 충실히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기본권 논의 등이다.

또 △지방자치에 근거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중앙집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입법권·재정권 등 중앙과 지방의 권한을 새롭게 배분 △국가재정에 대한 국회의 감시·감독권을 강화하고 예산의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재정제도 개편방안과 경제민주화 조항의 강화 방안 검토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분권과 협치에 기반한 정부형태로 개편 등도 지향점으로 삼았다.

나아가 △국회의원 책임을 강화하면서 법률안 제출권자 범위를 조정하고 양원제 도입 검토 △대통령 선출 및 임기 제도를 개선하고 국무총리 제도의 체계정합성 검토 △정당제도의 민주성과 선거제도의 비례성 강화 방안 검토 △대법원장·대법관·법관·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검찰총장 선임방식 개선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헌법개정절차의 변경 또한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사)크레도가 제시한 개헌안은 헌법의 목적을 ‘인간의 존엄성’으로 설정, 인권은 인간 존엄성 구현의 수단이자 인권은 인간 존엄성에 근거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인간 존엄성의 또 다른 수단이 되는 자유와 사회성에 대해서는 “인간은 자유 안에서만 선을 지향할 수 있다”며 “지나친 평등 주장은 공동선에 대한 각자의 책임을 망각하게 하고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개인주의에 빠지게 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회생활의 근본가치가 되는 헌법원리로는 공동선과 보조성, 연대성의 3요소를 제시했다. 먼저 공동선이란 ‘집단이든 개인이든 충만하고 용이하게 자기완성을 추구하도록 하는 사회생활 조건의 총화’로, 모든 사람은 이 공동선을 추구하여 얻는 사회생활의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기에 정치권력이 존재하는 이유도 이 공동선에서 찾아진다.

다음 보조성(보충성)의 원리란, 개인의 창의와 노력으로 완수될 수 있는 것을 개인에게서 빼앗아 사회에 맡길 수 없는 것처럼 한층 더 작은 하위의 조직체가 수행할 수 있는 기능과 역할을 더 큰 상위의 집단으로 옮기는 것이 옳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다.

보조성의 특징 중 하나가 ‘구성원의 참여’로, 이에 따라 특정 형태의 중앙집권화·관료화와 복지 지원을 반대하고, 공적 기능에 대한 국가의 부당하고 과도한 개입을 반대할 수 있게 된다.

끝으로 연대성은 인간의 천부적인 사회성, 모든 인간의 존엄과 평등한 권리, 그리고 일치를 향한 개인과 집단의 공동 노선을 특별히 강조하는 원리다.

개인간, 집단간, 상호간의 관계를 지배하는 억압구조는 이 연대성 원리를 바탕으로 극복할 수 있다. 즉 법률, 시장의 법칙, 사법체계 등의 수립과 적절한 작동을 통하여 사회의 억압구조를 연대성의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각 논점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헌법의 체계 논의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총강의 존치 여부다. 현행의 장·절 체계를 유지하되 총강을 정비할지 또는 총강의 장을 없애고 기존 내용을 다른 장으로 이관할지 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이 대립된다. 기본권의 유형화와 배열 순서를 변경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도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이 논점들에 대해 (사)크레도는 “총강은 존치, 기본권 배열순서는 자유권적 기본권→사회적 기본권→청구권적 기본권 순서로 바꾸는 것이 논리적 구조에 더 적합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헌법의 이념과 방향을 담는 헌법 전문에 대해서는 ‘전문에 시대상황에 맞는 내용을 새로이 추가할 것인지, 그렇다면 그 내용은 무엇일지’와 ‘현행과 같이 하나의 문장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의미에 따라 여러 문장으로 구성할지’가 논점이 된다.

이에 대해 (사)크레도는 전문에 명시적으로 포함될 헌법적 가치로는 ‘인간 존엄성’, ‘개인의 자율’, ‘사회적 연대’를, 국가적 과제로는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 심화’, ‘자유롭고 창의적인 복지국가 건설’, ‘평화통일’, ‘인류공영에의 공헌’을 들었다.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바는 ‘행복’과 ‘평화’이며, 이러한 개인의 행복과 사회·세계의 평화는 항구적인 목표라는 시각을 보였다.
 

단체 사진

기본권 부분에서 특징적인 의견으로는 제7조 공무원조항에서 제2항을 신설하여 공무원의 헌법준수의무와 청렴의무를 명시하게 했다. 기존의 제2항은 제3항으로 이동한다.

제8조 정당조항에 대하여는 많은 논란이 있어온 바, (사)크레도는 제1항에서 정당의 설립뿐 아니라 조직과 활동의 자유까지 선언하고, 제2항에서 정당의 조직은 국민의사를 형성하는 것뿐 아니라 대변하기도 위함임을 규정했다.

또 제3항에서는 기존 제4항에서 규정하던 위헌정당해산을 함께 규정함과 동시에 위헌의 판단기준을 ‘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명확하게 축소했다. 뿐만 아니라 위헌정당해산의 법적 효과도 명문화했다.

제4항에는 정당에 대한 국가보조금 지급 및 투명성과 책임성을 위한 규정을 뒀다. 이는 독일 기본법 제21조 제1항을 참조한 결과다.

제9조 문화조항에 대해서는 ‘문화의 창달’ 대신 ‘문화의 자율적인 창조와 진흥에 힘쓰며 모든 국민의 균등한 문화향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거나, 아니면 규정 자체를 삭제하는 의견도 2안으로써 제시했다.

평등권 및 평등원칙에 관한 제11조에 대하여는 “현행 규정을 전체적으로 유지하되 차별금지사유로는 국민적 합의가 명백히 이뤄진 사항만을 신중하게 추가하자”고 말했다. 즉 국민적 합의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을 경우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사)크레도는 장애와 언어를 차별금지사유로서 새로이 추가할 수 있다고 봤으며, 추가적으로 ‘국가는 부당한 차별을 개선하고 또한 양성평등의 실질적 실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밖에 제24조 선거권 조항에서 ‘선거권’에 더하여 ‘국민투표권’을 규정할 것, 혼인의 정의는 남녀(양성)간 결합임을 전제로 헌법 차원에서 혼인의 정의를 남자와 여자의 결합으로 명시할 것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통치구조 및 기타 부분에 대하여는 무엇보다 권위주의 정치문화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국회와 대통령 및 법원의 권력분산 내지 권한 제어를 반영해야 한다는 시각을 전제했다.

현재의 경제제도와 행정체계가 지난 1970년대 권위주의 모델 자체를 답습하여 축적되어 있는바, 이에 상응한 정부와 국회 및 법원의 구조개혁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회의 권한 분산과 의원의 특권 제한을 위하여는 현행 단원제에서 양원제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대통령 권한의 견제 및 축소를 위해서는 임기를 4년으로 하되 1차 연임을 허용하고 부통령제로 전환한다.

사법부에 대하여는 제왕적 대법원장 권한 축소, 군사법원 폐지 등을 제안했으며 지방자치 강화를 위해 지방자치기본법 제정을 제시했다.

끝으로 경제질서와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현행 헌법 제119조에 대하여는 ‘국가는 개인과 기업 및 단체의 경제적 자유와 창의를 보호하고, 자유로운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경제질서를 존중한다’ 정도로 규정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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