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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권위주의 시대의 유산과 개혁과제
김종민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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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0  10: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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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변호사 / 법무법인(유한) 동인 

전국의 검찰은 국회의원과 4급 이상 공무원의 범죄, 공안사건, 정부시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건, 특히 사회의 이목을 끌만한 중대한 사건 등에 관하여 법무부장관과 상급검찰청의 장에게 보고를 하여야 한다. 정부시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만한 사건은 집시법위반 사건, 노동정책에 영향을 미칠 중대사건, 기타 정부 시책에 현저히 위배되는 사건을 의미한다. 소요의 발생 기타의 사유로 사회적 불안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경우, 정당·사회단체의 동향이 사회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정보보고도 하여야 한다.

이러한 검찰의 보고의무는 법무부령인 검찰보고사무규칙에 근거해 이루어지는데 1981년 12월 24일 5공 정권에 의해 제정된 대표적인 검찰 통제장치라는 것이 문제다. 위 규칙 제2조는 각급 검찰청의 장이 상급검찰청의 장과 법무부장관에게 동시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고 심지어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법무부장관에게 먼저 보고한 후 상급검찰청의 장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의 중요 수사상황은 내사착수 또는 형사입건 단계부터 법무부 검찰국에 보고되고 다시 법무부를 거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된다.

검찰청법상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검찰총장에 대해서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전국 검찰의 정보보고를 바탕으로 법무부가 비공식적으로 중요수사에 관여해 왔고 우병우 민정수석의 경우처럼 청와대가 직접 수사에 개입하였다는 의혹도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검사 인사권을 행사하는 우리의 경우 정권의 의중을 반영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고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수사,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결코 쉽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었다. 정권의 뜻에 거스르는 수사를 하는 순간 곧바로 다음번 인사에게 한직으로 배제될 수 있고 채동욱 검찰총장의 경우처럼 검찰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하기 때문이다.

2차 대전 당시 나치와 파시스트 정권에 의해 검찰의 정치도구화를 뼈저리게 경험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종전 후 헌법 개정을 통해 판사와 검사의 인사와 징계를 관장하는 최고사법평의회를 헌법기구로 신설하여 대통령과 총리의 인사권을 배제 또는 제한하였다. 프랑스는 2013년 법무부장관의 검찰에 대한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전면 폐지하였고 스웨덴과 핀란드는 검찰총장이 일선 검찰에 대한 구체적 사건의 수사지휘를 금지하고 있다. 검찰제도의 국제표준인 2000년 유럽평의회의 ‘형사사법제도에서의 검찰의 역할’ 권고에서도 검사의 인사는 물론 법무부와 상급 검찰청의 서면지휘 원칙 등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검찰개혁위원회가 설치되어 활동 중이다. 검찰개혁의 목표는 국민의 신뢰받는 국민의 검찰로 바로서는 것이다.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개혁을 통해 형사사법 정의를 확립하고 사회안전을 확보하며 부정부패를 효과적으로 근절시켜 나가야 하는 것도 과제다. 검찰 과거사 청산, 법무부의 탈검찰화, 공수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한 개혁도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검사 인사제도와 검찰보고사무규칙처럼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부적절한 유산과 단절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다. 검찰의 정치도구화를 가능케 했던 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혁 없이 진정한 검찰개혁은 요원하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도 검찰의 권한남용을 방지하고 과오에 대한 책임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조화롭게 마련하는 것이어야 한다. 검찰의 독립 없으면 공정함이 없고 공정함이 없으면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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