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시험 발표를 기다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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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시험 발표를 기다리는 방법
  • 법률저널
  • 승인 2004.09.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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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 2차시험 합격자 발표는 보름 가량 남겨두고 있고, 사법시험은 60여일로 당겨졌다. 지금쯤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수험생들의 마음은 불안과 초조함으로 편치 않을 것이다. 떨어지면 말할 것도 없이 또 한번 심신이 괴로울 것이고 붙더라도 사법시험의 경우 주가가 예전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로스쿨제도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이고 보면 변호사 대량으로 쏟아지는 시대가 눈앞에 펼쳐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의 고충에 대한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합격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경사가 아니라는 것이 고시촌 수험생들의 분위기이다.


올해 시험 결과에 희망을 두고 있는 수험생이든, 내년 2차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는 수험생이든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양자 모두 법서가 손에 잡히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만족할 만한 답안을 쓰지 못한 수험생들은 그동안 뿌린 땀의 노력이 말짱 헛것이 되었다며 내심 자신에 대한 원망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수차례 경험이 있었던 수험생이라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험전이나 시험이 끝난 지금이나 수험생의 신분이라는 것은 최종 관문을 통과하기까지는 항상 괴로움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합격 자체로 모든 고통에서 해방될 것 같지만 기실 합격한 이후에 넘어야할 더 많은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쯤은 상식이 된 요즈음 이래저래 뒤숭숭한 기분에 휩싸여 세월을 까먹고 있다. 그러나 합격한 다음에 다가올 치열한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든, 떨어진 다음에 또 한번 치르게 될 수험전쟁을 염두에 둔 것이든 심신을 추스르고 재충전하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국제화시대에 유용한 쓸모에 대비해서 영어회화를 시작해보는 것도 지금까지 해온 딱딱한 법서 공부에 비하면 차라리 휴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빗장을 풀고 법서가 아닌 교양서나 소설류에 심취해보는 것도 권할 만한 일이다.


난세의 영웅들이 헤쳐나간 삶의 고초를 그리고 있는 삼국지와 같은 역사소설을 다시 한번 일독해보는 것도 새삼 와닿는게 많을 것이다. 에도에 막부를 개설하면서 일본천하를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소설 ‘대망’에서 소수군벌가문 출신의 그가 겪은 갖은 고초와, 그의 어머니로 묘사된 기구하고도 애절한 일본여인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절절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해 보는 것도 역사 속에서 오늘을 사는 지혜를 배우는 일일 것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규탄하는 국민 여론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구려 관련서 출판이 부쩍 늘었다. 이런 책 읽기를 통해 우리 역사 고구려를 새롭게 만날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수험생들의 사고는 오랜 수험기간동안 ‘암기의 강박관념’과 ‘자기억제’라는 어두운 감옥에 갇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메마른 감성에 지적 충격을 주고 정신적 휴식과 자유를 찾아 자신을 돌아볼 시기가 꼭 필요하고 그때가 지금일 수도 있다고 믿어진다. 


이제 고시란 출세나 일확천금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도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평생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갖고자하는 직업의식의 발현이자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비쳐지고 있다. 최근 고시준비생의 연령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으며 나이 어린 수험생들이 신세대다운 직업관을 피력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 데서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고시를 보는 세상의 시각도, 고시에 뛰어든 수험생들의 시각도 달라져 가고 있는 요즈음 합격의 기득권을 기다리는데 연연할 일이 아니라 무엇이 자신의 ‘웰빙’을 위한 것인지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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