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보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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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 보스니아
  • 제임스 리
  • 승인 2017.08.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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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2012년 10월, 여행 첫째 날
보스니아의 공식 국명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인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보스니아 내전을 통해서 20만여 명이 사망하고, 300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한 후유증은 이번 여행을 통해서도 여러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보스니아 국경에서의 검문을 통과 한 후, 약 한 시간 정도 더 달려 도착한 보스니아의 ‘모스타르’. 모스타르 버스터미널에 내린 시각은 밤 8시가 넘어 어디가 어딘지 알 길이 없어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물어물어 적절한 호스텔을 찾아내었다. 4명이 같이 묵는 방을 1인당 10 유로(약 15,000원)에 합의를 보고는 짐을 풀었다.

마침 같은 방 건너편 침대에 있던 20대 초로 보이는 세르비아 남학생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컴퓨터 음악을 통해 열심히 듣고 있는 것을 보고는 나는 괜히 흐뭇한 미소가 얼굴에 지어졌다. 그 학생은 ‘나보고 한국에서 왔느냐?’고 물어서 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

나는 일단 저녁을 먹기 위해 숙소 근처 골목을 찾아다녔는데, 거리마다 TV 앞에 삼삼오오 모여서 유럽 축구에 열광하고 있는 보스니아 청년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행히 가게 한 곳이 아직 문을 닫지 않고 있어 그 곳에서‘케밥’을 시켜 먹은 후, 바로 옆에 있는 관광 명소인 ‘Old Bridge(스타리모스트)’에 도착해서 야경을 열심히 가슴에 담았다.
 

▲ Old Bridge 모습

크로아티아계(가톨릭)와 보스니아계(이슬람)주민들이 지금도 다리 하나를 마주하고 살고 있는데, ‘평화’를 상징하는 이 다리는 2005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나는 내일 다시 이곳에 올 생각을 하고 숙소로 돌아가서 향후 일정을 점검하였다.

여행 둘째 날,
아침에 서둘러 일어나 어제 밤에 살짝 보았던 Old Bridge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그곳으로 가는 길가 곳곳에는 크로아티아와의 전쟁 흔적이 수많은 건물에 남아있었는데, 총탄 및 포격자국과 길을 가다가 자주 마주치는 수많은 묘지 등에서 아직도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Old Bridge에 도착하였는데, 우연히 이곳 ‘코소보’에서 선교활동을 하신다는 한인 선교사님과 목사님 일행을 만나 여러 가지 이곳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고는 헤어졌다.
 

▲ 바자르 (시장)

이 다리 근처에는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 식당, 카페들로 가득했다. 이곳은 중세시대 마을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으며, 골목길 바닥은 ‘호박돌’을 일일이 박아 만들었기에 잘못하면 미끄러질 정도로 반질반질 하였다.

‘Don’t forget ’93...’ 크로아티아와의 내전의 비극을 잊지 말자는 슬로건이 이곳저곳 눈에 띄었다.

시계를 보니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기에, 부랴부랴 버스터미널로 가서 수도 ‘사라예보’로 10시에 출발하는 버스표를 끊었다. 문제는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시계를 들여다보니 출발시간인 10시가 다 되었는데도 일반버스가 오지 않고 조그만 미니버스가 왔기에 ‘사라예보로 가느냐?’고 묻자 운전기사가 ‘맞다’고 해서 반신반의하면서 미니버스 맨 뒤에 자리를 잡았다.

대형버스 대신 봉고 크기의 미니버스를 한 국가의 수도를 오가는 정규버스 노선으로 운행하는 모습에, 작년 초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바알벡’으로 넘어가는 버스도 봉고버스라서 놀랐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버스 창문으로 보이는 보스니아 지역 자체는 높은 산맥들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한국의 강원도 두메산골을 굽이굽이 달리는 느낌을 주는 특이한 산악 지형을 눈으로 한껏 즐길 수 있었다. 보스니아 영토의 70~80% 이상이 산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런지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평지 대신에 ‘디나르 알프스’의 아름다운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사라예보’는 마치 터키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옛 오스만제국의 영향력이 고스란히 배어있었다.

약 40년 전 즈음에 이곳에서 개최된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서 ‘이 애리사’선수가 세계를 제패한 것과, 북한 ‘김정일’의 손자인 ‘김한솔’이 이곳 국제학교에 다닌 사실이 언론에 부각됨으로써 한국인들에게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곳이다.

생각보다 활달한 도시풍경을 즐기며 다음 목적지인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로 향하는 국제버스표를 예매하고는 시내 이곳저곳을 여유 있게 다녔다.
 

▲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사건'이 벌어졌던 라틴다리

그 중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인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사건’이 벌어졌던 ‘라틴 다리’가 가장 대표적이었는데, 당시 저격수였던 세르비아계 학생 ‘가브릴로 프린치프’는 한국의 ‘안중근 의사’처럼 지금도 변함없이 국민들로부터 추앙을 받고 있었다.

우연히 만난 현지 여학생들에게 길을 물어보자 ‘동양인은 아주 드물게 본다’면서 수줍은 듯 얼굴이 빨개지더니 이내 저 멀리 도망을 갔다.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이 아직도 존재하는 느낌을 받았다.
 

▲ 사라예보 시내에서 만난 여학생들

날도 어둑어둑해져서 ‘바자르(시장)’ 근처에 있는 별 3개짜리 호텔에 묵었는데 방 청결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 호텔매니저를 불러 방을 바꿔달라고 컴플레인을 해서, 같은 값으로 훨씬 더 좋은 방을 재배정 받아 오랜만에 배낭여행자로서는 누릴 수 없는 VIP대접을 받으며 편안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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