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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법정이야기(80) -보고 의무
신종범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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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9  1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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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법률사무소 누림 변호사 
http://nulimlaw.com/
     
sjb629@hanmail.net    

군법무관으로 임관하고 첫 해 사단 법무참모를 나가게 되었다. 법무참모는 지휘관을 보좌하고 관할 내 군 형사사건과 징계사건을 담당한다. 참모직이 거의 끝나갈 즈음 사단 소속 전방 부대에서 총기가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총기만 없어졌다고 보고가 올라왔다.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GOP 지역이라 부대 내 어딘가에 있을 것이고 곧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그런데 얼마 후 실탄까지 없어졌다는 보고가 올라 오더니 나중에는 수류탄까지 없어졌다는 것이다. 사태는 심각하게 전개되었고 이제는 외부인에 의한 피탈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을 해야 했다. 부대원들을 조사하고 부대 내 재래식 화장실까지 뒤졌지만 잃어버린 총기와 실탄 등은 나오지 않았다.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 들었고, 잃어버린 총기에 의한 2차 사고의 우려도 커졌다. 시간이 한 참 걸리긴 했지만, 다행히 범인은 검거되었고 총기, 실탄, 수류탄도 빠짐없이 찾을 수 있었다. 범인은 그 부대에서 근무하고 전역한 사람이었다. 가까스로 범인을 잡을 수는 있었지만, 처음에 좀 더 정확한 보고가 이루어 졌다면 좀 더 일찍 범인을 잡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범인이 계획한 총기 휴대 강도 사건이 벌어지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군단법무참모를 하면서 또 한번의 야전생활을 하였다. 이번에는 사단의 상급 부대인 군단에서 참모직을 수행한 것이다. 큰 사고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사단참모를 할 때 처럼 보직이 마무리될 즈음 사건이 터졌다. 군단이 지휘하는 훈련 도중 도하작전을 준비하던 장교와 병사들이 강물에 빠져 장교를 포함하여 몇 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사고 발생 지점에서는 보트를 들고 강가를 도보로 이동하는 것으로 최초 계획되어 보고 되었는데 실제로는 시간 단축을 위해 급류가 발생하는 사고지점을 보트를 타고 지나가다 사고가 나고 말았던 것이다. 만약 처음에 보고한 대로 실행하였거나 그 보고와 달리 실행하고자 하여 지휘관에게 보고한 후 지시를 기다렸다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다른 조직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군에서의 보고는 생명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잘못된 보고로 인한 부적절한 결정은 군인들의 목숨은 물론 국민들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군에서는 보고의 중요성을 군인이 된 순간부터 각인시키고 있다. 군에 들어와 입대를 보고한 순간부터 어디를 가더라도, 누가 오더라도, 어떤 물자가 들어오거나 이동하거나 모두 빠짐없이 보고를 하도록 교육 받는다. 보고는 반드시 사실에 근거하여 의사결정권자가 알아야 할 사항을 빠짐없이 보고하여야 한다는 것도 교육 받았던 것 같다. 군대에서 하루의 일과는 일조점호 보고로 시작해 일석점호 보고로 마무리 되듯 수 많은 보고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보고를 토대로 지휘관이 의사결정을 하여 부대를 지휘하고 통솔하게 되는데, 만약, 잘못된 보고가 올라 오거나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이 보고 되지 않는다면 지휘관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 부적절한 부대 운영이 이루어지게 된다. 군형법에서는 군사(軍事)에 관하여 거짓 명령, 통보 또는 보고를 한 경우에 평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을, 전시에는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고, 보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직무상의 의무위반으로 군인사법상 징계사유에 해당하게 된다. 좋지 않고, 불편한 사항이라도 빠짐없이 지휘관에게 보고가 이루어지는 부대는 큰 사고 없이 건강하게 부대가 운영되고 사고가 나더라도 조속히 수습하지만, 보고자가 보고하고 싶은 사항만, 지휘관이 듣고 싶어 하는 사항만 보고가 이루어지는 부대는 언제가는 큰 사고가 나게 되고, 사고 수습마저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국방부가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일부 보고를 누락하였다는 소식이 있었다. 지금까지 전해진 바로는 보고서 초안에 있었던 국내에 반입된 미사일 개수를 최종 보고서에서는 삭제하였고, 구두로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미간에 비공개로 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보고 사항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주권과 대통령을 국군통수권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 않았느냐 하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단순히 TV 시청자나 신문 구독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위에 대한 문제를 결정할 최종결정권을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사람이다.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자는 명목으로 도입된 미군 운영의 장비로 우리나라의 부지가 무상으로 제공되고 그 배치에 대하여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의 반대가 여전할 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하는지 등 법률적으로도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국방 및 외교 안건으로 빠짐없이 보고가 이루어져야 할 사항인 것이다. 국방부는 당연히 국군통수권자이지 국가원수인 대통령에게 미사일 개수 뿐만 아니라 현재의 상황에 대하여 공식적이고 정확한 보고를 하여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받아 그에 따른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과연, 국방부가 보고 사항인지 몰랐을까? 이번 국방부의 보고 누락 사건은 군기(軍紀) 뿐만 아니라 국기(國紀)와 관련된 사안이다. 철저한 진실규명과 함께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분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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