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수 사랑샘 강연- “20대라면 정면 승부하는 용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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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수 사랑샘 강연- “20대라면 정면 승부하는 용기 필요”
  • 법률저널
  • 승인 2004.08.3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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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신림동 고시촌 사랑샘에서 장승수 사법연수생(제35기)이 ‘힘든 일을 할 때 내가 먹은 마음 가짐’이라는 제목의 강연 내용을 발췌 요약했다./편집자 註


프로필

지난96년 막노동일을 하면서 주경야독으로 고교졸업 6년만에 서울대 인문계열 및 법대 전체 수석을 차지한 장승수씨가 올해 치러진 제45회 사법시험에 최종합격 입학당시 밝혔던 자신의 꿈을 이루어냈다. 11살 때 아버지를 여윈 그는 어머니를 봉양하고 동생 대학등록금과 자신의 대입 준비 비용을 대기 위해 고교를 갓 졸업한 후부터 물수건 배달원 택시운전사 막노동꾼 등 갖은 작업을 전전하며 돈벌이를 해야만 했다.

대학에 입학한 그해 그는 자신의 수험기를 모아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과연 공부가 가장 쉽다고 느꼈을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을까요? 그런데 공부가 어떻게 쉽게습니까? 남들이 만들어낸 이론을 완전히 이해한 후 그에 대한 내 나름의 생각을 끌어내 정리하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러나 그는 “공부는 내가 25세 될 때까지 해본 것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대학1학년 때 취미로 권투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지난 2000년 프로복싱 슈퍼플라이급 테스트를 통과했을 만큼 수준급 실력도 지녔다. 내년 1월 신인왕전 출전 권유도 받았지만 연수원일정과 겹칠 것 같아 고민 중이다. 그는 지독하게 가난했던 20살의 희망을 찾기 위해 대입을 준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가난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건 동생 승재(2000년 행정고시합격) 대학 등록금을 제 때 마련해 주지 못해 느꼈던 미안함뿐이라며 가난 때문에 한을 품거나 세상을 원망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법조인이 되더라도 딱한 피해자의 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승수연수생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장승수라고 합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오셔서요, 사실 놀랐습니다.
저는 단지 몇 분들과 다정하게 앉아 이야기하는 것 인줄 알았는데, 너무나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가난은 사소한 장애물에 불과

먼저 오변호사님께서 소개하신 내용 중에 여러분들이 어떻게 느껴셨는지 모르겠지만 “가난 때문에 세상을 원망하거나 인생을 원망해 본 적이 없다”고 기사를 읽어주셨는데 사실입니다. 저는 사실 가난 때문에 세상을 원망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가난은 제 인생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26살 대학에 들어올 때까지 극도로 가난했기 때문에 그 가난이 살아가는데 많은 장애가 될 수 있었지만 그 가난을 원망해보거나 힘들어 해 본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거만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난을 원망해 본 적이 없었다는 점을 다시한번 말씀드리면서 강의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저는 어제 여기 와서 드릴 말씀을 준비해 보니까, 공부에 관한 것 사시1.2차 시험을 준비하는 방법론 -어떤 책을 봐야 하고, 어떻게 정리해야 한다 등등-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고자 합니다. 왜냐면 우선 제가 그기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고요, 신림동 학원관계자분들이나 여러분들이 저보다 더 많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실 학원을 딱 이틀 다녀봤습니다. 2차시험 두 번째 준비할 때 과 동기들과 1순환 끝나고 2순환을 시작할 때 딱 이틀 갔었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고?”하는 생각과 함께 저와 맞지 않아 그만두었습니다. 그 전에도 그 이후로도 학원 같은 곳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공부는 저 혼자서 알아서는 했습니다. 그래서 세련된 방법론에 대해서는 대해서 제가 아는 게 없어 어떻게 말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대신 힘들 때 느꼈던 생각들과 경험 등을 위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피할 수 없는 고통은 즐기자

저는 권투선수입니다. 올 가을이 되면 권투라는 운동을 시작한 지 만8년이 됩니다. 지금도 연수원 1학기를 마치고 디시 권투를 하고 있는데요, 저는 권투라는 운동을 엄청나게 열심히 합니다. 지금도 매일 체육관에 가는데, 요즘같이 더울 때 관장님이 절 불러서 “승수야 날씨도 더우니 적당히 해라”할 정도로 열심히 합니다. 권투선수는 로드웍을 많이 하는데 저희 체육관 소속 권투선수들 역시도 로드웍을 많이 합니다. 저희 체육관은 봉천사거리에서 상도동 넘어가는 3거리 쪽에 있는데, 저희들 로드웍 코스는 체육관을 출발해서 봉천사거리를 넘어 서울대학교정문을 지나 노천극장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로드윅 때 저희 체육관 선수들은 봉천사거리에서부터 속도가 차츰 차츰 올라갑니다. 경사가 높아질 수로 점차 속도를 높이다가 서울여상 있는 오르막길 정상에 도달 할 때 거의 100미터 달리기 하듯 전력질주를 하게 되는데, 특히 요즘처럼 날이 더울 때는 정상에 오를 때 숨이 차서 죽을 것 같을 때가 많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저희 체육관 선수들은 일주일에 스파링을 일주에 2.3번 정도 하게 되는데, 격투기라는 것이 혼자 연습하는 것 하고 상대방과 몸을 부딪히며 하는 스파링은 전혀 다른데, 아무튼 스파링을 하게 되면 10초가 정말 길게 느껴집니다. 저보다 랭킹이 좋은 젊은 선수들과 만약 스파링을 하게된다면, 계속 맞을 때가 많습니다. 그 때 ‘이렇게 많이 맞다가죽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수시로 들 때가 많습니다. 물론 상대선수가 날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계속 밀고 들어오는 젊은 상대선수를 상대하다 보면 정말 죽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계속 얼굴로 주먹이 날아오는데, 순간적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참 힘든 운동인데, 이런 운동을 한 참 열심히 할 때는 일주일 내내 하긴 하는데, 정말 내가 가고 싶어 갈 때는 거의 없습니다. 정말 체육관에 가야할 시간이 되면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왜냐면 정말 힘든 운동인 까닭에 체육관에 가는 것이 두렵울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고통스러운 체육관의 스파링 및 훈련과정을 상기하면 체육관으로 향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핑계 저 핑계 찾아가며 체육관에 빠지는 궁리를 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말 맘을 다 잡아 먹습니다. 좀 거칠게 말한다면, ‘그렇게 하기 싫으면 때려치우면 될 것 아닌가?’ ‘때려치울 자신도 없으면서 이 핑계 저 핑계를 고민하는 이 무슨 짓이냐?’ ‘하기 싫으면 그만 둘 것 아니야!! 왜 머리로만 고민하느냐!!’ 라고 생각하며 주저함을 박차고 체육관으로 향합니다. 근데 막상 체육관에 도착하면 또 권투를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게 됩니다. 결국 무슨 일이든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체감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20대 정면 승부의 용기 필요

저는 힘든 일을 접할 때 마다 우회하는 것 보다는 정면으로 맞서서 싸울 때가 많았습니다. 저는 힘든 일, 경험을 많이 해 왔습니다. 특히 노가다를 많이 했는데, 비도 오고 할 때 정말 건설현장에 나가기 싫을 때가 많았습니다. 공부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개인에 따른 정도 차는 있지만 아침 9부터 밤 11시. 12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이상 할 때가 많은 데, 매일 해야만 하는 공부! 솔직히 힘듭니다. 이를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자꾸만 피할려고 하면 점점 힘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근데, 어차피 내가 선택한 일이고, 남이 강요한 일이 아니라면, 정면 승부 특히 20대 라면 정면승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것 그대로 받아들이며 정면으로 승부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질 때도 있겠지만... 이 좋은 20대 여러분 질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정면승부를 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오늘은 이런 유의 이야기만 하고자 합니다.


●사소한 일에도 목적을 부여

제 팔뚝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많이 굵죠? 상당히 굵은데, 제가 대학 입시 준비를 할 때, 건설현장 일을 많이 나갔는데, 건설현장일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입니다. 대학을 다니기 위한 학비 및 우리 가족이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인데, 저는 건설현장일을 수단으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해 본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만일에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내가 건설현장일을 단순히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했다면 정말 건설현장일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가령 24살 때 공부는 전혀 못하고 1년 내내 건설현장에만 있었는데, 저는 1달 일을 할 때 제일 적게 한 날이 29일 보통 30일 많이 할 때 33일도 해 보았습니다. 야간 일을 많이 했기 때문 가능한 일수입니다. 한달 내내 눈․비가와도 매일 계속 나가면 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렇게 일을 했는데, 만약 20대 그 좋은 시절에 건설현장 일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했다면 아마 그렇게 까지 열심히 못했을 겁니다. 오히려 건설현장의 일을 선천적인 왜소한 제 체형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였고 그래서 거뜬히 건설현장일을 견딜 수 있지 않았나?하고 생각해 봅니다. 한달 30일 매일 무거운 돌을 든다면, 체력 및 근육이 향상될 수 있다고 된다고 생각할 수 있었고 오히려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삽질을 해도 일부러 속도를 높이고 근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키우기 위해 삽질도 힘든 방법으로만 했습니다. 이처럼 건설현장일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았고, 선천적인 왜소한 체구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힘든 공사현장 일을 무사히, 보람을 느끼며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고시공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고시공부를 위해 보통 한 과목당 1000페이지 정도 되는데, 이렇게 많은 분량의 책, 2차 시험을 기준으로 최소 분량이 1만페이지 정도 되는데, 이렇게 많은 양을 1년 안에 한번도 아닌 몇 번 씩을 읽어야 합니다. 이런 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또 쉽게 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닙니다. 근데 고시는 이런 일을 능숙하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때 합격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고시공부가 힘듭니다. 근데 이런 고시 공부한다는 일을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힘들고 지쳐 쉽게 중도 포기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고시 공부를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미시고, 그 자체도 목적이 있고, 따라서 공부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목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다 경험하시겠지만, 고시공부를 하다보면 몇 시간이고 앉아 책을 볼 수 있는 능력, 1년에 2~3만 페이지 이상을 읽을 수 있는 능력 이런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되며, ‘이런 타이트한 과정을 무사히 잘 넘길 수 있었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또한 앞으로 살아가면서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양을 한꺼번에 공부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가 않을 것이고, 또 앞으로 공부하다 보면 힘든 일 괴로운 일이 더 많을 텐데, 이런 힘들 일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 내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 이런 것을 실험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고시공부 자체도 목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목적의식을 갖고 고시공부를 해 나간다면 고시생활 자체만으로도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공부를 즐깁시다

아무리 독하게 마음먹고, 지금처럼 고시공부를 목적이라고 생각하시더라도 사람의 의지력이 오래 가지 않습니다. 즉, 제 경험에 의하면, 의지력만으로 절대로 길고 긴 고시공부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효과적이며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기 위해서는 고시 공부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한번은 민법, 헌재판례 등 이해가지 않았던 부분 중 돈오(頓悟)의 순간이 올 때가 있습니다. 그 때 법전을 찾아보고, 타 교재를 찾아보다가 ‘이 말이 이 뜻이구나’하며, 하루에 적어도 한번 이상은 ‘공부의 재미’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의지력만 가지고서는 지속적인 공부를 수행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공부하는 재미를 느낄 수있는가’ 인데, 제 경험에 의하면 저는 책을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글자하나하나․ 마침표하나하나․ 법조문 하나하나 확인하고, 판례 하나하나 찾아보며 정성스럽게 공부를 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 보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법공부의 재미를 붙였고, 또 법 공부를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결과 등 실제상에 있어서도 통용되도록 공부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변제 충당에 관한 민법 규정을 공부했다면, 이를 현실상에 투영해서 실제로 케이스화하여 검토를 해보고 또한 스스로 확인해 보는 등의 방법을 통해 재미를 느꼈는데, 이렇게 공부하는 재미를 느낄 수만 있다면 수험생활 자체도 목적이 되고 또 지속적이며 의미 있는 수험생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원가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시험은 시험이고 공부는 공부다”라는 소릴 하는데, 저는 그 말에 반대합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과정에서 깨우치는 재미도 있고, 이런 재미가 있어야 법학 공부하는 맛도 느낄 수가 있는 법인데, 완벽하게 정리된 학원 수업을 듣는다면, 공부하는 재미도, 성취감도 느낄 기회가 그 만큼 줄어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사시1차 공부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판례 원본을 찾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법원 홈페이지 내지는 대법원에 위치한 법원도서관에 가서 법고을 DVD를 구입․설치해서 찾아보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사판례 등을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94년 여름 정말 엄청 더웠습니다. 그 때 저는 대구 골프건설현장에 있었습니다. 골프공사장은 산을 깎아버린 탓에 그늘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등 94년 그 무더위를 그늘도 없는 곳에서 공사현장 일하며 보냈습니다. 물론 한 달에 30일․31일 씩 일했었습니다. 그렇게 힘들 때, 속으로 “이 따위 더위가 더워봐야 얼마나 더울까?”라고 생각하며 땀 흘리며 더위를 이겼습니다. 요 며칠 무척 덥습니다. 하지만 이 더위에 주눅들지 말고 ‘이 따위 더위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올 여름 거뜬히 이겨내시길 빌겠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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