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 열흘이면 충분하다, 행복한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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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 열흘이면 충분하다, 행복한 국민들
  • 오시영
  • 승인 2017.05.1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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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교수님, 저 오늘 몇 번이나 웃었나 몰라요!”라고 복도에서 만난 후배 교수가 반갑게 말을 건넸다. “아니, 왜 무슨 좋은 일 있었나요?”라는 반문에 “아니요, 그냥, 문재인이 나를 웃게 만드네요.”라는 대답이 되돌아왔다. 열흘이면 충분했다. 일주일 전 주변 사람 중 성급한 이들은 내게 “사흘이면 충분하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더 기다려봐야지.”라는 내 대답에 “아니에요, 사흘이면 충분해요.”라며 빙긋 웃던 사람들, 열흘이 지난 오늘도 “열흘이니 정말 충분하네.”라고 말을 하지 않을까 싶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바뀜으로써 나라 전체의 공기가 바뀐다는 사실을 체험하며 많은 국민들이 자신들의 투표권 행사의 위대함을 실감하고 있다. 이는 국민 전체에게 참정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운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아마 다음 선거 때에도 국민들의 정치참여가 기대된다.

그래, 열흘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세상의 공기를 바꾸고,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사람과 사물을 대하는 기본 가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주변 사람들이 말한다. 직접 자신에게 어떠한 이익이 돌아오는 것이 없음에도 뉴스 보는 것이 즐겁고 마음의 울화가 스르르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며 행복해 한다. 선한 의지가 선한 본성에서 비롯되니 가식이 없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사건을 대함에 인위적 작위가 없고, 매사가 흐르는 물처럼 순탄하다. 이러한 평화와 안정감을 맛본 지가 언제였든지, 사람들이 얼마나 목말라 했던지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나타나는 사소한 변화들에 감동하고, 상식이 일상이 되니 따라가는 흐름이 같아 공감대가 저절로 형성된다.

지난 열흘을 되돌아보며 느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을 줄 안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감정을 느낄 줄 알고, 사람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모든 것의 출발과 끝에 사람이 있고, 사람의 마음이 문재인의 마음과 다를 바 없음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쌓이기 시작하고 있다. 보는 이마다, 만나는 이마다 저절로 평화로운 미소를 짓게 되는 사회, 그러한 사회야말로 정말 행복한 사회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 국민의 미소를 믿어서는 안 된다. 사흘만에, 열흘만에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 놓았듯이, 사람들은 사흘이면, 열흘이면 또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는 사실, 이는 하루하루의 사소한 행위로서가 아니라 지속적인 제도적 시스템에 의해 오늘의 평화를 유지해 갈 수 있는 체제개혁이 하루속히 병행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체제 내에서 입법과 행정을 통해 체제적 변화를 합법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오늘의 칭찬과 감동이 내일의 질책과 비판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오늘의 칭찬이 성급하였다고 스스로 머쓱해할지도 모르겠지만, 60여년 지녀온 사람의 마음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상식을 믿기에 일단 지난 열흘간에 문재인 대통령 행보에 신뢰를 보낸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 마음을 따라 길을 내고, 마음을 따라 걷기를 바란다. 그러면 사람의 마음이 전부가 되고, 그 전부가 다시 일부로 나뉘어 다른 사람의 마음이 다시 전부가 되는 선순환의 사회가 될 것이다. 지난 열흘 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일단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였다고 보인다. 본인은 마음을 얻기 위한 인위적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었다. 이는 국민이 가장 아파했던 문제들-세월호 참사 희생자, 은폐되고 조작된 국가권력의 부당행사, 성실하게 자신의 책무를 수행하고서도 억압의 대상이 되었던 자들에 대한 고통의 무게 덜어주기 등을 망설임 없이 해결의 방향,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제는 야당이 되어 버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및 국민의당의 내부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냐 여부이다. 아직까지는 대선 패배의 후유증인지 모르겠지만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원내대표들이 모두 선출됨으로써 이제 대화의 공식창구가 마련되었으니, 정상적인 정치권의 의견조율도 기대해 본다.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하면서 정치권의 성숙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 맹목적인 반대만을 고집한다면 순화된 국민의 결집된 힘의 압력이 가해질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날의 민주항쟁의 의미를 되새김하고, 그렇게도 5·18민주화운동의 기본가치를 폄훼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노래조차 부르지 못하게 억압했던 박승춘 보훈처장이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중 1호로 사표가 수리되었다는 사실은 참 많은 것을 시사한다. 지난 열흘 모든 비상식이 상식으로, 비정상이 정상으로 돌아가면서 가장 기뻤던 것은 “상식이 상식이 된 세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여태 비상식이 상식의 자리를 꿰차고 있었으니, 나의 상식이 비상식이 되는 바람에 자괴감이 들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이번에 비로소 내가 상식적이었구나 하는 자기 신뢰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박근혜 정권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이상하게도 국민의 뜻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줄기차게 나아갔다는 점이다.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짐의 무게를 가중시키는, 참으로 이상한 정부였다. 그랬기에 탄핵을 받게 되었겠지만 말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양대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바로 미세먼지와 핵폭탄이 바로 그 중심주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를 잡겠다며 노후된 화력발전소를 몇 군데 가동 중단시켰다. 연료로 사용하는 석탄으로부터 너무 많은 미세먼지가 분출되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북한의 핵개발로 한·미·중 삼국 간에 THADD배치를 놓고 힘겨루기가 한참이다. 주변 4강 외교를 굳건히 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특사를 미, 중, 러, 일에 급파하여 충돌되고 있는 현안에 대한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야 없겠지만, 일단 시간을 벌고 차례차례 외교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바란다. 눈에도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 한 방이면 수십만 명을 죽일 수 있는 살상무기 핵폭탄이 서로 대칭점에 서서 한국의 목을 조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해결해 나갈 것이고, 소통된 국민의 힘이 모여 결집된 힘으로 최종적으로 국익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참 재미있는 세상이다. 미국은 정권이 오바마 민주당 정권에서 트럼프 공화당 정권으로 바뀌자 트럼프의 돌출행동과 러시아에 대한 기밀누출사건 수사권을 행사하려던 코미 FBI국장을 해임한 사건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여론이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쪽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반면에 그렇게 오마바 대통령의 소탈함과 국민을 위한 정책 수행을 부러워했던 한국은 박근혜 정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정권으로 바뀌자 국민들이 안정을 찾아가며 문재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불과 열흘 사이에 일어난 이러한 반전이야말로 대한민국의 힘이 될 것이고, 대미협상관계에서 커다란 버팀목이 될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진정한 강한 신뢰를 받는 정부, 그래서 외교정책이 대통령이나 집권층 일부의 왜곡된 정책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통합된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로 인식되면 어느 강대국이라 할지라도 대한민국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그게 세상이치인 것이다.

이제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필두로 각 부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줄을 잇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개인적으로 결격사유가 없고,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가로서 상식적이고 공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좋은 인재들을 발굴하여 장관 후보자로 추천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어떠한 사리사욕이나 개인적 이해관계에 집착하여 사람을 잘못 쓰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철저한 사전 인사 검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개인적 흠이나 결격사유가 있는 이는 스스로 수신제가하여 어떠한 공직 제의가 오더라도 사양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사소한 집착과 사욕에 사로잡혀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우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선 훌륭한 인재를 추천해야 할 것이고, 국회는 여야 구분 없이 당리당략을 떠나 합리적인 청문회를 개최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는 미세먼지와 핵폭탄 문제에 수없이 부딪힐 것이다. 그 미세먼지가 어떠한 미세먼지일지 아직은 모른다. 핵폭탄 역시 어떤 종류의 핵폭탄일지 상상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떠한 미세원지와 핵폭탄이 공격해 온다 하더라도 국민과 함께 한다면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치겠지만 그 문제들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까닭에 언제나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 이제 다음 주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이 열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박근혜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이 국민에게 적나라하게 공개될 것이다. 법리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서 행위의 타당성을 놓고 국민들은 또 갑론을박하며 놀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청와대 관저의 거울방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상징한다. 어떻게 거주하는 관저에 거울이 즐비한 거울방을 만들고 그 거울 속 모습을 들여다보며 살 수 있을까 싶어 정신상태가 참으로 의아스럽기도 하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묻는 자는 동화 백설공주에 나오는 왕비뿐이다. 그 왕비는 독이 든 사과를 백설공주에게 먹이려 한다. 죽이려 한다. 그리고 묻는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하고. 그때 거울은 대답한다, “백설공주”라고. 이렇게 거울은 진실을 말한다. 거울은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다. 거울은 진실하다. 다만 좌우를 바꿀 뿐이다. 까닭에 거울을 바라보는 자는 좌우를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속지 말아야 한다. 저 거울 속 모습은 내 모습의 좌우가 바뀐 거야 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거울방의 박근혜 대통령은 좌우 변환의 거울속 모습을 자신의 모습으로 착각했던 모양이다. 그 말로가 비참해질 때까지.

열흘이면 충분하다. 많은 이들이 말한다.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데는 열흘이면 충분했다고. 그 변화를 많은 사람들이 실감하고 있다. 같이 공감하며, 같이 눈물 흘리며 감사하고 있다.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대통령이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고, 가까움에서 밀쳐지던 사람들이 몰려와 손을 잡고, 셀카를 찍고, 행복해 한다. 백성을 행복하게 해 주는 문재인 대통령은 부탄왕국의 “국민총행복위원회”의 행복추구정책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객관적으로는 가난한 나라이지만 세계에서 국민들이 가장 행복해 하는 나라 부탄왕국을 여행하고 나서 감명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행복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난 열흘 국민을 저절로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그가 대통령이 된 날, 지난 3년간 서해바다 깊은 곳에 수장되어 있던 세월호에서 시신이 수습되지 않던 실종자 아홉 명 중 첫 번째 시신이 발견되었다. 많은 이들이 슬픔 속에서, 눈물 속에서 그래도 작은 위안을 얻고, 행복함을 느낀다.

열흘이면 충분하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5년 내내 계속되어지기를 바란다. 초심이 변하지 않고, 항심이 되어 국민들이 행복해 하는 나라를 만들어주기 바란다. 열흘이면 충분하다. 아니 그 열흘을 위해 60여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그 충분한 열흘을 위해서는 씨앗을 뿌리고, 물을 뿌리고, 햇살을 내리쬐어야 한다.

법률저널 발간 19주년이다. 법률저널이야말로 법률관련 전문 언론이 없던 불모의 땅에 많은 이들에게 법률정보를 알리고, 특히 법조인 배출에 크게 기여하였다. 대한민국 젊은 법조인 중 법률저널을 접하지 않은 이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법률 정론지로서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질책하고, 법률가가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정의감을 고취시키고, 법률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온 법률저널의 계속적 발전을 기원한다. 지난 19년의 법률저널의 발자취가 오늘 대한민국이 정의로운 정부가 수립되는데 크게 기여하였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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