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 강사 매니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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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 강사 매니아 늘고 있다
  • 법률저널
  • 승인 2004.08.3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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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 추종은 금물…학업 효과 높아”


사회를 게마인샤프트(공동사회)와 게젤샤프트(이익사회)로 분류한다면, 고시촌이라는 사회는 게젤샤프트에 가까울 것이다. 고시생들은 오직 합격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고시촌으로 운집하여 유명강사의 강의를 수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수험생과 학원 강사간에는 인간적인 유대관계 보다는 수험용 강의와 수강이라는 기계적 관계만 맺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근데 최근 특정 강사에 대한 매니아들이 늘고 있는 등 고시생과 학원강사간의 관계가 보다 밀접하게 바뀌고 있어 주목된다.


●나는 학원 강사 매니아!


최근 특정 강사에 대해 인간적인 존경심을 표출하며 열렬히 추종하는 수강생들이 늘고 있다. 특정 학원강사 매니아라고 자칭하는 이들은 강사의 강의는 물론 인격 및 언행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존경심을 나타내며 주위 사람들에게 그 강사의 자랑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 실제 법률저널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특정 강사에 대해 극찬에 가까운 글을 올리는 수험생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몇몇 학원강사와 수험생의 관계는 긴밀해 지고 있다. 모 학원 수업이 끝난 후 만난 한 수험생은 “민법의 K강사의 경우 보강일수가 정규 수업 일수에 버금갈 정도다”라며 “잇속이 판치는 고시촌에서 정말 수험생을 위하는 강사라는 생각이 들어 존경하게 되었고 그래서 K강사의 일거수일투족을 흉내내고 다닌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수강생들로부터 열광적 지지를 받는 강사는 소위 ‘잘나가는 강사’에 국한된 현상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학원의 L형법강사의 경우 수강생 수가 60여명에 불과하지만, 수강생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대표적인 경우다.


L형법강사의 수업을 두 번째 수강한다는 한 수강생은 “수강생 수가 지난번 보다 많이 늘어났는데 L강사 보다 왜 내가 더 좋은 지 모르겠다”며 “강의 내용에 200%만족할 뿐만 아니라 L강사의 수험 경험담 등을 가끔 소개해 주시는데 유익한 정보를 얻을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유대감이 생성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 강의에 수강생이 적게 모이는 것이 안타까워 주위 선․후배들에게 적극적으로 L강사의 수업을 추천하고 다닌다” 고 자랑했다.


또 다른 학원의 L민법강사의 경우도 수강생 수는 적지만 상당한 추종자를 가진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L민법강사의 매니아들은 한결 같이 “절충설이 판치는 민법을 공부하다 혼란에 빠질 때가 많았는데, 여러 학설에 대해 단호하게 찬/반을 표하는 L강사의 수업이 명쾌해서 좋다”며 “단권화 민법교재가 아닌 정통 민법 교재로 소신에 찬 강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혼란이 가시는 느낌이 들어 더욱 좋다”고 자랑했다.


●배경 및 평가


이처럼 학원 강사들에 대한 매니아가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고시촌 생활 패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많은 고시생의 경우 독서실 등에서 고립감을 느끼며 홀로 공부해 나가는데 이런 일상에서 가장 많은 대화의 시간을 나누고 교감을 느끼는 상대방이 학원 강사이고 그래서 당연히 강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수험생들의 강사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수험생들이 확신에 찬 강사의 학원강의를 수강하게 되면 절로 강사들을 추종하게 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강사들의 수준이 향상된 상황에서 강사간 경쟁이 촉발되면서 수험생들에게 세심한 배려 및 정성을 다하는 강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의 특정 강사 추종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사 매니아들이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의 평가는 엇갈렸다. “특정 강사만을 추종하다보면 그 강사의 단점까지도 쉽게 닮을 수 있다”며 “한 강사에 대한 맹목적 추종은 편견으로 귀결되기 쉽기 때문에 비판적 자세로 수업에 임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때”라며 우려를 나타내는 전문가들도 있다.


반면 “특정과목을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해당 강사를 좋아하라는 말이 있듯, 특정 강사를 좋아하는 것은 학업 면에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밋밋한 고시생활에서 작은 여유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며 “같은 맥락에서 강사 매니아가 늘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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