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선토론과 공무원 집단토론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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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선토론과 공무원 집단토론 면접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7.04.25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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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막상 대선일이 다가오니 다들 싱숭생숭한 모양이다. 이번에 누굴 뽑겠냐는 질문이나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꽤나 들려오니 말이다. 확고하게 지지하는 후보가 있으면 선택에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아직 특별히 지지하는 후보가 없는 사람들은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듯 하다.

대충보니 소신투표 해야 하는 지, 전략투표 해야 하는 지 그 사이에서 결정을 아직 못내린 것 같다. 기자도 누가 물어보면 좀 더 지켜봐야지 않겠냐는 모호한 입장을 취하긴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이미 소신투표 하겠다는 판단이 서 있다.

기자는 언론에 공개된 각 후보의 공약을 단 한 글자도 보지 않았다. 이미 후보들의 그간 행보를 봐왔기 때문에 공약 같은 거 안 봐도 대충 견적이 이미 나왔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지난 19일, 23일, 2차례 진행된 대선 후보 스탠딩토론은 챙겨봤다. 대본 없이 이뤄진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 토론을 보면서 많이 웃고, 콧방귀도 뀌고, 답답하기도 하고 욕도 했던 것 같다. 반면 또 나름 의외의 토론능력을 보여준 후보를 재평가하는 한편 후보 개개인의 생각이나 가치관 등 여러 가지를 재검증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움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지난 토론 방송 후 기자는 한번 생각해봤다. 토론이라는 방식에 대해서 말이다. 요즘은 고등학교에서나 대학교에서나 학생 평가에서 개인발표 혹은 집단토론을 보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듯 하다. 공무원 면접시험에도 집단토론이라는 것이 있다.

토론을 해보도록 하는 것은 누가 얼마나 주어진 주제에 대해 지식을 많이 갖고 있고 그에 대해 말을 잘하는지 그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있지만, 결국은 상호대치에 있을 때 심리적으로 누가 끝까지 침착함,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자기페이스대로 토론을 끌고 갈 수 있는지 그 능력을 보는 게 토론 실시의 궁극적인 이유라 생각되어 진다.

알다시피 토의와 토론은 다르다. 토론에서는 주제에 대해 찬반의견을 놓고 상호 설전을 벌이게 된다. 찬성이든 반대든 모두 그럴싸하게 의견이 나온다. 들어보면 이 말, 저 말 다 일리가 있다. 공무원 집단토론 면접에서는 누가 더 일리 있게 말을 했느냐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반론을 제기했을 때 그것을 존중해주고 내 의견을 관철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것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상대방이 나와 의견이 다를 시 본능적 성질이 나올 수 있는데 거기서 표정관리를 못하거나 무의식적으로 욕이 나온다거나 비아냥거리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토론 평가 실시는 토론 내용 자체를 평가하기보다 누가 끝까지 흥분하지 않고 상대방 의견도 존중하면서 내 의견을 잘 전달할 수 있는지 태도를 보면서 그 사람의 인성 등을 평가하는 게 주된 이유인 것이다.

대선 후보자들이 대선토론을 했던 것처럼 공무원 면접 응시자들이 토론을 했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기자는 궁금해졌다. 물론 토론의 취지나 성격이 적잖게 다르므로 온전히 대입해볼 사항은 아니지만 어쨌든 토론이라는 틀에서 상호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한번 비교‧대입해봤다.

기자가 수험생들에게 물어봤다. 공무원 면접서 진행되는 토론을 대선토론과 같이 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말이다. 한 수험생은 대선토론과 학교나 면접에서 보는 토론을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 되며 그렇게 했다간 진행이 아예 불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대방 말을 끊고 자기 의견을 내세우고, 주제에 어긋난 대답을 하며 시간도 잘 안 지키는 것을 실제 토론에 대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기자는 수험생의 일침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토론은 어떻게 해야 하고, 무엇을 가장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일까. 실제 토론 평가에 임했던 적이 있는 수험생은 앞서 기자가 언급했듯이 주제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감정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란다. 그는 감정 컨트롤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상대방이 나와 다른 의견을 내놓을 때 휴~하고 한숨을 쉬는 정도는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 “에이~그건 아니죠” 혹은 “참나!” 이렇게 상대방의 의견을 경시하는 식의 말을 내뱉으면 바로 실격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조심해야 할 말들이 자기도 모르게 나온다는 것.

그래서 토론도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란다. 그는 토론 평가에 앞서 지인 3명을 불러놓고 3대 1 토론 훈련을 한다고 한다. 3명이 막 공격을 해와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는 것. 연습이라 해도 그게 쉽지는 않은데 도움은 확실히 많이 된다고.

공무원 집단토론 면접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사실 기자는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대선토론을 보면서 면접에서의 토론 평가는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많이 기울었다.

여하튼 대선토론이 아직 몇 차례 더 남았다. 이를 보면서 수험생들도 내가 저 입장이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공무원 집단토론 면접이라면 또 어떻게 응대했을까 내가 면접위원이라면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토론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몇 자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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