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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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7)
  • 박준연
  • 승인 2017.04.1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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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사내 변호사와 사외 변호사

얼마 전에는 일본 여성 변호사 모임에서 주최한 행사에 다녀왔다. 작년부터 몇 번 참석을 계획하고, 회사 동료들과 함께 가려고 계획한 일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일이 바빠지거나 출장이 생겨 결국 못 갔었다. 이번 행사는 아침시간에 있어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업무를 조금 한 다음 출근 전에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다. 글로벌 기업의 일본 지사 법무팀에서 근무중인 여성 변호사가 주최한 이 행사에서는 주도한 여성 변호사 이외에도 미국 본사에서 근무하는 변호사들이 참석하여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변호사 경력의 대부분을 로펌에서 보낸 나에게는 로펌을 거쳐 한 시사 주간지가 최근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이라고 표현한 이 기업의 사내 변호사로 일한 경험을 듣는 것이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대부분"이라고 표현한 것은 예전 회사의 서머 프로그램 과정의 일부로 모 투자 은행의 법무부문의 월스트리트 오피스에서 한달 간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아직 로스쿨 학생 시절이기도 하고,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가 막 시작한 시점으로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시기이기도 했지만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한달 동안 일한 팀의 선배 변호사들로부터 들은 로펌과는 달리 법무부문은 고객과 한 지붕 아래에서 일한다는 이야기나, 전화가 오면 “어떻게 도와드릴까요(How may I help you)” 하고 받는다는 이야기가 그렇다.

이번 행사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 준 사내 변호사들은 모두 로펌 근무를 거쳐 지금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케이스였다. 로스쿨 졸업 후 바로 사내 변호사로 취직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기업 법무 부문에서는 관련 분야에서 어느 정도 업무 경험을 쌓은 변호사를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로펌 조직에 비교하면 변호사의 수가 적기 때문에 초임 변호사에게 업무 훈련을 제공할 자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들은 이야기 중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내 변호사로서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로펌에 일하면서 자문을 제공하면, 클라이언트가 그 자문을 받아들여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그 이후의 진전 상황은 어떤지 알기가 어렵지만, 사내변호사는 그 과정에 전부 참여한다는 이야기였다. 또 로펌에서는 복수의 클라이언트를 대리하지만 사내변호사는 오직 한 클라이언트와 일하는 만큼, 클라이언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기획회의부터 업무의 전 과정에 참여한다는 설명을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클라이언트 회사의 법무 부문에 1년 예정으로 업무를 했던 변호사가 아예 클라이언트 회사로 이직한 후 처음으로 같이 식사를 했다. 유명한 일본 로펌의 어소시에이트 변호사였던 그는 그 로펌의 클라이언트인 회사 법무 부문에서 1년 일하면서, 나와 함께 소송 대리 업무를 했고, 그 과정에서 나는 그에게 도움도 많이 받고, 많이 배우기도 했다. 막 법무 부문 업무를 시작하면서 로펌에서 해오던 업무와 전혀 다른 업무를 하게 되어 걱정이라며 겸손하게 웃었던 것이 아직 기억에 새로운데, 그 1년도 지나고 이직이라는 큰 결정이 있었다고 하니 시간의 흐름을 절감했다. 하지만 소송이라는 스트레스가 큰 과정에서 증인으로 선정된 간부 직원들과 순조롭게 업무를 진행하던 모습을 목격한지라 이직이라는 결정이 그리 놀랍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나의 업무 경험은 사외 변호사의 업무에 한정되어 있지만 사내 변호사와 사외 변호사의 관계는 클라이언트와 대리 변호사의 관계이기도 하면서, 같은 변호사로서 역할을 분담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관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기회가 적지 않았다. 사내 변호사는 회사의 업무에 대해 변호사의 입장에서 이해함으로써, 사외 변호사는 여기에 법리적 이해와 절차, 실무 경험을 더함으로써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한 경우 회사 경영진에게 해결 방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내 변호사와 사외 변호사의 협력과 팀워크는 참으로 중요하고 하겠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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