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 - 북한을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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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 - 북한을 어찌하오리까?
  • 신희섭
  • 승인 2017.04.0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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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2017년 4월 5일. 북한이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 올 해 들어와 4번째다. 트럼프행정부가 출범하고 잠시 조용했던 북한이 최근 도발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2017년 처음 미사일을 발사한 날짜는 2월 12일로 이날은 미일정상회담이 열렸다. 그 뒤로도 3월에만 두 번의 미사일 발사가 있었다. 3월 6일에는 일본의 EEZ안에 4발의 미사일을 떨어뜨리면서 자극대상을 미국에서 일본까지 확장했다. 3월 22일의 미사일발사는 실패에 그쳤지만 트럼프가 아직 한반도정책을 구체화하기 전 선수치기는 성공한 듯 하다. 지난 4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일 시진핑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게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고 만약 이것이 안 되면 미국 혼자서라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짜증나게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 확실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4월 6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다시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국의 신경을 긁고 있다. 미국은 시험대에 올랐다. 아니 정확히 트럼프대통령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내정치에서 여러 가지 저항을 받고 있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외교를 돌파구로 삼을 수도 있다. 게다가 트럼프는 정치아웃사이더로서 자신에게 붙은 ‘불확실성’이라는 이미지를 잘 활용해 강경정책으로 협박할 수도 있고 그것을 실행함으로서 향후 자신의 평판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는 사업가이다. 사업가의 본능은 정치인의 본능과 다르다. 직관과 결단력이 필요한 사업가는 균형감각을 필요로 하는 정치인과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김정은은 선수를 칠까? 가장 단순한 설명은 선수를 치는 것이 판을 장악하고 이끌어 가기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힘이 대등한 국가사이에 적용된다. 힘의 격차가 크면 게임 중간에서 선수를 친 국가가 사용할 수 있는 전략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판이 뒤집힌다.

다른 설명은 김정은이 중국을 철썩 같이 믿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뒤를 봐주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은 집권이후 정상회의가 없었던 점, 수소폭탄발언으로 중국에서 공연이 취소되며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한 점, 북한의 5차 핵실험이후 중국도 안보리 제재에 동참한 점을 볼 때 중국이 북한을 절대적으로 보호할 것이라는 신빙성은 높지 않다. 물론 중국은 지금까지 북한이슈를 미국에 대한 정치적 저항으로 활용해왔기에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서는 강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즉 중국은 미국을 비판하면서 북한에 대한 동맹으로서의 역할을 국제무대에서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최소한의 군사적 공격으로 북한에 대응하면 중국 입장에서도 강력한 군사적 대처를 하기는 힘들다.

세 번째 설명은 김정은의 집착으로 설명할 수 있다. 김정은은 과도하게 미사일에 집착하고 있다. 2013년 2월부터 지금까지 50건에 이르는 미사일 발사를 하였다. 수치상으로는 1년에 10건 이상이다. 북한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이것은 미친 짓이다. 북한이 광명성이라고 이름 붙인 로켓 추진체는 개당 8억 달러에 달한다. 단거리 미사일과 중거리 미사일은 이보다 저렴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전체 GDP가 400억 달러에 불구한 북한 경제를 고려할 때 이런 미사일발사는 집착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

여기서 좀 더 추론해볼 수 있는 것은 김정은의 개인적 특성과 북한 정권에서 군부의 영향력이다. 선군정치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북한 국내정치를 고려하면 미사일발사라는 강경정책은 군부에게 지속적으로 권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장성들의 별을 마음대로 떨어뜨리고 붙이고 하는 점이나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것이나 이복형인 김정남까지 암살한 것으로 볼 때 누구 눈치를 보면서 정책을 결정할 캐릭터는 아니다. 그러니 김정은 주변상황보다는 개인적 특성이 이 상황을 주도한다고 볼 수 있다.

관건은 김정은이 과연 두려움이 없는 캐릭터인지 아니면 두려움을 느끼지만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모험을 추구하는 기만술책을 펴는 캐릭터인지에 달려 있다. 포커로 치면 뻥카인지 아니면 모험을 즐기는 진정한 도박사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을 아는 것과 달리 정책이 가능한지는 별개이다. 김정은이 뻥카를 구사하든 모험심에 얼마 안 되는 베팅머니를 한 방에 집어넣든 미국입장에서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엄청난 베팅을 할 수도 있다. 도박은 확률의 문제이고 그래서 더 많은 돈을 가진 승부사가 더 승률이 높다.

미국은 중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입장에서 여러 가지 방안들이 고려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제제재만으로는 효과가 없었다. 경제제재의 효과는 원래 크지 않다. 북한과 같은 비민주주의국가에서 제재의 주된 표적이 민간이 되는 경우 제재의 고통이 전적으로 민간에 귀속되기 때문에 민간인들의 불만이 정치적 이슈가 되기 어렵다. 자칫하면 정부가 불만을 외부세력으로 몰아가 오히려 체제 결속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북한은 전형적인 사례이다.

미국이 고려할 다음 방안이 군사적 행동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면 중국을 타겟으로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될 것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과 교역하는 중국기업을 제재함으로서 중국에서 들어가는 북한에 대한 물자지원이나 자원교환을 차단하는 것이다. 북한경제의 목줄을 중국이 쥐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꾸는 것은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남는 문제는 과연 중국이 북한보호와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 대한 수식계산을 어떻게 할 것 인지이다.

그런데 미국이 한 발 더 나가려고 하면 어떻게 될까? 트럼프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선택해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위협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전세계에 보여주겠다고 하면 북한은 어찌 대응할까? 미국이 군사력을 이용하여 감질나게 자극하는 전략 대신에 크게 한 번 윽박지르는 전략으로 바꾸면서 더 큰 베팅을 보여주면 김정은은 어떻게 대응할까? 과연 김정은은 자신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던 장성택이나 김정남에게 하던 대로 트럼프를 받아버릴 수 있을까?

북한의 운명은 4월 6일 트럼프대통령과 시진핑주석 간 대화에 달렸다. 이번에도 김정은이 자신의 운명을 거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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