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임시총회 열어...임원 선임 안건 ‘난망’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변호사업계 화합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김현(61·사법연수원 17기) 신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내부 갈등으로 집행부 구성에 차질을 빚으면서 집행부 공백사태에 대한 우려와 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변협은 지난달 27일 2017년도 정기총회를 열었다. 김현 신임 협회장은 이날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김현 협회장이 추천한 부협회장 10명과 상임이사 15명 등 신임 집행부 선임안이 일부 대의원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대한변협 회칙 제24조 3항은 ‘부협회장 및 상임이사는 협회장이 추천한 자 중에서 총회가 선임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그동안 관례적으로 신임 협회장이 취임하면서 추천한 집행부 선임안은 축하와 함께 박수로 가결해 왔다.
그러나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다수가 김현 협회장이 추천한 임원 후보들 중 일부 후보들에게 이의를 제기하면서 임원 선임 안건을 처리하지 못한 채 3월 7일 임시총회를 열기로 하고 총회는 마무리됐다.
대한변협 70년 역사상 집행부가 구성되지 못하고 협회장 홀로 대한변협을 지키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지금 대한변협은 내부 갈등으로 자중지란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변협은 오는 7일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미루어졌던 임원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지만 낙관하기 어렵다. 지금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반대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현재 법조경력 15년 이상을 요건으로 하는 협회장 피선거권 제한 회칙을 삭제하고, 등록비를 총회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회칙 개정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여 수시로 협회 집행부를 감시, 감독하는 내용의 회칙 개정안도 준비중이다.
이같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변호사 사회에서는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자칫 정치적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다수의 대의원을 배출한 후 총회를 장악하고, 15년 경력 제한 회칙을 개정하여 다음 선거에서 직접 협회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감사 두 명을 배출하려 한 것도 수시로 감사를 청구하여 현 집행부의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한 중진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수의 우세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변협을 좌지우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신임 집행부에서 원하는 자리를 얻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고 총회를 파행시켜 집행부가 출범하지 못하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야기시킨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앞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대의원 다수를 앞세워 협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출신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면서 대한변협의 위상이 땅에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처럼 출신 간의 알력으로 인해 사상 초유 대한변협의 회무 마비사태가 초래되면서 대한변협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또한 대한변협을 바라보는 국회, 정부, 법원, 검찰의 부정적 인식은 물론이고,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의 대한변협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우려가 대두되고 있어 하루빨리 집행부 공백 사태가 해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