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 리포트 - 연수원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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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 리포트 - 연수원 생활
  • 법률저널
  • 승인 2004.07.2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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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2차 시험 막바지에 이르러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차를 사는 것과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것이었다. 고시를 준비하는 기간 중에 한푼 두푼 모은 것이 있어서 2차 시험을 마치자마자 이 두 가지를 구매하리라 굳게 다짐을 하면서 시험 막바지를 버틴 기억이 난다.

 

좋은 차와 인라인은 사지 못했지만 그래도 작년 여름은 생애 가장 즐거운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가 있었고, 한 밤의 무더위는 인라인과 함께 날려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좀 더 열심히 놀거나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든다. 좀 더 많은 세상과 접하면서 다양한 사고를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에 마냥 아쉽기만 하다.

 

법조인들은 고지식하다거나 보수적이고 생각이 편협되어 있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필자는 그렇지 않으리라 생각을 했지만 2년 동안의 고시 생활은 나를 충분히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다만 차와 인라인을 통해 다른 세상을 접해본 것은 필자의 아쉬움의 갈증을 조금 해소해 주는 것 같다. 올해 재시를 마치신분들은 짧은 시간이나마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셨으면 한다. 결과가 좋던 나쁘던 간에 지금의 경험은 충분한 자산이 될 것이다.
 
필자는 지난 11일 결혼을 하고 현재 법률상담 봉사활동 중이다. 연수원 1년차 때 보름간의 일정으로 전국각지에서 무료법률상담활동을 한다. 필자가 선택하여 온 곳은 한국노총 울산상담소이다. 아쉽게도 같이 상담하는 동료 연수생이 없어서 적적한 감이 있지만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를 조금 흥분시킨다.

 

그러나 그 흥분은 이내 좌절(?)로 바뀐다. 이곳에 출근한지 4일밖에 되진 않았지만 이론과 실제는 동떨어져 있고, 정말 내가 아는게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즉 이론적으로는 피해자들의 법률상 구제방안이 많이 있고 그런 이론들을 잘 답변해 줄 수는 있지만, 현실에서 이런 구제방법을 수행하려 마음을 먹고 원고가 되려는 자들에게 있어서 정말 곤혹스럽고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나 자력과 시간이 부족한 근로자들에겐 더 더욱이나 그럴 것이다.
 
필자의 2004년 여름은 이렇게 보내고 있다. 간간히 고시를 준비하는 이로부터 고충을 들어주면서 미약한 도움을 주는 일 역시 올 여름에 하고 있는 일 중의 하나이다. 아무튼 작년을 생각하면서 아쉬워한 올해를 곱씹고 올해의 좋은 경험을 내년의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비록 봉사의 명목을 빌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여름이라고 생각한다.

/차진석전문기자·제45회 사시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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