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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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67)
  • 박준연
  • 승인 2017.02.03 13: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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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스쿨 진학 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주말에는 스트리트의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다가 블로거로 변신한 여성 변호사가 운영하는 전문직 여성의 패션, 라이프스타일, 커리어 개발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는 한 블로그의 포스팅을 모아서 읽었다. 몇 개월 전 포스팅 중에서 로스쿨 진학이 결정된 후 어떠한 준비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중에 익명으로 작성된 댓글에 나오는 세 가지 내용이 많은 블로그 독자의 지지를 받았다. 나도 공감하는 내용이 많아서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내 생각을 덧붙여 보려고 한다.

첫 번째, 변호사가 실제로,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할 것. 나도 그렇지만 주변에 미국 변호사는 물론이고 한국 자격의 변호사도 별로 없는 경우에는 로펌에서 실제로 어떠한 일을 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다른 한편, 로스쿨 동기, 지금 회사의 동료나 상사 중에서는 로스쿨에 진학하기 전에 로펌에서 패러리걸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 적은 수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로스쿨에서 다른 동기들보다 수업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는 인상을 받았고 이는 아마도 실무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상황과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로펌에서 패러리걸로 일하거나 인턴십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나도 로스쿨 진학 직전까지 외교부에서 일했기 때문에 로펌 경험을 고려해볼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야 알게되었지만, 변호사 지인이 없더라도 궁금한 것을 물어볼 기회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NYU 로스쿨에서는 로스쿨에 합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졸업생에게 궁금한 부분을 질문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질문받는 입장이 되면서 느끼는 것은 어떤 질문을 하는지, 그 질문을 얼마나 고민하고 하는지에 따라 대답하는 사람의 성의도 달라진다는 점이다. 종종 인터넷을 조금 검색해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내용을 물어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내 상황, 처지에서 개인적으로 많이 고민했던 내용을 집어서 질문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후자에 대해 훨씬 성실한 답변을 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두 번째, 로스쿨 2학년 학생과 대화를 나누어 공부방법에 대한 의견을 들을 것. 다른 공부방법과 마찬가지로 로스쿨에서의 공부 방법도 개인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채택하는 방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먼저 넛쉘(Nutshell) 시리즈의 소책자로 큰 그림을 파악한 다음, 교과서의 판례를 읽고 수업을 들은 다음 Examples and Explanations 시리즈의 Q&A를 통해 복습을 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로스쿨 진학 정보를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이런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또 로스쿨에 진학중인 지인이 없더라도 합격한 로스쿨을 통해 재학생에게 이메일을 보내 궁금한 내용을 물어볼 수 있다.

세 번째, 바 시험 교재를 중고로 구입하여 바 시험에서 어떤 내용을 묻는지 파악할 것. 로스쿨에서 바 시험을 어떻게 다루는지는 학교마다 분위기가 다르다고 한다. 내가 뉴욕주 바 시험을 치렀을 때 JD과정 졸업자의 합격율이 97%였다. 학교에서는 바 시험 관련 서류 제출 시한 등을 알려주는 이메일을 보내주는 등의 편의는 제공했지만 수업 중에 이 부분은 바 시험에 나오니까 열심히 공부하라는 식의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다른 한편, 졸업생의 바 시험 합격률이 낮아서 로스쿨 자체적으로 바 시험 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다. 바 시험 준비는 재학 중에 치르게 되는 법조 윤리(Multistate Professional Responsibility Examination) 시험을 제외하고는 졸업 전까지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고 그런 여유도 없었다. 하지만 로스쿨 입학 전에 혹시나 여유가 있다면 바 시험 준비 교재를 훑어봄으로써, 반드시 바 시험 준비를 미리 고민하지는 않더라도 여러 과목들을 개략적으로 파악해 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느껴진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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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 2017-02-05 05:08:32
평소 댓글을 잘 다는 편이 아닌데 매주 올려주시는 글이 너무 감사해서 댓글답니다. 아마 다들 글을 남기시지는 않아도 저같은 숨은 애독자들이 많을 것 같아요! :) 추운 겨울날 힘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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