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발가벗은 가면의 시대, 헌법재판관 경호를 강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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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발가벗은 가면의 시대, 헌법재판관 경호를 강화하라
  • 오시영
  • 승인 2017.01.26 17:4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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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정유년 설날을 하루 앞둔 대한민국은 “발가벗은 가면의 시대”이다. 자신의 치부를 감추고자 가면을 썼지만, 벌거벗은 누드의 시대, 폭로의 시대, 진실의 시대이다. 수갑 찬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문화예술계 인사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부인은 “비겁한 가짜 보수의 민낯”을 투명한 가면 속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김기춘은 박정희의 5ㆍ16쿠데타를 “구국의 결단”이라고 칭송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초안을 작성한 유신헌법에 대하여 “유신헌법은 불가피한 역사적 선택”이라고 강변하였다. 어디 그뿐인가, 부산초원복집사건에서는 영남 부산 사람들에게 김영삼 대통령을 당선시켜야 한다면서 “우리가 남이가?”라며 영남사람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면서, 당시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가 진다면 부산 앞바다에 빠져 모두 죽어야 한다면서 지역감정을 선동하였다. 일본유학생간첩사건을 조작하였고(최근 재심에서 고문 등으로 이루어진 가짜 자백에 의한 부당판결이라며 모든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었다), 강기훈유서대필사건을 조작하였다(이 역시 최근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다). 박근혜 정권에 들어와 진보적 성향을 가진 문화예술인들을 “좌파 종북세력 또는 빨갱이”이라고 덧칠하여 그들의 활동을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블랙리스트를 만들도록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지시하였다.

그가 일생 동안 취해온 행동을 보면 자칭 “보수의 화신”이다. 자기만큼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키고 사랑하는 자 없으며, 안보와 보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사람도 없다. 그렇다면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자부심을 갖는 게 맞다. 보수를 지키기 위하여 좌파 세력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했고, 그 명단에 근거하여 그들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끊었고,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정부 우호세력에 대한 지원을 하였다고. 그러한 모든 행동은 자칭(?) 보수주의자로서 신념에 의한 행위로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행위라고 강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수많은 증거들에 의해 드러난 사실, 밝혀진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그러한 행위를 한 바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니, 이러한 행위야말로 자신의 행위가 떳떳하지 못했음을, 다시 말해 보수를 지키기 위해 그러한 행위를 한 것이 아니었음을 자인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신이 청와대에 깊이 숨어서 그러한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를 내린 것이 대한민국의 안보와 보수를 지키기 위한 우국충정이었다면, 그러한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난 지금 그 행위를 자신은 “자신의 일생 중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었다고 자화자찬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오직 자신의 개인적 영달을 위하여 그러한 부당한 헌법유린행위를 자행하였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다시 말해 김기춘은 보수를 확신하는 확신범도 아니고, 단지 자신의 출세와 부귀영화를 얻기 위해 보수라는 아이콘을 악용한 천박한, 비겁한 기회주의자였음을 만천하에 스스로 자백하고 있는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특검 수사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수많은 “가면 속 민낯”들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화장기 지워진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의 민낯이 드러나고,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을 비롯하여 수많은 범죄자들, 부역자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급기야는 블랙리스트 화가 이구영 작가가 패러디한 작품 “더러운 잠” 속에 박근혜 대통령의 누드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중요 부위는 두 마리의 진돗개와 박정희 대통령의 얼굴 사진으로 가렸지만. 이구영 작가는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그의 작품 “더러운 잠”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 농단을 통해 국가위기를 불러온 것에 대한 풍자일 뿐이라고 강변하였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그 비밀의 7시간 동안 제대로 된 구조활동을 하지 못하여 304명을 수장시킨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유기를 비난하기 위하여 “더러운 잠 - 직무유기”를 패러디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당시 대통령이 남자이든 여자이든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더러운 잠은 에두아르 마네가 프랑스 창녀를 등장시켜 파리 시민의 위선을 고자질한 “올랭피아”라는 작품을 이구영 작가가 패러디한 것이다. 이 올랭피아는 2004년 미국 워싱턴 시립박물관에서 당시 미국대통령인 조지 부시 대통령이 벌거벗은 상태의 패러디작품으로 전시된 바 있고, 2012년 캐나다에서 여성화가 마가렛 서덜랜드가 당시 캐나다 수상 스티븐 하퍼 수상의 누드 그림이 역시 올랭피아를 패러디하여 공공도서관에 전시되기도 하였다. 그 외에도 많은 화가들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하여 풍자대상을 발가벗겼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부시나 캐나다 수상 스티븐 하퍼나 모두 보수당 정권이었으나, 그들은 그냥 그 패러디 그림을 패러디 그림으로 인정하고 웃고 넘어 갔다. 패러디 예술의 풍자성을 그대로 인정한 성숙한 선진 보수정권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난리다. 여성 대통령을 비하하여 인격살인을 하였다거나 여성비하라면서 이 전시회를 주선한 표창원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예술 작품에 대한 안목이 부족한 필자로서는 어느 쪽이 옳다고 선뜻 나설 수는 없지만, “더러운 잠”이라는 제목이 주는 시사성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다시 말해 국민의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 시간, 세월호가 전 국민이 티비 생중계로 지켜보는 가운데 침몰하고 있는 그 절체절명의 시간, 최고 국정지도자의 구체적 구조행위 또는 구조지시가 전무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고, 그러한 직무유기는 설령 잠을 자고 있지 않았더라도 잠을 잔 것이나 다를 바 없고, 그렇게 잠이 들었다면 그 잠은 아름다울 수 없고, 더러울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작품 의도가 충분히 이해되기 때문이다. 그림 속 배치 그림이 배경화면으로 세월호 침몰 장면이, 수많은 주사기를 든 최순실의 모습이, 독재권력의 상징인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과 청와대 뜰에서 뛰어놀고 있는 두 마리 진돗개의 모습이 청와대의 부정, 부패, 무능, 무지의 상징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여성비하라고, 인격살인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왜 유독 여성이 등장인물인 경우에만 민감해지는지 그 점도 의아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남성이 나오는 경우가 일반적일 때는 아무런 말이 없다고, 유독 소수의 여성이 나오는 경우에만 여성비하라고 편을 갈라 의견을 개진하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남성은 괜찮고 여성은 안 된다는 것 그 자체가 양성평등의 기본적 인식에 반하기 때문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나, 스티븐 하퍼 수상이 등장했을 때 어느 누구도 남성비하라거나 인격살인이라며 이분법적 평가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남녀평등, 양성평등 사회에서 여성이든 남성이든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보면 되고, 그러한 사람이 그러한 패러디의 대상이 될 만할 때 그냥 패러디일 뿐인 것이다.

오늘은 병신년 마지막 날이다. 오늘 밤이 지나면 정유년 설날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병신년은 그 병신년이라는 말 때문에 유독 많은 국민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해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발생하였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진행되고 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탄핵심판결정이 3월 13일(이정미 재판관 퇴임일) 이전에 결정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자신의 임기가 1월 31일 종료되기 때문에 이정미 재판관마저 임기 종료로 그만 두게 되면 7명의 헌법재판관만이 남게 되어 탄핵심판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거나 그 합의의 신뢰성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당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 만료 전에 탄핵심판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재판정에서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측 변호인단이 강하게 반발하며 극단적 행동(필요적 변호사강제주의를 취하고 있는 탄핵심판에서 변호인단이 전원 사퇴하는 것이 예상된다)을 취할 수도 있다는 항의성 의사를 표명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렇게 신속하게 탄핵심판이 진행될 것을 예상하지 못하였다가 지금 무척 당황하고 있다. 갑자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보수인터넷방송과 한 시간 동안 인터뷰를 하여 자신의 입장을 항변하였다(그 내용은 아무것도 몰랐고,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누군가 자신을 엮기 위해 오랫동안 기획한 것 같다는 황당한 주장만 있다. 이 인터뷰는 대통령의 방어권 행사의 허술함과 여전한 안일함과 팩트 접근에 대한 무지함만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나아가 탄핵심판을 지연시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첫 번째 방법이 변호인단이 결정적 시기에 모두 사퇴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헌법재판소가 심리가 종결되었다며 심판절차를 종결하겠다고 할 때(아마 2월 중순 이후 어느 날로 예상된다) 변호인단이 마지막 변론을 하지 않고 갑자기 모두 일괄 사퇴해 버리는 경우이다. 변호사강제주의가 채택되어 있기 때문에 변호사가 선임되어 있지 않으면 재판을 종결할 수가 없어, 헌법재판소로서는 국선변호인을 선임하기 위하여 재판절차를 연기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서둘러 국선변호인을 선임하게 되면, 그 국선변호인에게 사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하여 피소추인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절차의 공정성 때문에 그렇다) 상당 시간 재판이 공전될 수밖에 없고, 그러한 방법을 통해 3월 13일(이정미 재판관의 임기만료일)을 도과시키는 방법을 쓰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될 경우 7명의 헌법재판관이 남게 되어 심리의 적정성 확보에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위와 같은 최악의 경우까지 상정하여 최종 변론종결일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농간이 이루어졌을 때 대처하더라도 이정미 재판관 임기 만료일인인 3월 13일 이전에 평결이 이루어지도록 말이다.

정말 그럴 리는 없겠지만, 기우에 불과한 것이겠지만, 이렇게 7명의 헌법재판관만이 남게 되었을 때 한 명의 헌법재판관에게 교통사고라도 발생하여 병원에 입원한다거나, 예상하지 못한 사망 등의 급변사유가 발생하게 되면 의사정족수 부족으로 탄핵심판 자체가 불가능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신변 경호에 나서야 한다. 현재처럼 헌법재판관들을 무방비상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출퇴근길을 경호하고, 그들의 공관이나 주거지를 경호하여야 한다. 만에 하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충성코자 하는 일부 과격분자들에 의해 헌법재판관들에게 어떠한 위해가 가해진다거나 재판에 임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되는 일이 사전예방될 수 있도록 경호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상황이 너무 막중하기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갑자기 헌법재판관에게 탄핵심판에 관여할 수 없는 제척사유나 기피사유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을 유도하여 의도적으로 그런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고, 무의식상태에서 그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법이 개정되어 재판관별로 의견을 개진하도록 되어 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만에 하나 심결 과정에서 반대 견해를 가진 소수의 재판관들이 결정문 작성을 지연하여 탄핵심판을 늦추는 경우이다.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문을 선고하기 전까지는 심결 내부 결과를 공포할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7명의 헌법재판관이 남게 될 경우 한 명이라도 기각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재판관이 소수의견을 남겨야 하는데, 그 결정문 작성을 미루면서 선고기일을 늦추는 비정상적 상황을 상정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인정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헌법기관을 임명할 권한을 인정해서는 안 되겠지만, 부득이하여 임명권을 보장하게 되면 오히려 평의결과(6명 이상의 찬성)를 곡해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병신년 마지막날, 대한민국은 “발가벗은 가면의 시대”이다. 가면을 쓴 자들이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여전히 가면을 쓰고 있어도 그 가면이 투명하여 민낯이 보이고 있다. 청와대에서 관제데모를 주도한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자유총연맹이나 엄마부대, 고엽제전우회 등 수많은 보수단체에게 뒷돈을 대어주고 정부지지 관제데모를 열도록 하여 여론을 호도한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처처히 악행이 드러나고 있다. 정말 못된 사람들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얼마나 많은 악한 생각들이 들어차 있는 것일까? 정말 악하다. 벌거벗은 누드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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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나 2017-01-31 15:49:40
맨처음 박근혜 대통령의 1차 대국민 담화가 생각 나는 군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그리고 2차 담화때는 이렇게 말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검찰의 수사가 필요하면 받아들이겠다"
시간이 흐른 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일을 행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요
갈수록 대한민국 국민들이 힘이 빠지는 보도에
에너지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알고 있다면 모든것을 내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도토리 2017-01-27 09:22:46
조작된 테블릿pc로 여론을 선동하더니 사람부터 잡아놓고 죄를 찾아헤메는 꼴이란 당당하면 법적절차를 밟아야 하지 왜 이리 사람을 닥달하는고 특검은 불법으로 조직되어 신뢰를 잃었고 촛불은 그 배후가 단두대니 이곳이 한국땅인가? 우리나라 문인과 예술인 열명 중 아홉이 좌파라고 하더니 거기에 교수님들까지 포함시켜야 하겠네요 피와 땀으로 이루어놓은 이 땅에 희망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편에 서서 눈먼 소경이 되어 사람을 이끄는 지식층이 되다니 어리석은 지성인들이여

마음에 안들음 2017-01-27 01:36:28
글쓴이는 지적능력이 의심스럽다 하긴 인간은 보는 자기 생각대로 보니

글쓴이는 그때 뭐했나 2017-01-27 01:33:56
참 한일없는 사람이네 저런 사람이 교수라니
박대통령도 인간인데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일인가
그냥 입만 살아서 나블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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