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돈이 실력이라고? 실력이 실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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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돈이 실력이라고? 실력이 실력이지.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7.01.06 12: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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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대한민국은 상위 1%가 움직이고 그 외의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 이 두 표현은 지난해 우리사회를 발칵 뒤엎은 최대의 화두였다. 누가 이런 말을 했는지 언급하지 않아도 될 만큼 회자된 내용이다. 그저 관심거리보다 굳이 화두였다고 설명하는 것은 앞으로 국민모두가 헤쳐 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두 표현은 대한민국을 무기력, 자괴감에 빠져들게 했다. 하지만 이 말에 대해 딱히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거나 항변할 수 있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작금의 돌아가는 세태를 부인할 수 없어서다. 특히 두 표현을 합치면 “돈이 없으면 상위 1%에 들 수 없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일제 해방과 6.25사변 이후 우리사회는 ‘개천의 용’ 흔적이 뚜렷했다. 근대화 초기의 모두가 힘든 비슷한 환경과 시절에, 오로지 노력과 성실이 성공을 담보했다. 출발점이 비등했지만 그 속에서 어떤 선택과 어느 정도의 노력을 했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확연히 달랐다.

모두가 보릿고개를 견뎌야 했고 건장한 청년이면 누구나 군복무를 했고 조금의 여건이 허락되면 중등교육을 마칠 수 있었다. 여기에 한층 더 욕심을 부리면 대학까지 마칠 수 있었다. 개인과 그 가족, 때론 독지가의 도움이 합심해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고시제도였다. 특히 신림동 고시촌 수험가에서 듣는 옛날 얘기들을 빌리자면 20~30년 전까지만 해도 혈혈단신 배낭을 메고 고시촌에 입성해 각고의 노력 끝에 사법시험, 행정고시, 공인회계사 등 먼 옛날 과거와 같은 시험에 급제를 했고 그들 모두 자수성가형 인물들이라는 평가다. 물론 부유층 자제 등 예외는 있지만 절대 다수가 그랬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는 것에 입을 모은다. 우선 어떤 취업을 준비하든, 무슨 시험을 치르든, 돈(경제력)이 있어야 하고 또 그래야 남들보다 빨리 합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수험가는 취준생, 수험생들에게 최적화된 학습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고 또 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격이 빠르다는 것이다. 이에 뒤지면 합격지연은 물론 불합격은 불 보듯 뻔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비단 취업시장만의 얘기가 아니다. 초중등 교육에서도 강남학원가가 쥐락펴락하고 그 영향권에 들어야 좋은 대학을 나오고 상대적 우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든 부인할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돈이 실력이고 그래야 상위 1%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은 아닌 듯하다. 애써 이를 부정하려해도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기에는 사회구조가 녹록지 않다는 좌절감이 사회전체를 덮고 있는 셈이다. 빈익빈 부익부라는 그림자가 짙게 베여가는 현실. 모두가 탈출구를 찾고자 발버둥치지만 그 수렁은 탈출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듯하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자신과 특정집단만을 위한 똘기로 애용하고, 일단 진입한 상위층 신분을 움켜쥐느라 로비가 판치고, 심지어 무던히 지나가는 별 볼일 없는 이들을 발길로 걷어차기 까지 한다. 이건 분명한 사다리 걷어차기다.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라는 대한민국 헌법적 가치를 무색케 한다.

“돈도 실력”이라는 명제에 “그 돈은 내가 번 돈이어야 실력이 된다”며 일반대중은 항거한다. 또 “상위 1%에 들지 않아도 좋으니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해 달라”고 외친다. 그래서 취업시장은 기회제공이 공평해야 하고 각종 시험제도 또한 노력 대비 실력을 보장받기를 원한다.

정실인사, 특채 등이 확대되지만 다행히 공개채용제도가 그나마 지속되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곤 한다. 이 공개채용제도를 목줄 삼아, 낙타가 바늘구멍을 비집고 들어가려는 듯, 크든 작든 자신이 꿈꾸는 용(龍)이 되고자 발버둥 치는 수험생들이 수십, 수백만이다. 이들에게 “돈이 실력이 아닌, 실력이 실력”이라고 응원한다. 2017년 정유년 새해, 모두들 건승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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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2017-01-08 13:39:08
수시 입학사정관 특채 민간경력 로스쿨 같은 제도는 혈연주의 귀속주의에 쪄든 한국사회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제도 조선시대 과거제도가 후반기에는 결국 부정비리로 얼룩져 망한거지 공정했으면 오히려 정부를 개혁하는데 더 큰 도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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