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박근혜 대통령의 똥볼, 대국민담화 때의 미소
상태바
오시영의 세상의 창-박근혜 대통령의 똥볼, 대국민담화 때의 미소
  • 법률저널
  • 승인 2016.12.02 12:3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최순실의 등장”은 “박근혜의 몰락”이다. 전혀 다른 두 명사구는 완전한 동의어가 되어 버렸다. 최순실은 어둠 속 비존재였고, 박근혜는 밝음 속 존재였다. 그런데 어둠 속 비존재가 촛불로 인해 밝은 실체로 등장하는 순간, 밝음 속 존재이던 박근혜는 “산산이 부서진 파편”이 되어 허체(虛體)가 되어버렸다. 국민에게 좌절과 실망, 분노와 허탈을 안겨준 “저런 것”이 되어 버렸고, 전 국민을 정신적 공황상태로 몰고 간 “허탈의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최순실은 돈에 미친 아낙임이 밝혀졌고, 미용에 혈안이 된 광녀였고, 국가권력을 농단한 철면피임이 밝혀졌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대단한 것인 양 설쳐대다가,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렸다. 김소월은 “초혼(招魂)”에서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를 외쳤다. 죽은 자의 넋을 불러오는 초혼에서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을 외쳐야 했다.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하고 한탄하였다. 지금, 온 국민이 초혼 속 소월과 정반대의 심정이 되어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것과 진 배 없는 산산이 부서진 박근혜의 이름을 외쳐 부르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필자는 오늘 12월 2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이루어질지, 아니면 일주일 뒤인 12월 9일에 이루어질지, 아니면 국회에서 결국 통과하지 못하게 될지 알지 못한다. 돌아가는 낌새로는 새누리당 비박계와의 의견조율관계로 12월 9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따라, 법 절차에 따라 임기 종료 전이라도 퇴임하겠다는 국민담화를 발표하였다. 그 말 한 마디에 마음이 약해진, 아니 겁을 먹은 일부 비박계 의원들이 탄핵찬성에서 발을 빼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국회에서 탄핵이 부결되는 것이 긴 국가 장래를 볼 때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조차 한다. 까닭은 부서진 이름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박근혜 대통령에 부화뇌동하며 단물을 빨아먹던 친박계를 비롯한 부역자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한꺼번에 대청소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몰락의 마지막 걸음마에서 한숨 돌린 친박계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마당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마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은연중 내비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대통령중심제체제에서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헌법체제를 흔들어 이원집정부제를 만들어 안철수, 손학규, 반기문, 김무성, 친박계 등이 결합한 제3지대 정당을 만들어 반더불어민주당세력을 형성하여 위에 열거된 이들 중 외치 담당의 대통령, 내치 담당의 총리, 국회의장 등을 나눠먹는 식으로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인 친박계가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일정한 새누리당내 지분권을 유지하여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방법의 생존전략을 세우고 있는 듯하다.

국민들이 애타게 박근혜를 “내가 죽을 이름이여” 하고 외치고 있다. 물론 소월의 심정처럼 애타게 사모하여 보고파 부르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으니, 대통령 자리에서 사퇴하라며 못 내려오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박근혜 대통령 이름을 부르고 부르다가, 지쳐서, 아니 열통 터져 죽을 지경에 처했다는 것이 다르지만 말이다.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면서 슬쩍 슬쩍 웃는 모습을 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비열의 극치이다. 자신의 임기 전이더라도 국회가 결정해 주면 물러나겠다며 자신의 문제를 국회로 넘겨버린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화법의 최고정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거취 문제를 자신이 결정하면 되지, 이를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떠넘기는 것은, 자진하여 사퇴하지는 않겠다는 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지지하는 일부에게 “봐라, 국회가 결정하면 사퇴하겠다고 하지 않느냐?”라는 변명거리를 제공함으로써 하야 또는 탄핵을 주장하는 거의 모든 국민들을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교활의 극치를 보여주는 권모술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친박계 의원들의 망언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를 들은 국민들과 야당이 “좀 약이 오를 것이다.”라고 하였고, 아내의 선거법 위반으로 국희의원직이 상실될 수 있는 높은 형을 받은 김종태 의원은 “촛불집회를 종북세력들이 조종하고 있다.”고 하였고, 이정현 대표는 “탄핵이 결정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들은 지금 국회를 상대로,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절대적 외통수”를 던지고 “장이야!”하고 외치는 장기꾼의 마음이 되어 있는 듯하다. 그런데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커다란 진실이 있으니 바로 “촛불을 든 민심”을 계산에 넣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몰아칠 국민의 분노가 결코 촛불에 비교될 수 없는 지진 7.8도보다 높은 강진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원전 폭발보다 더 무서운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쓰나미보다 더 강하고 거센 해일이 되어 새누리당을 덮칠 것이라는 사실을 미처 모르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마음이 바다라는 사실, 모두 침몰시켜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짓이다. 바보들 같으니라고.

그들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하루살이의 어리석음이 보인다. 누누이 현재의 박근혜 사태는 역사라는 무한한 시간 앞에서 전개되고 있는 국민의 심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발의하겠다는 12월 2일 또는 9일의 탄핵 결정일만 무사히 넘기면 된다는 “오늘 순간에 매몰된 무지몽매함”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무지몽매함이 이 극한상황에서 “검인정 역사교과서”를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며(교육부장관이 1년 유예 후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언뜻 내비치기는 하였지만) 후안무치한 강심장으로 연결되고 있다.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역사의 심판은 멈추지 않는다. 빙산의 일각일망정 이미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각종 범죄사실이 수사결과로, 다른 공범들의 피의자신문조서로, 참고인진술조서로, 녹음으로, 태블릿 피시로, 문서로 증거가 확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죄에요”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으니 “새머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백이 유일한 경우는 형사처벌할 수 없지만, 자백하지 않더라도 다른 증거에 의해 유죄의 심증이 형성되면 당연히 형사처벌이 이루어진다. 본인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증거가 있으면 유죄의 형벌이 가해지고 있는 현대의 형사재판체계를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닐 텐데, 마치 머리만 쥐구멍에 쳐박고 엉덩이를 하늘 높이 쳐들고 있는 형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탄핵 반대세력은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든 통과되지 않든 자멸의 길을 걷거나, 국민의 심판에 의해 소멸하게 될 것이다. 190만 촛불 민심은 이번 주말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정치권에 던질 것이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하여 4지구 점포 839곳이 잿더미가 되어 많은 상인들이 생활의 근거지를 잃었다. 전기차단기 하나만 제대로 작동하였더라도 대형화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 추운 겨울에 생활의 터전을 잃고 빚더미에 내몰릴 서문시장 상인들의 고통이 가슴으로 느껴져 온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때 필자는 “화기(火氣)의 정권”이 들어선다고 예상한 바 있다. 그래서 물이 부족하게 되어 전 국민이 심한 갈증을 느낄 것이라고, 여기저기에서 화기가 넘쳐 재물이 불타고, 사람이 죽어나가게 될 것이 염려된다고 우려한 바도 있다. 이 탄핵의 활화산 정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대구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사건이 섬뜩하게 다가오는 것은 “화기의 종말”을 예고하는 예고편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을 포함하여 신속한 화재 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의 특검이 개시되었다. 검찰의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가 결국 대통령의 대면수사를 하지 못한 채 특검에게 모든 수사를 넘길 수밖에 없게 되었다. 나름 살아있는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을 다른 피의자들의 진술과 증거 등에 의해 공범관계임을 밝힘으로써 성과가 없었다고 할 수 없고, 어찌 보면 대단한 수사성과를 얻었다고 칭찬을 아까지 않아도 될 듯싶기도 하다. 이제 특검의 어깨가 막중하게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특별검사의 수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하였다. 물론 그 말에 신뢰는 가지 않지만, 일단 본인이 수사에 임하겠다고 하니, 그 말을 번복할 때까지는 믿어보기로 하자. 특검수사를 받는다고 하니, 그때 가서 또 안 받겠다고 어떠한 핑계를 대기 전까지는 말이다. 좌고우면함이 없이, 묵묵히 범죄사실을 증거에 의해 밝혀나가는 우직함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보여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설령, 만에 하나 비박계의 이탈로 탄핵소추가 부결되더라도 탄핵발의에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야당이 믿을 것은 국민의 마음, 민심이니, 그 뒤에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는, 새로운 가치로 무장한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는 국민의 소망을 유일한 근거 삼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발의하여, 적법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될 것이다. 가결되면 그대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고, 부결되면 국민의 뜻에 따라 다음 행동을 결정하면 될 것이다. 그러는 중에 특별검사의 수사결과가 확정될 것이고, 그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사실 또한 확정될 것이다. 수사라는 것이 묘해서 “칡덩굴” 같은 것이고 “고구마줄기” 같은 것이라, 특별검사팀이 의지를 가지고 파고 들어가면 자꾸만 칡이나 고구마가 많이 나오게 되어 있다. 암말기환자를 수술코자 개복하였다가 수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수술도 하지 않은 채 모른 척 꿰매버리는 우를 특별검사팀이 범하지만 않는다면, 지금 서울중앙지검의 특별수사본부가 밝힌 범죄사실보다 더 많은 범죄사실이 밝혀질 개연성이 크다. 자꾸 새로운 제보가 이어지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소월은 초혼에서 부르짖는다.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 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우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리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라고. 소월은 님이 죽은 장례식에서 육신을 떠나는 사랑하는 님의 영혼을 애타게 불렀지만, 촛불을 든 국민은 살아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고 있다. 이제 그만 죄를 짓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광화문 광장에서, 소도시 골목길에서, 심지어 개인의 집에 촛불을 켜놓고 부르고 있다.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도록, 부르다가 죽게 될지언정 그 마지막 순간까지 부르겠노라고 부르고 있다.

이번 주말 아니면 다음 주 주말 또 다시 모이게 될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가 탄핵가결을 환호하는 국민의 승리의 함성이 넘치는 집회가 될지, 아니면 탄핵부결을 분노하는 국민의 피맺힌 절규의 외침이 폭발하는 집회가 될지, 필자는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정의를 사랑하는 역사, 시간의 주재자인 절대자께서는 결코 대한민국 국민의 정의의 외침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조롱과 멸시 속에서도 정의를 지켰던 수많은 양심세력들의 희생 위에, 촛불이 제 몸을 불살라 뜨거운 아픔에 눈물 흘리듯, 국민의 양심의 눈물은 마르지 않을 것이고, 끊이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영혼을 뜨겁게 달굴 것이다.『예서(禮書)』는 “지붕에 올라 왼손으로 죽은 사람의 웃옷 옷길을, 오른손으로 허리를 잡고 북쪽을 향해 흔들며 죽은 남자의 관직명이나 자(字)를, 죽은 여자의 이름”을 부르며 초혼제를 지낸다고 기록하고 있다. 국민들도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의 허리를 잡고 살았지만 국민에게 이미 죽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부를 것이다, 대통령직에서 내려올 때까지.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ㅇ 2016-12-06 11:09:06
박그네 최순실 우병우 김진태 = 사시퇴보

노무현 문재인 = 사시폐지 사법개혁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