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공포심, 허깨비,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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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공포심, 허깨비,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
  • 오시영
  • 승인 2016.11.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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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변호사/시인

국민들이 두려움의 최면상태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실체가 “완벽한 허상”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벌거벗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두려움으로부터 국민을 벗어나게 하는 “실존하지 않은 두려움의 실존으로부터의 해방”을 우리 국민에게 안겨주고 있다. 필자는 본란을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를 누리려면 모든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의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그러한 두려움은 국민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므로 그러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말을 해야 한다.”는 점도 또한 주장하였다. 두려울 때 “두렵다.”고 말을 하고, 왜 두려운지를 말하면 두려움은 사라진다고도 주장한 바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유신독재를 통해, 긴급조치 1호 내지 9호를 통해, 중앙정보부의 불법연행과 고문을 통해 수많은 선량한 국민을 범죄인으로 조작하고, 간첩 누명을 씌워 사형시키고, 민주사회를 갈망하는 수많은 국민을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처형하는 방법을 통해 국민에게 두려움과 공포심을 심어놓았다. 그러한 공포심과 두려움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5공정권을 통해 이어졌다. 그렇게 형성된 공포심으로 모든 국민이 무력해진 기간이 무려 30년이다. 그 30년이라는, 한 세대에 걸친 공포심의 세뇌는 그대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영되었다.

자기 생각을 제대로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조리 있게,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못하는 능력 부족의 사람, 걸핏하면 나도 공대출신이에요라며 배시시 웃기만 하는 사람, 수첩을 보지 않으면, 프롬프터를 보지 않으면 한 줄의 문장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는 사람을 왜들 그리 두려워하는지 필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왜 두려워들 하느냐고 수없이 이의를 제기해 왔다. 그런데 모두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포심과 두려움이라는 트라우마에 갇혀 스스로 두려움의 복종자들이 되어가는 수많은 사람들과 조직들을 보며 왜들 저럴까 의아했었다. 아마도 누군가를 내세워 얼굴마담으로 앉혀 놓고 뒤에서 이권을 챙기려는 탐욕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볼 뿐이었다.

오늘의 박근혜 게이트가 형성되기까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자는 “새누리당”이다. 옛 부터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수신은 그 본체인 새누리당 책임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신을 잘못하면 수신을 잘하도록 조언하고 바로 잡아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위 친박이라 지칭되는 수많은 의원들은 수신을 바로 해야 한다는 야당이나 국민의 소리를 무조건 정치공세라며 역정을 냈고, 박근혜 대통령을 편들고 감싸고 보호하기에 급급하였다. 그러니 잘못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생겨날 수 없었던 것이다. 잘못된 것은 싹부터 잘라야 하는데, 이제는 그 뿌리가 너무 커져서 대한민국 전체가 공황상태에 빠지는 환란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새누리당 의원 중 어느 누구도 내 죄로소이다 라고 참회하는 자가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총을 겨눌 뿐 내가 대통령을 잘못 보필해서 이런 결과가 나와 참으로 죄송하다며 스스로 “사퇴서”를 내는 이가 아무도 없다. 후안무치의 참혹한 현실을 보고 있다. 서로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자랑질해 대던 그 수많은 민낯들은 도대체 어느 쥐구멍으로 숨어버렸는가? 다 나와라, 쥐구멍에서 나와서 그 뻔뻔한 얼굴들을 국민 앞에 내보여라. 내가 “우리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이”인 척 했던 자라고 고해성사하라.

책임을 져야 할 자 또 있다. 바로 언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 안의 혀”가 되어 거짓과 감언이설을 늘어놓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자질을 과대포장했던 수많은 언론인들도 모두 상복을 입고 나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많은 보수언론들, 그 언론사에서 간신 같은 박근혜 홍보대가 되어 박근혜 대통령의 실상을 감추고 조작된 허상을 부풀려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었던 언론인의 탈을 쓴 사이비 언론인들도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 케이비에스, 엠비시를 비롯하여 수많은 종편사들, 당신들이 열흘 전에 했던 그 부끄러운 언어질과 행위를 되돌아보라. 낯 뜨겁지 않은가? 에휴, 아니다. 그런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난망한 일인 줄 안다. 어찌 그런 부끄러움을 아는 자들이었다면 그런 짓을 했겠는가? 지금쯤, 어떻게 하면 그 전에 했던 간신 같은 언어질을 희석시키고 변신을 도모할까만을 궁리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그러고 있을 것이다. 한국어도 제대로 못하는 대통령을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에 능통하다며 헛혓질한 자들, 형광등 100개를 켠 아우라가 느껴진다고 아부했던 자들, 그와 유사한 논조와 거짓 정보를 아무 스스럼없이 자화자찬했던 자들, 다들 어디에 숨어 있는가? 당신들도 나와라.

그 다음은 공무원들이다. 특히 검찰과 경찰이다. 모든 국가사정기관에는 정보부서가 있다. 그 정보부서는 수많은 예산과 인력을 들여 시중의 정보를 수집한다. 특히 권력자 주변에는 부정부패가 만연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 주변에는 정보 요원들이 끊임없이 맴돌게 되어 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이러한 최순실 국정논단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밝히려고 한 자가 없다. 정윤회 씨의 국정농단을, 십상시들의 전횡을 까발리려 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나 박관천 경정을 오히려 국가기밀누설죄로 처벌하기에 혈안이 되었다. 본말전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들은 모두 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렇게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된 시그널을 줄 경우 용기 있게 이건 아니다라고 밝혀내라고 그 자리에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주고 앉혀 놓았는데, 부화뇌동하여 어떻게 하면 청와대에 잘 보일까, 어떻게 하면 내 엉덩이, 내 자리를 잘 보전할까에 혈안이 되어 있었으니, 당신들이 그러고도 검사냐? 오죽하면 국민들이 양아치만 못하다 비난을 가하겠는가? 용기 있게 저항하다 공무원에서 쫓겨난 몇 몇 정신이 살아있는 공무원들, 그들의 처지가 곤고해졌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이번 사태가 수습되면 그들에게 정상화의 길을 모색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국가정보원의 잘못 또한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렇게 수많은 국가기밀이 청와대에서 최순실이 사용하는 개인 태블릿 PC로 빠져나갈 동안 무엇을 했는지, 이렇게 무기력하게 보고만 있어야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모두들 허깨비들인가? 법과 제도가 있는데, 이렇게 권력자 앞에서 무차별하게 왜소해질 수가 있는지 답답할 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외교와 국방에 관한 엄청난 국가기밀이 줄줄 새어나가고, 청와대 밖을 휘젓고 다닐 때, 비선의 도깨비들에게 농락당하고 있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재벌들도 이번 사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부정과 비리를 저질렀기에 청와대의 말 한 마디에 몇 백억 원씩의 돈을 내어 놓아야 하는지 분노가 치민다. 삼성, 현대 등 수많은 글로벌기업들이, 국민 앞에 그렇게 갑질을 해대며 무소불위의 금력을 행사하는 그들이 왜 청와대 앞에만 서면, 벌벌 떨며 돈을 내어 놓으라는 대로 내어 놓으며 굽신거려야 했는지 수치스럽다. 그 돈으로 종업원들의 복지를 늘리고 임금을 올려 주고 하는데 쓸 일이지, 청와대가 내어 놓으라고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내어 놓는지 가관 중의 가관이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배상금(그 성격도 일본은 부정하고 있다)으로 겨우 10억 엔을 받고서 잘한 합의라고 자화자찬한 박근혜 정부, 그렇게 해서 국민의 자존심을 상할 대로 상하게 만들더니, 그 몇 배에 해당하는 돈을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아니 최순실에게 내어 놓으라 하는 이 후안무치함은 도대체 무엇인가? 재벌기업들, 이제 제대로, 법대로 기업을 운영하면 안 되는가? 그렇게 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개뿔 같은 소리이다. 법대로 하고, 원칙대로 하는데 살아남지 않을 리가 없지 않은가? 해보고 이야기하자, 해보고.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물론 대통령과 최순실이다. 아니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그 밑에서 눈과 귀가 되어 움직인 정호성, 안병근, 이재만 세 비서관들 역시 죄가 가볍다 할 수 없다. 써 준 글이나 또박또박 읽을 줄 알고, 입혀 주는 옷이나 그냥 입고, 웃으랄 때 웃기나 할 줄 아는 사람이 어떻게 “준비된 대통령”으로 둔갑될 수 있었는지,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 암담하다. 이제 모든 것이 까발려지고 있다. 필자가 오래 전부터 주장해 온대로 시간이 역사가 되는 순간, 모든 것이 밝혀지고 있다. 모두들 진실에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진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배신이겠지만 국민들에게는 충신이 될 진실이 까발려지고 있다.

하지만 사태는 녹록지 않다. 최순실은 태블릿 피시가 자기 명의로 개설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태블릿 피시를 모른다고 부인하고 있다. 안종범 전 수석은 모든 것을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문화융성과 체육발전을 위해 두 재단을 설립하는데 일조하였을 뿐이라며 그 재단이 최순실의 사적 이익에 농락당할 줄 몰랐다고 변명하고 있다. 나머지 정호성 비서관 역시 아직 검찰에 불려가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의 지시로 최순실에게 열람토록 했을 뿐이라고 할 것이다. 대통령의 지시를 충실히 따른 충신 코스프레를 펼칠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범죄혐의를 낮추고 형량을 적게 받으려는 변론작전을 수립할 것이다. 결국 모든 비난의 화살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집중될 것이다. 이때 박근혜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소추권 없다는 헌법 조문을 내세우며 수사받기를 거부하려 할 것이다. 홀로 남겨져 세상의 쓴맛을 다시 한 번 볼 것이다.

대통령 탄핵 사유로 대통령의 법령 위반이 있다. 탄핵재판은 헌법재판소에서 하게 되어 있고,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소추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의 국회 구성비에 의하면 탄핵소추가 불가능하게 된다. 새누리당이 찬성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핵소추 발의는 국회의원 과반수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야당만으로 할 수 있다. 이때 법령 위반 여부가 확정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탄핵소추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하여야 한다. 물론 헌법학자 대부분은 형사소추는 못 하더라도 수사를 하여 증거를 수집한 후 대통령 임기 만료 시 기소할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검찰이 그러한 다수설을 따르지 않고 소수설에 의해 소추가 안 되므로 수사도 안 된다고 할까 봐 하는 소리다. 즉 탄핵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전제로서 법령 위반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의 수사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역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두려움의 공포도 그 포장지를 뜯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모두 허탈해지고 만다. 지금이 그 꼴이다. 대통령이 또 일을 저질렀다. 덜컥 김병준 교수를 국무총리로 내정해 버린 것이다. 어느 누구와도 공식라인을 통해 상의한 바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박근혜 대통령과 김병준 교수가 서로 잘 알고 있던 사이도 아니다. 참으로 알다가 모를 일이다. 누구의 추천이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이런 상황에 이르렀으면 총리 인선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 쯤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여당과 야당의 의견을 듣고 합의를 도출해 내는 지혜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지금, 그런 분별력이 대통령에게 없다. 생각이 없으니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 모르는 것이다. 안타깝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엎질러진 물이 땅에 스며들어 죽어가는 민초를 깨우고 씨앗을 발아시켜 열매를 맺게 되기를 소망한다. 그렇게 승화시키는 힘이 우리 국민에게 있다고 믿는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차리자.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니, 모두 정신을 차리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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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2016-11-08 16:32:53
이런 정치 편향성 글은 지양좀 해주세요. 법저에게 필진 교체를 요구합니다.

도봉산 2016-11-07 21:59:28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친박만 안속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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