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기득권에 유리” 불공정 인식 많아
한국갤럽 설문결과, 18% 찬성…36% 유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헌법재판소의 사법시험 폐지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절반은 여전히 사법시험 폐지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부칙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국회를 통한 법개정이 없다면 사법시험은 내년 2차시험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이 사법시험 폐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47%가 사법시험 폐지에 대해 “잘못된 일”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잘된 일”이라는 의견은 18%에 그쳤으며 36%의 응답자는 의견을 유보했다.

연령별, 지역별, 성별 등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사법시험 폐지에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했다.

성별로는 남성의 52%, 여성의 42%가 사법시험 폐지를 반대했으며 찬성 의견은 남성 20%, 여성 15%였다. 의견 유보는 남성 28%, 여성 43%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5%로 사법시험 폐지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가장 많았다. 부정적 인식이 가장 적었던 것은 60대로 38%가 “잘못된 일”이라고 판단했다. 긍정적인 의견은 50대가 22%로 가장 많았고 19~29세가 14%로 가장 적었다.

성별·연령별 조사에서 여성과 고령층에서는 상대적으로 의견유보가 많았는데 한국갤럽은 사법시험을 전면 대체하게 될 로스쿨에 대해 잘 알려지지 못한 점, 사법시험 및 로스쿨 제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주요 지지 정당별로도 모두 사법시험 폐지에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는데, 국민의당 지지자들이 57%로 가장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정적인 의견이 55%, 정의당은 52%, 새누리당은 46%였다.

긍정적인 반응은 국민의당 19%, 더불어민주당 19%, 새누리당 21%로 비슷했던 반면 정의당 지지자들은 27%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가 51%로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가정주부의 경우 37%로 타 직업군에 비해 부정적인 의견이 적었다. 사시폐지에 긍정적인 의견이 가장 많았던 직업군은 자영업자로 26%의 비중을 나타냈고 학생은 12%로 가장 적었다.

사법시험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회 박탈 및 불균등, 공정하지 못함’이 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난한 사람에 불리, 기득권·금수저에 유리(25%)’, ‘시험제도 필요, 제대로 평가할 수 없음(12%)’, ‘준비부족, 시기상조, 로스쿨 미비점 많음(5%)’, ‘사법시험 준비생들에게 피해(5%)’ 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다.

사법시험 폐지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인 이들은 그 이유로 ‘인력낭비, 고시 인력 줄임(15%)’과 ‘로스쿨 제도 도입, 로스쿨 하나로 통일(15%)’을 가장 많이 꼽았고, ‘기회 확대·균등, 공평해짐, 다수 접근 가증(10%)’, ‘법조인 부정부패 방지, 사시 인맥 약화(9%)’ 등도 이유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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