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할 수 있다” 기적을 부른 박상영의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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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할 수 있다” 기적을 부른 박상영의 주문
  • 법률저널
  • 승인 2016.08.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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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대표팀 박상영(21·한국체대·세계랭킹21위)이 한국 올림픽 사상 최초로 에페에서 금메달을 따는 새 역사를 썼다. 박상영은 10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개인전 에페 결승전에서 헝가리 게저 임레(세계랭킹3위)를 15대 14로 제치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3피리어드 중반까지 10-14로 4점차 열세에 몰려있던 박상영이 5연속 득점으로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따낸 금메달이라 소름이 돋았다. 펜싱 사격 대표팀의 막내 박상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기자들이 질문에 거침이 없었다. “목표는 금메달입니다.” 거짓말처럼 그는 21살의 어린 나이에 당당히 기적의 꿈을 실현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대역전극을 이뤄낸 박 선수의 모습은 우리 국민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줬다.

박 선수의 상대 게저 임레는 5번째 올림픽 무대를 치르는 베테랑이다. 박상영과의 나이 차이도 무려 21살이다. 박상영은 임레를 두 번이나 꺾은 전적이 있지만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임레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 경기 종료 2분 24초 전, 점수는 10―14. 한 점만 더 주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조종형 펜싱 대표팀 총감독의 머릿속에 “여기까지구나”하는 생각이 스쳤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은메달도 대단한 성적이었다. 이전까지 한국 올림픽 펜싱에서 남자 에페 개인전 최고 성적은 동메달이었다. 그러나 단 한 명,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의 막내 박상영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기왕 여기까지 온 것, 금메달을 가져가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되뇌었다. 손에 들린 770g짜리 칼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47초 뒤, 박상영은 피스트(펜싱 경기장) 위에서 태극 문양이 새겨진 마스크를 벗고 포효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대역전극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금메달 유력 후보로 분류되지 않았던 그가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마치 우리의 수험생활처럼 고되고 굴곡이 심했다. 박상영은 경남체고 2학년이던 2012년 한국 남자 에페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청소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따내 펜싱계에서 ‘괴물’, ‘천재’로 불렸다. 이듬해에는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국가대표 선발전 1위에 올라 역대 최연소 펜싱 국가대표로 선발돼 주목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그러던 그에게 불운이 닥쳤다. 지난해 십자인대 부상 탓에 피스트를 떠나면서 랭킹이 급격히 하락, 메달 후보군에도 들지 못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박상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떤 시간보다 감내하기 어려운 재활 과정을 성실히 마치고 지난 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월드컵대회 동메달, 아시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부상의 터널을 빠져나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어린 선수답지 않은 인내와 끈기로 재무장한 박상영은 기어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높은 무대에서 한국 펜싱의 역사를 새로 썼다. 피스트에서의 포효는 한편의 인생 역전극에 감칠맛을 더했다. 박 대통령은 “부단한 훈련으로 부상과 재활을 이겨내고 펜싱 에페 종목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박 선수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

선수들이 개인과 국가의 명예를 걸고 4년간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듯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과정 또한 이들과 다르지 않다. 실패로 좌절의 아픔을 겪기도 하고 때론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합격이라는 목표에 다다를 때까지 지난한 수험생활을 보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해낼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다. 올림픽 영웅에 오르게 된 그들의 삶을 통해 지난 자신의 수험생활을 반추해보고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 지금 목표를 향해 달음박질 하는 수험생들에게 ‘할수 있다’라는 박상영 선수의 주문(呪文)이 통하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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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생 2016-08-15 18:31:49
대학원생만 법조인이 되게 할리는 없다. 존치될 수 있다, 존치될 수 있다, 존치될 수 있다!

김은진 2016-08-12 19:59:08
글 너무 잘쓰신거 아닙니까ㅜㅜ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습니다!!!!

흙메달 2016-08-12 14:51:31
열심히 하고 싶고 또 열심히 잘 할 수 있는데 종목을 폐지시켜 버렸어요. 그래 놓고는 이제 화합하자고 하네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제 무얼 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직 손에 남아있는 흙마저도 다 털어내지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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