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18)-슬럼프에 빠지는 이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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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18)-슬럼프에 빠지는 이유(4)
  • 고성춘
  • 승인 2016.08.02 12: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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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힘들고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은 역으로 합격이 지척에 와 있다는 증거이다. 그만큼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이다. 이 마지막 관문을 이겨내야 한다. 이 관문을 통과하면 설사 합격이 안 되더라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설령 올해는 안 되었더라도 분명코 합격은 눈앞에 와 있다.

어느 해 여름, 인연이 있는 절에서 21일 동안 하루에 5시간 이상씩 절을 줄기차게 해본 적이 있었다. 마지막 날은 그 다음날 새벽 6시까지 밤새도록 내 인생에서 두 번 다시 그렇게 해보지 못할 정도로 원 없이 해봤다.

절도 많이 하다보면 통증이 찾아오는데 그것도 재미있게 여기저기 옮겨 다닌다. 처음에는 허벅지에서 시작하다가 허리로 오고, 제일 마지막에는 양 어깨와 가슴이 맞닿는 쪽이 제일 심하게 아프다. 그러다 그런 통증도 8시간이 넘어가버리면 깨끗이 사라져버리면서 제일 마지막으로 오는 것은 ‘방긋 웃는 미소’이다. 스마일의 입술이 왜 위로 올라가는지 저절로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평소 보는 세상도 훨씬 더 환하게 보인다.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런 기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옥과 천당이 죽어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도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무상(無常)을 느낄 때에는 이런 방법 외에도 계절을 완상(玩賞)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일 봄이라면 산으로 가보자. 산 입구에만 가더라도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고, 그러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리고 나무그늘에 앉아 흘린 땀을 닦고 있는 도중, 시원한 바람이 피부에 와 닿을 때의 그 상쾌한 감촉은 근심걱정을 싹 사라지게 해준다. 똑같은 바람이어도 평지에서 맞는 느낌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물질적인 것으로는 세상이 불공평하지만, 자연은 그것을 느끼기만 하면 모두 자기 것이 된다는 점에서 이 세상은 참 공평하다고 생각된다.

다음은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예로 들어본다.

우선 되도록이면 시간 날 때마다 맑은 공기를 마시도록 한다. 특히 공기가 좋은 날이 있다. 서울을 예로 들어보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도봉산이나 북한산이 선명하게 보일 때가 있다. 바로 그런 날은 온 우주에 기운이 충만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공기가 아주 맑고 깨끗한 날이다. 우리 몸에 기운을 주는 것은 음식이 전부가 아니다. 숨 쉬는 것이 우선이다. 좋은 공기를 마셔야 피가 깨끗해지고 그래야 혈액순환이 잘된다. 그러면 머리도 시원해진다. 우리 몸도 소우주이기 때문에 자연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자연의 감응을 받기위해서는 새벽에 일어나더라도 뛰고 달리는 것보다는 정적인 것, 명상이나 산책을 해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저녁노을 질 무렵의 공기 역시 사람을 침잠시켜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그 시간대에도 산책을 해주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몸의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다.

몸이 굳어지면 피로가 쉽게 몰려오는 대신 쉽게 나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가 등 체조를 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해서 오랜 시간동안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체조만 선택해서 날마다 꾸준히만 하면 된다.

최근 뉴스를 듣다보니 2년 전 결혼까지 한 고시생이 10년 가까이 사법시험을 공부했는데, 최근 치른 1차 시험을 망쳤다는 이유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신림동 야산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한다.

내 생각으로는 슬럼프가 너무 심하게 오래가다보니 마음이 많이 상했을 것이고, 사방으로 막혀 있는 현실을 뚫어보고자 마지막 남은 힘까지도 써 보았지만 그게 본인의 힘으로는 결코 넘어 설 수 없는 커다란 벽으로 느껴졌을 때의 좌절감은 엄청 컸을 것이다. 또한 가정까지 있다 보니 가장으로서 삶의 무게가 너무 부각되어 산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고통스럽게 다가와 죽음으로써 결코 두 번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 냉정한 현실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충동에 자살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 충동을 나 역시 그에 못지않게 많이 느껴봤기 때문이다.

이 땅에 경쟁으로 신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언젠가 한번은 겪고 넘어가야 할 일임에 틀림없기 때문에 그의 불행이 결코 남의 일같이 생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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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2016-08-03 01:59:53
항상 좋을 글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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