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과 국가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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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과 국가 책무
  • 김현
  • 승인 2016.07.08 15: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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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대한변협 변호사연수원장(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중국 어선이 우리 해역을 침범해서 조업을 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 어선들은 기상 악화 때나 야간에 수십 척이 선단을 이뤄 북방한계선(NLL) 인근 백령도와 연평도 사이에서 조업하다가 우리 측이 단속에 나서면 북한 해역으로 도주하는 교묘한 대응까지 하고 있다. 얼마 전 꽃게잡이를 위해 새벽 조업에 나선 인천 연평도 어민들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어선 두 척을 직접 나포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보다 못한 우리 어민들이 정당방위 차원에서 자력구제에 나설 정도로 정부의 대응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중국 어선이 저인망으로 싹쓸이 어업을 하는 통에 우리 어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2013년 9,984톤이던 꽃게 어획량은 중국 어선이 출몰한 지난해 6,721톤으로 30% 감소했다. 올해 1~5월 인천 해역에서 잡힌 꽃게는 62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43톤)의 35.5% 에 불과하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우리 어민들의 생존권을 직접 위협하고 있으며, 나아가 국민 전체의 식량 수급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 어민 및 국가의 해양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해경이 단속을 하더라도 중국 어선들보다 수적으로 열세일 뿐 아니라, 중국어민들은 단속에 걸려도 벌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별로 단속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최근 나포된 중국어선에서는 마약이 발견되었다는데, 현재 우리 해경의 대응 수준은 마약에 취해 저항하는 자들을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어선들이 이렇게 말썽을 피우는 것은 중국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내륙의 어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따른 무분별한 연해 조업으로 중국의 어족자원이 황폐화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어민들은 물고기가 없는 중국 연안에서 조업해서는 채산이 맞지 않자 위험을 무릅쓰고 주변국 어장을 무단 침입하고 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차단할 일차적 책임은 중국 당국에 있다. 중국 당국은 2013년 자국 어선들이 타국 배타적 경제수역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시행했고, 자국 어민들에 대해 국제법과 타국법을 준수하도록 교육하며 지방정부와 합동 단속을 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어민들에게 타국 영해 침범 외에 생계를 유지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서, 중국정부의 대책이 실질적으로 집행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중국 어선의 타국에서의 불법 조업이 중국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중국 어민의 생계에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중국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어선의 횡포는 우리 수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인 골칫거리인데, 외국은 우리와 달리 단호하게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응하고 있다. 2012년 러시아는 중국 어선이 정선 명령에 불응하고 도주하자 함포사격을 해 중국 선원 한 명이 실종됐고, 지난 3월 아르헨티나 해안경비대는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이 철수 경고에 따르지 않고 오히려 들이받기를 시도하며 저항하자 중기관총으로 중국 선박을 격침시켰다. 인도네시아 해수부장관은 그간 나포한 30여척의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을 모두 폭파 침몰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 일단 선박을 내쫓기 위한 경고사격을 하고 반항하면 격침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영해를 무단 침입하여 불법 조업을 하는 외국 선박에게는 이 같은 대응이 적절할 것이다.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미온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저들이 우리를 우습게 보는 것은 아닌지 재고해야 한다. 왜 어민들이 바다까지 지켜야 하느냐는 분노를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을 외국의 침입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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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s6304 2016-07-10 22:52:09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정부는 나라의 주권과 국민의 생할권보장을 해야 하는 당연한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곳 대통령의 무능이요. 책임있는 장관들의 무능이다.
지금까지 대통령 말한마디면 일사철리로 일하던 국무위원들은 다 어디에 숨어있는지...
아마 중국이 무서워서 치마폭에 숨어서 벌벌떨고 있을것 같다.
빨리 하야하시죠. 중국이 무서워서 어떻게 그 큰 집에서 지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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