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13)-나에게 맞는 공부장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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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13)-나에게 맞는 공부장소(1)
  • 고성춘
  • 승인 2016.06.14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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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공부한 장소를 살펴보니 도서관, 고시원, 절, 집 이렇게 크게 네 곳 이었고 ,생활한 장소는 자취와 하숙 그리고 고시원과 집이었다. 각각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어디서 공부하고 또 생활하는 것이 좋다고 딱 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경험한 것을 소개함으로써 판단을 돕고자 한다.

아무 때나 공부장소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남의 눈치를 볼 필요 없고, 공부이외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나이 어릴 때는 공부장소가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잘 어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들과 비교되면서 열등감을 느끼거나 사람들로부터 많이 피곤해져있거나 또는 혼자 있고 싶을 때에는 공부장소가 문제가 된다.

◆ 도서관

도서관의 경우 가장 많이 이용한 장소로서 수험생에게 제일 무난한 곳으로 생각된다. 공부하기가 피곤하다가도 예쁜 여학생 얼굴 한 번 쳐다보면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았고, 자리가 질리면 다른 자리로 얼마든지 옮겨 다닐 수 있을뿐더러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곳이므로 활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 고시원

고시원의 경우 딱 한 사람 누우면 될 정도의 비좁은 방에서 하루 종일 공부해야 하는 곳으로서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잠만 자고 공부는 독서실에서 하는 수험생이 많았다. 나의 경우 신림동 고시촌에만 가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답답하게 느껴졌던 때가 있었는가 하면 반면에 하루 종일 방에 들어앉아 바깥출입을 거의 안할 정도로 공부가 잘 되었던 적도 있었다. 그 차이는 혼자지내는 정적인 생활에 익숙해져있느냐의 차이였던 것 같다. 그러나 길어도 6개월 이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신림동과는 달리 한적한 시골에 있는 고시원의 경우는 인간적인 유대가 잘 되다보니 아무나 잘 어울려지므로 일부러 피했다.

◆ 학원 강의

최근 어떤 시험 준비생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의 고민은 “과연 학원을 나가야 하나”였다. 시험이 한 달 반 정도 남았는데 학원에서 최종정리해주는 반을 운영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학원에 나가는 것이 혹 시간낭비가 아닐까 걱정하였다.

시험이 한 달 정도 남은 수험생이라면 당연한 고민이다. 아쉬운 대로 교재를 한두 번만 더 보면 불안하지 않겠는데 그러지 못하니 알고 있는 것 같은데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문제를 막상 대하면 생소하고, 따라서 마음이 불안하면서 귀도 얇아져, 남들이 이렇다하면 거기에 휩쓸려 안 나가던 학원도 나가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심정이다. 그런다 해서 학원에 가라마라 말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다 제각기 처한 상황과 심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그 실익을 곰곰이 따져볼 필요는 있다.

학원 강의의 장점은 강의시간동안 집중할 수 있고, 진도가 가만히 있어도 쑥쑥 나가기 때문에 듣고 나면 뭔가 얻는 기분이 있다. 그러나 그 반면에 단점도 있다. 학원 강의를 듣기위해서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되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리경쟁이 심하다는 점,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려서 이야기하거나 차 한 잔을 먹다보면 어영부영 깨지는 시간이 적지 않다는 점, 그리고 강의를 듣는다 해서 그게 전부 내 것이 된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다시 한 번 혼자 정리를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다.

요즘은 학원을 안 나가면 마치 합격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는 시대가 되다보니 학원의 필요성은 분명 인정한다. 그런 반면에 학원은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어느 정도의 상술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수험생을 현혹시키는 경우가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도 않는 마무리기간에 있는 수험생들에게 자기 학원 강의를 꼭 들어야 한다고 선전하는 학원이라면 뭔가 문제 있는 곳이다. 합격은 학원이 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수험생 자신이 합격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의를 듣는다 해서 그게 내 것으로 저절로 된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그러나 그런 수험생이 얼마나 있겠는가. 강의를 듣는 대부분 수험생들은 아직 정리가 덜 된 사람들이다. 이 경우에는 혼자 따로 정리할 시간이 또 필요하다. 인생이 달린 시험에서 학원을 가라마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 가지 원칙은 공부는 수험생이 하므로 수험생 스스로 생각해봐서 자신이 가장 편하게 느끼는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점이다. 정리를 할 때도 요약집이나 얇은 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를 가지고 정리하는 것이 불의의 타격을 예방하는 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공부는 요령이나 머리를 써가면서 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내 마음이 편해지면 모든 게 잘 풀리게끔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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