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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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33)
  • 박준연
  • 승인 2016.05.2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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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연 미국변호사
 

미국 로펌의 아시아 오피스에서 일하기, 채용 절차

연재를 시작하고 몇 차례, 내가 지금 근무하는 오피스에서 일하고 싶다는 취지의 지원 서류, 이력서와 커버레터 등을 받았다. 회사 HR이 아니고 개별 변호사에게 이런 식으로 지원 서류를 보내는 것이 드문 일도 아니고, 나 역시 로스쿨 재학 중에 관심있는 업무를 담당하는 변호사들에게 직접 지원 서류를 보낸 적이 있기 때문에, 그때마다 회사의 채용 담당에게 서류를 전해서 회사 차원의 연락이 되도록 빨리 갈 수 있도록 한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미국 로펌의 미국 외 오피스에 취업하는 과정에 대해 정보도 부족한데다가 오해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내 경험이나 지금 회사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부분을 짧게 써보려고 한다.

미국 로펌들이 해외 오피스에 근무할 신입 변호사, 그러니까 업무 경험이 없는 로스쿨 졸업생을 채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해외 오피스가 직접 여름 프로그램에 참여할 로스쿨 2학년 학생을 선발하여 여름 프로그램을 마치고 난 후 졸업시 취업 오퍼를 주는 것이다. 또 다른 방식은 미국 오피스에서 여름 프로그램 참여 학생을 선발한 다음 여름 프로그램 기간 중 절반을 해외 오피스에서 보낼 기회를 주고, 그 학생이 취업 오퍼를 받으면 본인 선택에 따라 졸업 후 미국 오피스나 해외 오피스에서 일을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회사의 경우는 특수한 업무상 수요가 없는 한 후자의 채용 방식을 택한다. 그런 이유로 로스쿨 재학중인 학생들이 서류를 보내오면, 대부분의 경우 미국 오피스를 통해 지원하도록 안내한다. 다만, 미국 로펌들의 도쿄 오피스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로펌에 따라서는, 특히 도쿄 오피스의 규모가 큰 로펌의 경우에는 여름 프로그램에 참여할 로스쿨 학생도 1년차 변호사도 도쿄 오피스에서 따로 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미국 오피스보다 작은 규모의 해외 오피스에서는 같은 회사의 미국 오피스나 다른 로펌에서 몇 년간 경험을 쌓은 변호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내가 도쿄 오피스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규모가 큰 미국의 오피스에 비해 1년차 변호사를 훈련할 인력과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업무를 하면서 배우는 부분은 같지만, 규모가 큰 오피스에서처럼 공식적인 업무 훈련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 “외국법사무변호사” 등록을 위해서는 자격을 취득한 곳에서 일정 기간 변호사 활동을 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도쿄 오피스의 중도 채용때는 미국에서 변호사로 근무한 기간을 따로 확인한다.

그리고 외국어 능력에 대해선 같은 아시아 오피스라도 홍콩에서 근무할 경우 중국어 능력이 얼마나 요구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도쿄 오피스 이동 내지는 취업때는 어느 정도의 일본어 실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조금이라도 일본어로 의사소통을 할 능력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일상생활에서 외국어를 통해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을 하는 것과 그 외국어로 업무를 처리하고 클라이언트와 업무 협의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이다. 후자는 단순한 언어적 지식뿐 아니라 그 사회나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로 한다. 나 역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주위에서 일본어가 유창하다고 자부하는 외국인들 중에는 단순한 의사소통 능력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나고 자란 문화권이 아닌 곳에서 변호사 업무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다른 일을 하다가 미국에서 법 공부를 하기로 선택한 시점에서 이러한 도전은 매일매일 겪을 수 밖에 없는 문제이다. 하지만 어렵고 힘든 일이 언제나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맑게 개인 일요일 아침, 창 밖으로 보이는 도쿄타워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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