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8주년 기획] 5급 공채, 평균적인 수험기간은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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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8주년 기획] 5급 공채, 평균적인 수험기간은 6년?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6.05.20 13: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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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재경직 수험기간 비교적 짧아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5급 공채(행정고시)에 입문해 2차 합격까지 평균적인 수험기간은 6년 정도이며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수험기간이 짧은 편이고 직렬별로는 재경직렬이 수험기간이 짧은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성별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는 법률저널 ‘2011년 제1차시험 응시생 대상 설문조사 자료’와 ‘2011∼2015년 제2차 시험 합격생 대상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은 우선 합격생들뿐만 아니라 ‘수험생’ 전체를 최대한 포괄하기 위해 2011년 제1차시험 응시생을 사건 ‘시작’한 표본으로 고려했다. 생존 분석의 기법을 활용하여 합격자들에 대한 생존 함수를 추정하고 평균 합격기간을 계산했다.

5급 공채는 일반적으로 행정고시라고 불리는 5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시험을 일컫는다. 5급 공채 외에도 7급과 9급 공무원 시험이 있지만 5급 공채 시험은 사법시험, 외무고시와 함께 일명 ‘고등고시’ 중 하나로서 특별한 의의를 갖는다. 

특히, 사법시험는 현재 존치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폐지의 수순을 밟고 로스쿨로 대체되고 있으며 외무고시 또한 2013년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으로 명칭이 바뀌며 행정고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고등고시’가 됐다. 

현재 5급 공채는 전국직과 지역직으로 나뉘며 각각에서 행정직과 기술직으로 나뉜다. 이번 분석은 선발인원이 가장 많은 전국직 중 행정직 시험으로 한정해서 진행했다. 

5급 공채는 총 3단계의 시험으로 이루어진다. 영어와 한국사 능력 자격을 갖춘 상태에서 제1차 시험(PSAT, 단답형), 제2차 시험(서술형 시험), 제3차 시험(면접)의 단계로 선발이 이루어진다. 

▲ ▲ 지난 3월 5일, 올 5급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1차 PSAT이 치러진 가운데 1교시 과목인 언어논리는 평이하다는 의견과 어려웠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 사진은 이날 시험을 치른 후 고사장을 나서는 수험생들 (법률저널 자료사진)

제1차시험의 합격자는 최종 선발 인원은 7배수 수준에서 선발한다. 제2차 시험은 서술형 시험으로 1.3∼1.5배수 수준의 인원을 선발한다. 최종 시험인 제3차 시험은 면접시험으로 약 30% 정도의 선발된 인원이 떨어진다.

제2차 시험은 실질적으로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여겨지고 있고, 면접에서 떨어지는 수험생들은 2015년 기준 36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으며 떨어진 경우에도 차년에 다시 합격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제2차 시험 합격이 갖는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분석도 제2차시험 합격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5급 공채 수험기간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이번 분석은 일차적으로는 수험생 및 진입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수험 기간을 다른 수험생들과 비교하거나 앞으로의 계획을 설정하는 것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고시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하나의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그동안 법률저널에서 5급 공채 수험기간에 대한 분석은 매년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수험기간의 평균값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매년 차이는 있었지만 약 36∼40개월이 평균적인 수험기간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분석이 전체 수험생이 아닌 ‘합격생’들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 전체 수험생들은 합격자뿐만 아니라 불합격자와 고시를 포기한 ‘이탈자’까지 다양하며 오히려 합격자들은 전체 수험생 중 약 2∼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결국 시험에 합격했고 수험기간이 종료되면서 상당히 편향되어 전체 모집단을 올바르게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분석은 수험생이라는 모집단을 보다 올바르게 대표하기 위해 합격생뿐만 아니라 불합격자와 이탈자를 포함해 평균 수험기간을 추정했다. 이 때문에 이전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평균 수험기간보다 다소 긴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들의 수험기간을 분석하기 위한 틀로 J.P.Klein과  M.L.Moeschberger가 제시한 생존분석(Survival Analysis) 모형을 사용했다. 생존분석 모형은 특정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한 분석 모형으로서 시작과 끝이 있는 사건이 지속되는 시간을 분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한 질병이 발병했을 때 환자가 발병 이후 죽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한 분석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존분석 모형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아직 끝나지 않은 표본, 즉 위의 예시에서 발병했으나 아직 죽지 않은 표본을 사용할 수 있는 분석 방법이라는 점이다. 이를 통계학에선 ‘우측 중단자료(Right Censored Data’라고 부른다.

■ 전체 표본을 대상으로 추정한 결과

우선 1164개의 표본 전체에 대해 생존 함수를 추정해본 결과, 평균 수험기간이 무려 68개월 이상에 달했다. 법률저널 조사에서 합격자의 평균 수험기간은 40개월 정도에 그쳤지만 불합격자를 포함한 전체 표본의 평균 수험기간은 이보다 2년 이상 긴 6년 가까이 됐다.

 

■ 출신 대학교별 수험기간 분석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그리고 그 외 기타대학으로 분류하여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학교별 표본 숫자는 서울대 226명, 고려대 193명, 연세대 185명, 기타대학 560명이다.

 

이 경우 서울대가 상대적으로 빠른 시일내에 합격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 각각의 경우에 대한 2-Sample Test를 추가적으로 시행했다. 

 

여기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는 서울대와 고려대, 그리고 서울대와 기타대학이다. 물론 서울대와 고려대는 차이를 보이는데 반해 서울대와 연세대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고 동시에 연세대와 고려대 사이에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은 일견 모순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다만 이렇듯 2개를 짝을 짓는 경우 전체적인 유의수준을 통제하기도 어렵고 샘플의 수치도 통제되지 않았다는 점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하므로 절대적인 결과라고 믿기보다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그렇다하더라도 중위값이나 평균의 관점에서도 서울대는 상대적으로 수험기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표본의 숫자가 1,000개가 넘어가며 학교 별 표본 숫자도 약 200개 정도씩은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우연에 의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대가 다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험기간이 짧은 것은 첫째 네트워크 효과로 해석될 수 있다. 수험생들은 수험계획을 짤 때 주변 사람들을 준거집단으로 삼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주변의 수험생들의 평균적인 시간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종의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하는 것이다. 

다만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한다는 것은 발생한 차이가 유지, 지속될 수 있는 근거가 될 뿐 본질적 차이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서 서울대 학생들이 학업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수능에서 학업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고시와 같은 ‘시험’의 유형에 있어서도 더 강한 모습을 보인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서울대의 합격자의 숫자도 매년 연세대와 고려대 합격자 수를 합친 정도를 유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소속집단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정보의 양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주변에 합격한 선후배가 많을 경우 관련된 양질의 정보를 얻기 쉽고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5급 공채의 경우 학원이 발달해있고 각종 정보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부족하다. 특히 연세대, 고려대의 경우 학교차원에서 ‘고시반’을 운영한다는 점에서도 서울대가 특별히 정보 상 우위를 점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 응시 직렬별 수험기간 분석

5급 공채의 경우 일반행정, 재경, 검찰, 교정, 출입국관리 등 다양한 세부직렬이 존재한다. 다만 소수 직렬도 모두 별개의 집단으로 분류할 경우 표본 숫자가 충분하지 않고 해석 또한 복잡해질 우려가 있어 다수직렬인 일반행정, 재경 직렬을 별개로 분류하고 나머지 직렬은 기타직렬로 묶어서 비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재경직렬에서 상대적으로 더 빠른 시기에 합격한다는 점이다. 생존 함수도 아래쪽에 위치하는 것을 볼 수 있고 잔류체류시간(Residual Time)의 측면에서도 평균과 중위값 모두 가장 짧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실제로도 이것이 유의미한 해석인지 검토하기 위해 3개의 분류에 대해 두 가지씩 짝지어 2-Sample Test를 수행했다. 

 

결국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재경이 일반행정, 기타에 비해 더 빨리 합격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행정의 경우에는 로그순위법(Log-rank test) 상으로는 유의하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지만 ‘Gehan Test’ 상에서는 재경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처음 나온 결과를 눈으로 해석한 것과도 같은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 번째로는 재경직렬의 2차 과목의 특성이다. 경제학, 재정학, 국제경제학, 통계학 등 암기보다는 이론의 이해 및 적용 능력이 중요한 과목들이 많다보니, 시간을 많이 들여 많이 외워야만 고득점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지원자의 속성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경직렬의 경우 오랜 기간 끈기 있게 외우는 것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수학적 계산에 능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고 고시 생활에 오랜 시간을 부여하지는 않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학교 수업의 수험적합성 여부이다. 일반적으로 수험생은 대학생인 경우가 많아 학교에서 많은 수업을 듣게 된다. 이 때 행정학, 정치학 같은 논문과목은 다양한 해석 및 입장이 가능하고 학교의 수업도 수험적합성 측면보다는 폭넓은 이해를 강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경제학, 통계학 과목은 상대적으로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가 많다. 따라서 다양한 해석보다는 이해를 높이고 직관을 높이는 훈련을 더 많이 하게 된다. 따라서 고시라는 특정 시험제도에서는 재경직렬의 과목들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학생들은 행정상 자신의 전공을 선택하지만 실제 수강에는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전공 자체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시험의 합격여부는 상대평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정 과목이 유리하다는 것이 합격기간을 더 짧게 만들기는 어렵다는 점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 성별 수험기간 분석

남자와 여자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결과는 양자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의 대상인 2011년 1차시험 응시자를 보면 남자 804명, 여자 360명으로 기본적으로 남자가 더 많이 응시하는 시험이며 전통적으로도 남자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시험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점점 여자들의 공직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능력있는 여성들이 많이 진입하고 있다. 현재는 양 성별 간에는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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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2016-05-30 17:46:27
6년해서라도 붙으면야... 못붙은사람들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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