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베테랑이 전하는 공무원시험 합격의 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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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베테랑이 전하는 공무원시험 합격의 길(7)
  • 이성현
  • 승인 2016.04.25 11: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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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전라남도 보성군 공무원

이성현 주무관은 올해 54세로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20대 때 국가직, 지방직 그리고 교육행정직 9급에 합격해 20년가량을 주로 교육청과 학교에 근무했다. 8년 전쯤 자유를 찾아 직장을 그만두고 글을 썼다. 그러던 중 공무원시험 응시 나이 제한이 풀렸고, 50대에 다시 공무원시험에 도전했다. 이 철겨운 도전에서 9급 여러 곳과 7급 시험 두 곳을 단기간에 합격했다. 지금은 차밭으로 유명한 보성군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로부터 연재를 통해 공무원시험 합격비법을 듣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제7화: 시험을 본 후가 더 중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시험을 본 후도 중요하다. 아니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수험생은 시험을 치른 다음 정답이 발표되면 별 생각 없이 바로 채점에 들어간다. 이는 언뜻 당연한 듯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게 과연 옳은 태도인지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올해나 내년에 다른 시험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이라면 더욱 그렇다.

독자가 만일 이런 수험생이라면 정답이 발표된다고 해서 바로 채점을 해서는 안 된다. 이미 시험 점수는 결정 난 것이니 채점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걸까? 정답을 보고 채점을 하기 전에 반드시 다음과 같은 문제 풀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실제 시험을 포함하면 세 번 시험 문제를 푸는 셈이 된다.

먼저 시험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다음에는 오전에 본 시험지를 다시 천천히 풀어 보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실전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실수를 한 문제들과 시간만 충분했다면 풀 수 있었던 이른바 준(準)실수 문제들이 눈에 띈다. 이런 실수와 준실수들을 발견하면 너무나 가슴이 쓰라리다. 한편으로는 심한 자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무척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미 엎지른 물, 이제 와서 어쩌랴. 이게 수험생의 십자가인 것을. 이를 앞으로의 성장을 위한 고통으로 삼는 수밖에…….

물론 이런 쓰라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운 좋게 정답을 맞혀 기쁨에 넘치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경우는 드물다.

이런 힘든 과정을 거친 후 이번에는 다시 모든 교재를 펴 놓고 뒤적여 가며 그날 본 시험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 본다. 이렇게 하면 정답표를 보지 않더라도 자신이 문제를 맞게 풀었는지 아닌지를 대부분 알 수 있다. 정답이 몇 번인지 헷갈리는 것은 몇 개밖에 남지 않는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정답은 반드시 이 과정을 충분히 거친 후 확인할 일이다. 이제 두근거리는 심장의 박동을 느끼며 채점에 들어간다. 이렇게 실제로 채점을 하면 문제에 따라 다시 한 번 고통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 어떤 문제는 답이라고 확신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굉장한 쓰라림을 안겨 준다. 아주 가끔씩은(?) 이와는 반대로 틀렸다고 생각했던 게 맞아서 큰 기쁨을 선사하기도 한다. 한편 답이 애매했던 문제의 정오(正誤)에 따라 희비(喜悲)가 엇갈린다.

이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나치게 정답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신의 힘으로 정답을 맞혀 보아야 한다. 이런 수험의 독립심은 수험생이 문제를 푸는 힘을 길러준다. 뿐만 아니라 실전의 연장인 이 과정에서 자신이 응시하지 않았던 다른 기출문제를 풀어 보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는 전체적인 공부가 꽤 많이 된다. 이로 인해 상당한 실력이 길러진다.

채점을 할 때도 자신이 응시했던 모든 기출문제를 나중에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시험지에는 채점을 하지 말고 정답표를 별도로 작성하여 거기에다만 채점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기출문제는 앞으로 공부를 하면서 계속 풀어 보아 자신의 실력을 체크하는 좋은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합격하길 원한다면 기출문제, 특히 자신이 응시했던 기출문제를 함부로 하지 말라. 이를 소중한 보물처럼 여기길 바란다.

시험을 본 후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시험으로 인해 흐트러진 자신의 마음을 추슬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그 시험에서 실패한 수험생의 경우에 더 필요하다. 시험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얻는 데 그쳐 합격선을 넘기 어렵다고 생각되면 상당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다. 그러면 이후 시험공부에 임하는 마음이 흔들리기 쉽다. 그리고 합격의 산에 오르는 길을 잃는다.

하지만 시험의 실패는 이미 활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다. 이를 돌이킬 수 없다. 그러므로 만약 올해나 내년에 다른 시험을 치를 수험생이라면 제아무리 마음이 아프더라도 패배라는 쓰디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지난 실패를 떠나보내야 한다. 이런 실패를 다음의 성공을 위한 교훈으로만 간직하자. 아니 이를 오히려 앞으로 자신이 합격의 산에 오르는 디딤돌로 삼자. 그리고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희망에 초점을 맞추자.

이렇게 흔들린 마음을 하루 빨리 추슬러 다시 전열(戰列)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런 다음 아픔을 뒤로하고 냉철하게 패인을 분석해 보고 대책을 세워 실천하자. 시험의 실패로 헝클어진 마음을 다시 정비하여 자신이 목표로 하는 시험에 정조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의 실패는 그냥 실패로 남을 수도 있고 앞으로의 성공으로 연결되는 실패로 승화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그리고 이는 시험을 본 다음 각 수험생의 태도가 어떤가에 달려 있다.

잊지 말자. 시험을 본 후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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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2016-04-26 16:46:25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좋은 방법이네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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