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시험에 몰리는 이유
상태바
[기자수첩] 공무원시험에 몰리는 이유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6.03.30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률저널=이인아 기자] 무려 22만 여 명이 응시하는 국가직 9급 시험이 오는 4월 9일 실시된다. 기자는 일전에 수험생들이 시험 전 점수획득을 위한 공부는 물론 체력관리, 시험 전 주의사항 등 자칫 간과할 수 있는 부분도 재차 숙지해야 한다고 당부 한 바 있다.

너무 당연한 말이기도 하고, 수험생들이 어련히 알아서 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자 역시 이런 당부를 전하는 게 식상하기도 하지만, 막상 시험장에서 보면 별의별 타입의 수험생들이 있고 실제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러 시험을 못 본 경우도 몇 차례 목격해 다시 한 번 말을 꺼내려 한다.

이와 함께 수험생들은 자신이 치를 시험 및 직렬의 경쟁률에 크게 연연해 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싶다. 합격안정권 점수만 맞으면 경쟁률이 10대 1이든, 100대 1이든 합격하게 돼 있다. 물론 경쟁이 치열할수록 합격안정권 점수가 높을 수 있겠지만 일단은 합격권에 들어가는 점수를 맞는데 주력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게 수험 전문가 및 일선 공무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리고 경쟁자들의 스펙에도 큰 신경을 쓰지 말도록 해야 한다.

공무원시험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명문대 출신, 공기업 준비생, 고시생 등 상당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의 응시가 많아지고 있고, 실제 이들의 합격도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알아둘 것은 어디 출신이 많이 합격했다는 결과가 아니라, 합격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가령, 어느 명문대에서 100명이 공무원시험에 응시했는데 50명이 합격했다는 것과, 어느 지방대에서 2명이 응시했는데 2명 모두 합격했다는 데이터가 있을 경우, 합격자 수는 전자가 많지만 합격률로 봐서는 후자가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기 때문에 후자의 경우를 더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노량진에 상주하는 수험생이 줄어 수험가 분위기가 다소 저하됐다고 해도, 막상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때를 맞춰 거리에 나가보면 늘 오고가는 수험생들로 즐비한 모습이다.

최근 각 기관이나 언론에서 하는 설문 통계조사를 보면 하늘을 찌를 만큼 공무원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대학생 희망취업 1위, 부모님이 원하는 직장 1위는 물론 직장인 절반 이상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거나 계획중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인기여도 이렇게까지 모든 항목에서 1위를 휩쓸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몇 년새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모두의 로망이 된 것 같다. 지금 일선에서 한창 일하고 있는 공무원은 약간 의견이 분분하지만 30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 퇴직공무원들의 말을 전해들으면 다시 태어나도 공무원을 하겠다고 단언하고 있다. 즉 힘든 점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공무원생활이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명예로웠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공무원은 안정적이다..이것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한 수험 관계자는 “공무원과 일반 직장인의 직업적 가장 큰 차이는 진로에 대한 고민 여부”라고 봤다. 즉 일반 직장인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처음부터 끝까지 이윤창출이 전부다. 그러나 공무원은 온전히 국민을 위해 일을 한다.

일하는 목적이나 방향 자체가 아예 틀린 것이다. 일반 회사에서 이윤창출을 하지 못하면 상사-부하 간 감정이 실리게 되고 직급을 막론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또 골이 깊어져 퇴사라도 하면 무엇을 해서 먹고 살 것인지 그 진로에 대해 또 고민을 해야 한다. 어디서 과장이었든, 팀장이었든, 이사였든간에 그 회사에서 나와 다시 입사하면 그저 신입일 뿐이다. 그러나 공무원은 일을 못하고 조직이 그와 맞지 않으면 발령 신청을 할 수 있고 방출되도 다른 공공 및 민간기관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넓다. 승진이 늦어질 수는 있으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이다.

공무원이 안정적이라는 것은 단순히 ‘잘리지 않는 직장’이라는 해석이 아닌, 굉장히 체계적이고 보장적이며 진로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넓은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진로에 대한 걱정이 없었던 것인지는 몰라도 연륜있는 공무원들을 보면 참 점잖고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범죄만 안저지르면 먹고 살 걱정이 없고, 퇴직 후에는 못해도 200~300만원 연금도 나오는데 누가 솔깃하지 않을 수 있을까. 국가직 9급 응시자 22만 명, 20~30대 공무원 직업선호도 1위 등 각종 데이터를 보며 이런 결과가 충분히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레서 우리나라에서는 정녕 알파고 동생이라도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닌지 씁쓸하기도 하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