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김종환의 '냉정과 열정'(10)-마음 조련사 되기
상태바
이유진, 김종환의 '냉정과 열정'(10)-마음 조련사 되기
  • 이유진
  • 승인 2016.03.22 1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유진 KG패스원 국어

10화 마음은 힘이 세다 - 마음 조련사 되기

요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경기가 화제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 경기를 이야깃거리로 삼았지만 그중 가장 빠른 반응을 보인 곳이 주식시장이라는 걸 아시나요? 실제로 두 번째 대국이 끝난 후에는 이른바 ‘알파고 테마주’로 불리는 로봇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였습니다.(그럴 것 같더라니까요.)

이 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엑스포 과학관이나 가야 쳐다보던 무인 자동차, 스마트홈, 드론 등 많은 인공지능 접목 산업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죠. SF영화들처럼 곧 컴퓨터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니냐는 반 농담 식의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발전 속도라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요.

▲ 이유진 강사와 공무원국어에 대해 더 깊이 공감하고 싶다면 이유진 강사 카페:http://cafe.daum.net/naraeyoujin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세요^^

이쯤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가 가지고 있으며 저(컴)들이 갖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그 무엇이 정말 있는지 갸우뚱하게 되는 거죠.

인간이 생태계 피라미드의 꼭짓점을 차지한 것은 불과 백만 년 남짓입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이 꼭대기까지 올라왔죠. 인간을 이렇게 빨리 성장시킨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분도 잠시 생각해보세요. 도구? 네, 도구의 사용으로 중간쯤까지는 왔죠. 집단? 무리지어 생활하는 것은 비단 인간뿐이 아닌데요? 머리가 좋은가요? 인간의 IQ가 높다지만 이게 결정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정답은 바로 ‘상상력’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현실화해 내는 능력. 보이지 않는 것을 믿기로 약속해서 사회의 체계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인간을 더 빠르게 발전시켰고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했다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렇게 위대한 능력, ‘상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상상력 자체도 우리의 생각 속에 있는 무형의 개념이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상력을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아니 그 힘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이 상상력은 작용하기 편한 대로 흘러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걱정을 떠올리는 데, 우리의 행동을 막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여기 널빤지가 있습니다. 가로는 0.5m, 세로는 2m, 두께는 0.2m입니다. 그리고 이 널빤지가 나란히 있는 두 건물의 옥상에 양 끝을 걸치고 있습니다. 건물의 높이는 63빌딩 정도입니다. 이 널빤지를 밟고 건너가 옆의 건물로 갈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또 여기에 널빤지가 있습니다. 모양과 크기가 앞의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땅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이 널빤지를 건너갈 수 없는 사람은 몇일까요.

이성적으로 널빤지만 놓고 본다면 이 널빤지는 걸음을 옮기기에 충분한 너비에 절대 부러지지 않을 두께입니다. 그런데 높은 곳에서는 이것을 밟고 건너가는 용기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그 널빤지에서 떨어졌을 때를 상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발을 헛디디면. 바람에 흔들리면, 널빤지가 부러지면...... 상상할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들은 무궁무진합니다. 이러한 모든 상상들이 우리의 몸을 붙잡아 널빤지에 발도 올리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죠.

누군가는 이것을 용기가 없어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용기는 뭐죠? 실패했을 경우의 상상을 뿌리치는 힘이 아닐까요? 즉, 일어날 리 없는 부정적인 상상을 애초에 하지 않는다면 용기가 있는가, 없는가를 따질 필요도 없다는 얘깁니다.

가끔 제(종환)가 과거에 무대공포증과 대인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이야기하면 많은 학생들이 ‘뻥치지마’라는 시선을 보냅니다.(정말이라니까요. 제가 그렇게 달변인가요?) 그 이야기를 한 번 더 하려고 합니다.

저도 그런 제 모습이 참 싫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겼는데, 실제로 아무 말도 못하고 무대에 5분 가까이 서 있다가 그냥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마침 ‘달인’으로 인기를 끌던 개그맨 김병만 씨가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 썼던 방법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게 됐는데, 그것은 바로 무작정 지하철에 들어가 개그를 선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5분 스피치를 준비해 지하철로 갔습니다.

지하철이 들어옵니다. / 문이 열리고 저는 망설입니다. / 문은 닫히고 지하철은 떠납니다.

이 장면이 몇 번이나 반복됐던지, 저는 하루 종일 단 한 대의 지하철에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낙담한 마음에 나는 왜 이리 용기가 없을까 한탄하고 욕하고 울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문이 열렸을 때 머릿속을 스치던 장면인데,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모습이었습니다.

‘아.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그 눈빛들이 내 발목을 잡았구나.’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건 참 우스운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눈빛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제가 그 지하철에 타기 전에는 아예 그런 장면은 존재할 가능성도 없고, 타서 스피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상황은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인데, 그 상황에 대한 상상들이 제 발목에 매달려 있었던 겁니다.

제 인생에서 “유레카”를 외친 순간입니다.

저는 다시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나를 보며 웃고 박수를 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멋지게 스피치 하는 나를 상상했습니다.

지하철이 들어왔습니다. 문이 열리고 저는 탔습니다. 문이 닫히고 저는 스피치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린 장면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져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고 따뜻하게 박수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마음은 이렇게 힘이 셉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신체 어느 기관과 팔씨름을 해도 지지 않을 겁니다. 이런 마음이 그린 상상은 우리의 행동을 지배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실패를 상상해서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더 자주 하지 않나요? 스스로의 가능성에 브레이크를 걸지 마세요.

망아지같이 제멋대로 구는 마음과 무의식에 끌려 다니지 말고 이것들을 충실한 조력자로 사용한다면, 우리 인생에 이루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