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의 여섯’ 서울대…SKY 87.8% 차지
법학전공자 91.9%…평균연령 30.58세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대법원은 지난 11일 법조경력 3년 이상 5년 미만의 단기 법조경력자 중 사법연수원 출신 74명에 대해 법관임용 인사발령을 했다.
이들은 대법관회의에서 단기 법조경력자 법관임용 대상자 100명 중 최종 임명동의가 이루어진 사법연수원 출신이며, 내달 1일 대법원에서 법관임명식이 있을 예정이다.
현행 법관임용절차는 법조경력을 기준으로 법조경력 3년 이상 5년 미만의 단기 법조경력자, 법조경력 5년 이상의 일반 법조경력자, 법조경력 15년 이상의 전담법관 등 세 종류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판사는 법관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받아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2018년부터는 법관임용을 위해 최소 5년 이상의 법조경력이 있어야 하며, 단기 법조경력자 법관임용절차를 통한 법관임용은 올해 마지막으로 시행하여 2017년 임용될 예정이다.
이번 신임법관 74명의 면면을 법률저널이 분석한 결과, 사법연수원 41기 2명, 42기 72명이다. 이중 법무관 출신이 53명, 비법무관이 21명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58명으로 78.4%를 차지했으며 여성은 16명(21.6%)이었다. 사법연수원 42기 중 기존 임용 법관은 32명으로 그중 남성은 4명에 불과했으며 여성은 28명이었다. 따라서 사법연수원 42기 임용 법관은 남성 61명(58.7%), 여성 43명(41.4%)이 된다.
이들의 출신대학을 보면, 역시 서울대 출신이 43명으로 전체의 58.1%로 ‘열의 여섯’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단기 법조경력자 신임법관(59.6%, 31명)과 비슷한 수치로 서울대 편중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다음으로 고려대가 14명(18.9%)으로 뒤를 이었으며 지난해(17.3%, 9명)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이 전체의 77%(57명)로 지난해(76.9%, 40명)에 비해 증가하면서 이들 대학의 쏠림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원의 꽃인 서울중앙지법과 서울의 지법에 보임된 18명의 신임판사 가운데 서울대(13명)와 고려대(3명) 출신이 모두 16명(88.9%)에 달할 정도로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고려대 다음으로 연세대가 8명(10.8%)으로 지난해(7.7%, 4명)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고려대와의 격차가 줄었다.
이어 한양대가 4명(5.4%)으로 성균관대(3명, 4.1%)를 누르고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양대는 2명의 신임법관이 서울중앙지법에 보임돼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건국대와 캘리포니아대 출신이 각 1명이었다. 1명 이상 배출한 대학의 수는 지난해 8개 대학이었지만 올해는 7개 대학으로 줄었다.
신임판사의 평균연령(2016-출생연도)은 30.85세로 지난해(29.8세)보다 1세 높았다. 연령별로는 30세가 28명(37.8%)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도 30세가 28.8%(15명)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 10% 가까이 늘었다. 다음으로 29세(15명), 31세(14명), 33세(7명) 등의 순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최고령은 지난해(34세)보다 다소 높아진 40세였으며 38세와 39세도 각 1명이었다. 최연소는 29세로 지난해보다 한 살 높아졌다.
전공별로는 법학 전공자가 68명으로 전체의 91.9%로 지난해(86.5%)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전공자 6명 가운데는 경영학 전공자가 2명이었으며 경제학, 영어영문학, 응용생물화학, 정치외교학 등이었다.
신임법관의 출신고교를 보면 대원외고가 8명으로 단연 돋보였다. 지난해는 대원외고와 휘문고가 각 3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 대원외고의 두각이 두드러졌다. 다음으로 명덕외고, 한영외고, 잠신고가 각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안산동산고, 전주고, 현대고도 2명씩 배출했다.
또한 외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은 무려 19명(25.7%)으로 지난해(15.4%, 8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42기 수료식에서 수석으로 대법원장상을 수상한 장선종 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보임됐다. 장선종 판사는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2009년 제5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11년 사법연수원 42기로 수료하면서 수석을 꿰찼다.
연수원 수료 당시 그는 법률저널과의 가진 인터뷰에서 “재판당사자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귀 기울여 주며 기다려주는 그런 인내심 있는 판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사법연수원 2등을 차지해 법무부장관상을 수상했던 정지원 판사도 서울중앙지법에 발령됐다. 정지원 판사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수료 당시 5살, 3살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가장으로 특히 관심을 끌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중간에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다시 시험에 도전하여 2010년 제52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42기 수료식에서 20대들이 휩쓰는 연수원 우수상 수상자 가운데 30대로 2등을 꿰차는 두각을 나타냈다.
역시 서울중앙지법에 보임된 강지엽 판사는 42기 수료식에서 3등으로 대한변호사협회장상을 수상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강 판사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 제일고등학교까지 제주도에서 보낸 제주 토박이다.
이 밖에 사법연수원장상을 수상했던 강동훈, 홍성균, 강지웅 판사는 각각 서울중앙지법, 서울동부지법, 서울서부지법에서 판사로 첫 발을 내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