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이번에는 소두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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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이번에는 소두증이다
  • 강경구
  • 승인 2016.02.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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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구 열린내과 원장

브라질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모기 유행병이 크게 전 세계를 뒤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모기가 숙주가 되어 아이들 두상이 작아지는 [소두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라고 합니다. [지카-바이러스]라고 하는데 이름이야 어떻든 간에 열대 우림 지역을 휩쓸고 미국에 상륙하여 엄청난 기세를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비상경보를 발령하였으니 작년에 [에볼라] 그리고 [메르스] 사태로 비상경보체제를 발동한지 겨우 10여 개월 만의 일입니다.

흥미로운 사실 중의 하나는 WHO 기구가 미국의 전폭적인 후원 아래 운영되고 있고 거기서 거의 매년마다 신종질병 경보를 쉬지 않고 내려 보내고 있어서 어떤 점에서는 지구인 사회 전체가 [신종질환 경보 피로증]에 걸려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작년에는 그래서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서 WHO 음모론이 일각에서 제기되어 웃음거리를 제공한 적도 있습니다. 그 줄거리는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하여 [에볼라 바이러스를 무작위로 살포하였고 WHO는 그 음모의 하수인이다]라는 자못 그럴듯한 시나리오였던 것이죠. 음모론을 퍼트리는 사람들은 명확하게 드러난 사실들을 부정하여 대중들을 현혹시킴으로써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실질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눈에 보이는 명확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부정하는 이유는 간단하죠. 스스로의 입지에 위험을 감지하고서 자기 지위의 영속적인 확보를 목적으로 음모론을 퍼트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 존재의 변하지 않는 속성이 숙명론이나 운명론에 거의 본능적으로 반응을 하는 점입니다. 그런데다가 수천 년 동안 갖가지 종교나 이념의 탈을 쓰고서 운명론, 예정론, 결정론 등으로 끈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하여 온 까닭에 쉽게 없어지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며 오히려 종교적인 무장으로 강고해 보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여러분들에게 정리해 드리자면 그러한 음모론이 옳다고 한다면 여러분들께서는 요즈음 같이 소두증 경보가 전 세계적으로 발령이 나 있는 상황에서 그 창궐 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는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곳으로 딸이나 며느리, 임신부들을 여행시키실 것이 맞죠? 당신 스스로도 그런 곳에 여행하시는 것을 찬성하시는 거죠?

이런 쓸데없는 자문을 되풀이시키는 것은 바로 우리들 마음속에 이미 대답이 나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드리기 위함이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이번에 등장한 [소두증]은 매우 불길한 예감을 가져다줍니다. 첫 째 매개동물이 바로 [모기]로서 인류가 수 억 만년을 같이 살아온 동물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문명도 모기를 퇴치시키는 데에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여름철에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브라질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모기 퇴치]를 전쟁으로 규정하고 전 국력을 투입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담자는 [모기 퇴치]에 성공하였다는 사례를 별로 본 적이 없어서 걱정됩니다. 둘 째 브라질 국민성이 [삼바 리듬]과 [카니발 축제]로 상징되듯이 매우 격정적이고 비이성적이며 아메리칸 인디언 체질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한마디로 [후진적입니다]. 그런데 보건 방역 사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셋 째 바로 코앞에 인도네시아에서 발병한 것을 제대로 방비하지 않고 있는 각국 실정이 문제입니다. 인도네시아 자체도 보건역량이 방역 활동에 턱없이 부족하고 일본이 경제 위축 상황에서 예방 사업을 벌일 리가 없고 중국도 그러하며 한국도 그러하니 인도네시아 발 소두증 폭격이 언제 어디로 향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러다가 인도네시아에서 대량 사육된 모기를 통해서 소두증이 여름철 초기부터 대략 5~6월경부터 국내에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문제는 이번에도 국민 위생교육의 수준이 되겠습니다. 대체로 1990년대에까지 성공을 이루었던 한국의 보건교육은 IT 산업의 등장과 컴퓨터 세대의 유행과 함께 완전히 무너져 버렸습니다. 거기에 불을 지른 것이 국영수3과 학습이라고 하겠습니다. 중고교 6년 동안 학생들이 국영수3과만 공부하고 나니 보건 교육의 기초가 무너지고 체육 과목도 생략되어 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슨 위생 교육이 깃들 수 있단 말입니까?

이렇게 무너진 위생 교육은 앞으로 두고두고 국민위생을 위협하는 취약점으로 자라날 것입니다. 앞으로 적어도 30년 동안은 한국은 위생 상태 불량, 보건 의식 수준 최저국 등의 오명을 뒤집어 쓸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수치나 통계상으로는 적어도 그렇지 않다더라도 실질적인 의식 수준이 그러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2007년에 서울을 휩쓸고 지나간 [광우병 사태]가 그러한 의식 수준을 잘 보여줍니다. 작년 [메르스 사태] 때에도 갖가지 괴담이 나돌았었고 지자체에서는 질병 관리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하더라고요. 그것이 국민 보건 의식 수준이 낮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도 종편 채널마다 온갖 약초가 방송을 타고 암 치료의 명약이라고 선전을 하고 있고 그런 프로그램 피디는 아파트 1채값을 챙겨나간다는 일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이런 수준의 위생 관념이 종횡 무진 횡행하는 나라에서 여러분들은 살고 계십니다.

그래도 작은 등대를 지키는 등대지기가 많습니다. 아직도 여러분 곁에 동네의원으로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강경구 열린내과 원장은 
1976년 서울의대를 졸업한 뒤 1982년 소화기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1988년 서울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수수했고 이래 심장초음파 시술, 내과 과장, 부장, 원장을 거쳤다. 중국 부여-고구려 유적 답사팀 주치의, 문학 석사 학위 취득, 봉은사 무료 진료소 설치, 서울역 노숙인 진료소 설치, 서울시 봉사상 수상 등 왕성한 의료,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 열린내과 02) 877-0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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