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9급 공무원 공채 시험과목 개편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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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7·9급 공무원 공채 시험과목 개편 서둘러야
  • 법률저널
  • 승인 2016.01.28 21:04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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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7급과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의 과목이 개편될 예정이다. 인사혁신처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6년도 업무추진계획’에 따르면 이르면 2018년부터 9급 공무원 시험에서 지원 분야에 따라 실제 업무에 필요한 직무관련 전문 과목을 최소 1개 이상 의무화하거나 선택하도록 시험과목이 개편된다. 현행 9급 공무원 시험은 필수과목(국어·영어·한국사) 외에 사회, 과학, 수학 등 고교 교과목이 선택과목에 포함돼 있다. 일반행정직의 경우 기존 선택과목이던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 등 대학 전공 수준의 과목이 현실적으로 고교 졸업자들이 응시하기에 다소 어려운 점을 개선하기 위해 2013년부터 고교과목들을 선택과목으로 신설했던 것이다. 

이같은 시험과목 개편은 고졸자들의 공직 진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었지만 실제로는 당초 취지와 다른 현상이 벌어졌다. 대졸자 수험생들이 수험 전략으로 고교과목을 선택하면서 9급 최종합격자 중 고졸자의 비중이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9급 최종합격자 중 고졸 합격자 비율은 지난 3년 사이 오히려 줄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3년 2.0%였던 고졸 출신 9급 공채 합격률은 2014년 1.5%, 지난해에는 1.4%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급 공무원 전체 합격자 3719명 중 53명만이 고졸 출신이었다. 취업난이 심각한 탓에 대졸자가 9급 공무원 채용 시험에 몰리는 데다, 대졸자 역시 선택과목으로 비교적 익숙한 사회, 과학, 수학 등을 선호한 탓에 고졸 출신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 셈이다. 

역효과는 이뿐만 아니었다. 직류별 ‘필수’로 지정된 선택과목이 없다보니 상당수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공부하는 데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직류별 전문과목을 선택하지 않게 되었고, 이는 곧 직무 전문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세무직 공무원의 경우 직무 수행에 필요한 세법, 회계 과목을 선택하는 비중이 낮아지면서 업무 전문성 부실 문제가 대두됐다. 지난해 9급 세무직 필기시험 합격자 2075명 중 1569명(75.6%)이 전문과목인 세법개론이나 회계학을 선택하지 않았다. 실제 임용 후 직무 관련 교육을 별도로 시행해도 실무 능력이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게 관계부처의 목소리였다. 

게다가 고교과목이 선택과목으로 편입되면서 지원자 문턱이 낮아져 지원경쟁률은 매년 수십대 1을 기록하지만 실제 경쟁률은 극히 낮아 시험 관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7급 공채의 경우 730명 선발에 5만9천779명이 접수해 81.9: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공채 선발인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9급 공채의 경우엔 3천700명 선발에 19만987명이 몰려 5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실제 응시율은 7급 공채의 경우 56.7%에 그쳤다. 지원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시험장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9급 공채 역시 응시율은 74.2%에 머물렀다. 이 같은 추세는 역대 7·9급 공채에서도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이른바 ‘묻지마 접수’를 한 뒤 시험장에 나오지 않는 공무원 공채 시험의 ‘노쇼(no-show)’ 현상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사장 임대, 시험 감독관 배치, 그리고 시험지 인쇄 등에 있어서 상당한 사회적인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시험과목 개편은 응시자격 요건 강화와 연계돼야 한다.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자’가 아니라 ‘공무원을 하고자 하는 자’를 뽑는 채용 혁신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기본소양과 직무역량 평가 중심으로 시험과목을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인사혁신처가 우선 9급 공채 시험과목의 경우 선택과목 선택 시 현재 고교과목이 아닌 직류별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과목을 반드시 선택하도록 시험과목 선택 체계를 개편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나아가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추구해야 할 공직가치와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를 준수하고 실현하기 위해 헌법 과목도 필수로 지정해야 한다. 한국사와 영어 과목도 검정시험으로 대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험부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여 7급 공채 시험의 경우에도 직무역량 평가 적합성·타당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PSAT 도입 등 단계적으로 시험과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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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2016-03-04 22:19:59
그냥 기자의 개인적인 의견이었습니다.

대체 뭐라니 ㅋㅋ 2016-02-15 04:13:53
필기합격자를 뭘로 판단한다니?? PSAT은 장식인가? 그리고 요즘 어떤 사기업이 채용할때 영어, 한국사 시험보는지 생각해보길. 그냥 자격만 보고, 서류패스후 회사마다 자체 직무적성(GSAT,HMAT 등)->면접 하는거지. 사기업 채용방식이 지금 7,9급 공무원 시험같은 구닥다리보단 효율적이니까 따라하는건데 뭐가 문제?

아니 2016-02-08 22:46:15
영어 토익대체 한국사 대체하면 뭐로 필기합격자를 판단하며 고작 9급 뽑는데 직무능력평가를 도입하는건 ㄱ소리지

충신 2016-02-04 21:45:14
면접 시험도 모든 직급이나 직렬에 상관없이 5명의 위원이 참여해야 한다. 5명 면접위원의 채점중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하고 3명의 점수를 평균으로 하여 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청탁비리 등을 차단하여 공정성을 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답답 한국 2016-01-31 00:17:16
세계 여러 나라 중 공무원 시험 때문에
사교육 받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돈만 드는 영어·한국사 능력 시험이
공무원이 될 자질과 무슨 상관이 있나.
문창극이나 박유하 같은 인간은 국사
수업을 안 들어서 역사 인식이 그모양인가!
영어·국사 빼고. 국어는 맞춤법
같은 실용적인 내용 위주로.
그리고 전문과목 강화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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