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김종환의 '냉정과 열정'(3)-우리는 이미 돈을 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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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김종환의 '냉정과 열정'(3)-우리는 이미 돈을 벌고 있다
  • 이유진
  • 승인 2016.01.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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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KG패스원 국어

3화 우리는 이미 돈을 벌고 있다
- 수험 생활은 ‘잉여’가 아니라 잠재적 수익(기대 이익)을 향한 과정

수험생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가 공부의 무게뿐이라면 얼마나 다행일까요?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가 칙칙한 회색이라면, 수험생이 경제적으로 겪는 압박감과 난처함, 자괴감은 아마도 푸르딩딩한 멍빛일 거예요.

수험생들은 자신들의 위치에 대해 ‘잉여인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니다. ‘레디 메이드 인생’보다 천 배는 더 잔인한 표현이죠. 수험 생활을 이어 나가면서 드는 비용에 어디든 들어가서 알바라도 하면 벌었을 기회비용까지 더한 뒤에, 이것이 모두 결과값 없는 ‘매몰 비용’이 될까봐 두려워하고 우울해합니다.

▲ 이유진 강사와 공무원국어에 대해 더 깊이 공감하고 싶다면 이유진 강사 카페:http://cafe.daum.net/naraeyoujin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세요^^

저(이유진)는 매우 냉정한 사람(?)입니다. 이제 아주 냉철한 시선으로 여러분이 시달리는 ‘매몰 비용’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생각인지 말해 보려고 해요.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유식해 보일 수 있도록 행동경제학 이론까지 동원해서 여러분의 우울함을 깨끗이 날려버릴 생각입니다.^^

지금 수험 생활 중에 지출하고 있는 돈과 수험 생활로 인해 놓치고 있는 수입까지 합쳐 ‘수험 비용’이라고 규정할게요. ‘수험 비용’은 일종의 투자입니다. ‘합격하여 공무원이 되어 평생 동안 버는 돈’에 대한 투자라고 볼 수 있죠. 여러분은 이미 이 수험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아마도 자신이 사기업에 들어가서 평생 벌 수 있는 대략적인 돈, 혹은 창업을 해서 벌 수 있는 돈과 공무원이 되어 평생 벌 수 있는 돈을 따져 보았을 것입니다.(삶의 질도 가치로 환산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을 내렸죠. 물론 사기업에 취업할 확률 자체가 낮아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을 반영한 기대 이익이 플러스이기 때문에 수험 생활을 하기로 결정했을 것입니다.

선택의 순간은 지나갔고 수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수험 생활은 기대 이익에 대한 확률을 높이는 치열한 시간이 되어야 하죠. 그래야 투자의 목적인 합격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험 생활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수험생은 아주 비합리적인 생각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이런 비합리적이고 일관성 없는 생각은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프로스펙트이론(Prospect Theory)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이들은 사람들의 손실 회피 성향을 밝힐 수 있는 일종의 사고 실험을 했죠.

Q1. 150만 원을 딸 확률이 50%, 100만 원을 잃을 확률이 50%인 내기를 하겠는가?

➜ 기대이익이 +25만원[150(0.5)-100(0.5)=25]이지만 대부분 내기를 포기한다.

이득이 적어도 손실의 두 배는 돼야 내기를 받아들였다.

Q2. 100만 원을 확실히 잃겠는가, 아니면 50만 원을 딸 확률이 50%, 200만 원을 잃을 확률이 50%인 내기를 하겠는가?

➜ 기대이익이 –75만원[50(0.5)-200(0.5)=-75]이지만 사람들은 100만 원을 확실히 잃는 것보다는 위험을 안더라도 손실을 피할 수 있는 내기를 택했다.

결국, 이득을 위해서는 굳이 위험을 감당하지 않던 이들도 손실을 피할 수 있다면 기꺼이 위험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험보다 손실을 더 끔찍하게 싫어한다는 것이죠. 수험 생활 중에도 역시 미래를 향한 투자(플러스인 기대이익)보다 현재 손실을 더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이런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중도 포기를 결심하는 것은, 투자금 회수의 문턱 앞에서 돌아서는 인내심 없는 투자자와 같은 행동입니다. 물론 공부가 싫고 힘들어서 그만 두는 것이면서 비용을 운운하는 거라면 안타까워할 필요도 없겠지만요.

질문을 더 해볼게요.

Q1. 1만 원을 확실히 받는 것과, 10%의 확률로 20만 원을 받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 ?

Q2. 100만 원을 확실히 받는 것과, 10%의 확률로 2천만 원을 받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 ?

어떤 대답을 하셨나요? 대부분 1만 원은 호기롭게 포기하고 욕심을 내보는 반면, 100만 원은 고작 10%를 기대하고 놓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물론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위험할지라도 수익성이 높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말이죠.

경제적으로 빠듯한 고시생일수록 당장 친구들이 벌고 있는 아르바이트 수당이 부럽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생활 전선에 나아가 보면 내가 고작 이걸 벌자고 미래의 기대 수익을 모두 버렸단 말인가 하는 생각에 또 괴로울 거예요. 게다가 그 수익 역시 지속성 부분에서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이고요.

 여러분, 이 시험은 여러분이 언젠가 분명히 ‘이익’이라고 판단하여 도전하신 것입니다.
50% 심지어 10%에도, 기대 이익이 높다면 배팅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입니다.
개그맨 유재석 씨도 언젠가 이렇게 말했죠?

우리는 이제 기대 이익이나 투자금 회수의 확률을 따질 때가 아니라, 합격 확률을 높여나가야 할 때입니다. 수험생활의 합격 확률은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유재석 씨가 말한 50%의 확률보다 더 높일 수도 있어요. 우리 모두 투자금을 날리면 어쩌지 고민하지 말고, 투자금을 회수하고도 훨씬 남는 결과를 만들자고요. 그러니 우리가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이미 잠재적 수익을 향해 확률을 높이는 행위입니다.

여러분은 ‘잉여’가 아니라 ‘잠재적 이익을 벌고 있는 사회인’입니다.

<네이버캐스트 교양경제학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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